복합쇼핑몰인 굿모닝시티 분양비리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이 회사 대표인 윤모 씨가 분 양대금 중 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중견 건설사 인수에 사용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쇼핑몰 투자자만 4000여명, 입금된 계약금과 중도금이 5000억원에 달 하는 것으로 알려져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회사 임원 등 관계자를 소환해 분양대금 입출금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아직 시기는 정하지 않았지만 윤 씨를 조 만간 소환해 분양대금을 전용한 사실이 있는 지와 정확한 전용 규모 를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이 굿모닝시티 분양금 전용을 수사한다는 언론보도를 본 투 자자 1000여명은 분양사무실이 있는 빌딩으로 몰려들어 투자자협의회 를 발족하고 피해보상 등 향후 대책수립에 나섰다.
◇분양금 회사인수.로비에 전용 = 검찰 조사에 따르면 윤 씨는 지난 달초 300여명의 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말까지 납부된 분양대금 3500억원 중 2400억원은 부지 매입비로, 나 머지 1000억원은 중견 건설사 한양(자산규모 2650억원) 인수에 사용 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굿모닝시티 측은 그동안 분양금이 시공사인 D사와 공동관리를 하기 때문에 한푼도 마음대로 쓸수 없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켜 왔다.
분 양대금 전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에는 공사비와 관리비 등으로만 사 용하겠다는 회사측의 약속을 철석같이 믿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특히 회사 대표 윤 씨는 인.허가를 받고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역의원과 국민의 정부 실세 정치인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굿모닝시티 투자자 4000여명중 에 현직 검사 등 검찰 직원과 공무원이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 굿모 닝시티의 투자자 모집 경위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부지확보 실패 공사진척 없어 = 굿모닝시티는 당초 지난해 공사에 들어가 2004년 9월에 점포들이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시작 1년이 되도록 공사부지를 완전히 확보하지 못해 현재는 공사예정 부 지의 일부 빌딩만 철거된 상태다.
실제로 공사부지 중 가장 큰 빌딩이 근저당 설정으로 인해 최근에야 철거공사를 시작했고 추가 철거대상 건물도 130억원의 잔금이 남아있 어 본격적인 공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 계약을 맺었던 D사 역시 4개월전에 시공을 포기하고 관계를 정리했다.
D사 관계자는 "당초 분양대금을 공동으로 관리하기로 했지 만 이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관계를 청산했 다"며 "사업진행 과정에서 조직폭력배 등도 쇼핑몰사업에 관계돼 있 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비슷한 사례를 볼때 법률적인 문제와 피해 보상이 원만하게 해결, 쇼핑몰이 들어서더라도 약 4~5년이라는 시간 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말 입주를 꿈꿨던 투 자자들은 구체적인 피해액수에 대해 추정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 대규모 피해자 발생 = 이날 굿모닝시티 분양사무소에는 1000여명 의 투자자가 몰려들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투자자 김모 씨는 "1층 숙녀복 점포에 1억2500만원을 투자했다"며 " 늘그막에 월세를 받으면서 편하게 살고 싶다는 꿈이 산산조각이 난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봉주 굿모닝시티 피해자대책위원장은 "투자자협의회가 모여 건축예 정부지에 대한 소유주와 근저당 설정현황 등을 파악해 가압류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며 "투자자의 50% 이상이 모이면 법적인 절차를 밟 을 수 있기 때문에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굿모닝시티 관계자는 "일부 미분양된 물량이 있어 분양을 더 받 고 나면 공사를 진척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들 대 부분은 "2년동안 회사측의 말만 믿다가 이런 일을 당했는데 또 회사 를 믿을 수는 없다"면서 흥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