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속으로>는 두 시간 내내 긴장감이 맴도는 영화지만 여기에 숨통을 틔우는 배우가 있다. 극중 하현수(김명민) 형사의 후배인 박형사 역의 오정세가 그다. <거울속으로>에서 처음으로 비중 있는 조연을 맡은 오정세는 두드리는 자에게 문이 열린다는 격언을 실천하는 배우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다 막연히 꿈꿔오던 배우의 길을 찾기 위해 애썼다. 명계남이 운영하는 연기 아카데미 ‘액터스21’에서 훈련을 받았으며, 제작에 들어가는 영화가 있으면 무작정 서류를 들고 찾아가 오디션을 봤다. <수취인불명>에 동네 경찰 역으로 잠깐 출연한 적이 있고, 지난해 5월 연극 <이발사 박봉구>에서 1인 4역을 했다. <거울속으로> 역시 먼저 프로필을 들이밀어 오디션을 본 뒤 캐스팅된 작품이다. “영화가 너무 무겁고 장르의 긴장감만 연속되면 지루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박형사는 관객들이 한 차례 쉬어갈 수 있는 캐릭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유쾌한 인물이지만 너무 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신경 쓰였고요.” 오정세는 박형사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15쪽 분량의 리포트를 만들었다. 박형사의 개인사를 상상해 사진과 함께 구성했으며,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 또한 77가지의 사적이고 시시콜콜한 질문에 박형사가 답하는 앙케트도 수록했다. 이토록 성실하게 연기를 준비하는 배우는 흔치 않다. “내가 능력이 되면 준비를 안 해도 되지만, 지금은 많이 부족한 거 같아서요.” 일상생활에서도 연기에 도움이 될 만한 느낌을 포착하려고 애쓴다는 오정세는 “재능이 있다고 확신은 못해도 평생 연기할 자신은 있다”고 말한다. 추석에 개봉하는 <오! 브라더스>에서도 그 총명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