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의 첫 머리에 관세음보살이 오온(五蘊)이 다 공함을 관(觀)해 보셨다고 나옴니다. 과연 관세음보살님께서 관한 오온은 어떤것일까요?
오온 이란말은 다섯 가지 쌓임이라는 뜻입니다. 물질인 색온(色蘊)과 감각인 수온(受蘊)과 지각 표상 작용인 상온(想蘊)과 의지 등 마음 작용인 행온(行蘊)과 마음의 총체인 식온(識蘊)을 오온이라 합니다.
색온은 물질이고 수˙상˙행˙식온은 대체로 마음의 작용을 말하는 것이므로 오온이란 물질계와 정신계를 통털어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우리의 육체에서 오온을 보며 이것이 자신의 모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야(지혜)의 눈에서는 오온은 실로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혜의 눈이 열린 사람은 오온에 걸림없이 자재하여 오온을 근본으로 하여 받게 되는 온갖 고난과 애착 집착으로 인한 장애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오온에 집착하여 살고 있는 생활이 모두가 미망(迷妄)인 것을 알게 됩니다.
오온을 하나하나 세겨볼까요, 먼저 색온(色蘊)이란 `색`은 모든 형체 있는 물질을 말합니다. 둥근 것, 혹은 네모진 것 등의 형상을 말할 때는 형색(形色)이라 하고 푸르다, 붉다 하는 색깔은 현색(顯色)이라 합니다.
요컨대 물질적 존재를 모두 `색`이라 합니다. 따라서 `색온`이란 스스로 변화하고 다른 것을 장애하는 물체를 말합니다. 인간의 육신을 위시해서 눈에 보이는 모든 물질은 색온에 해당됩니다. 색온의 본래 의미는 `무너진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물질의 특성은 언젠가는 없어져 버릴 것이며, 인간의 육신 또한 지(地) 수(水) 화(火) 풍(風)으로 흩어져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색은 그러한 물질적 요소뿐만 아니라, 지의 견고함, 수의 융통성, 화의 뜨거움, 풍의 운동성을 경험하는 감각적 작용까지도 포함됩니다. 즉 색(色)의 실체가 아닌 기능적인 측면에서 만약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색(色)의 물질적 형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유식(唯識)사상으로 발전하는 실마리를 줍니다.
2 수온(受蘊)
수(受)는 인간의 감각(眼, 耳, 鼻, 舌, 身, 意)이 외계의 대상(色, 聲, 香, 味, 觸, 法)과의 접촉으로 야기되는 고(苦)와 락(樂), 불고불락(不苦不樂)을 느끼는 괴롭다 즐겁다, 좋다 나쁘다, 달다 쓰다 등의 감각을 느끼는 일차적인 마음의 감수작용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모든 감각들이 이 무리에 속합니다. 유쾌하거나 불쾌하거나 또는 그도 저도 아니거나 간에 육체적, 정신적 기관들이 외부세계와 접촉하여 경험하는 것이 이것에 속합니다. 그것들은 여섯 가지입니다. 눈이 시각적 형상에 접촉하여 경험되는 감각, 귀가 소리에, 코가 냄새에, 혀가 맛에, 몸이 만져서 느낄수 있는 대상에, 마음(意)이 마음의 대상이나 사상이나 관념에 접촉하여 경험되는 감각이 그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육체적 정신적 감각이 이 무리에 속합니다. 여기서 마음은 물질에 반대되는 뜻의 정신이 아님을 분명히 이해하여야 합니다. 마음은 단지 눈이나 귀와 같은 감각능력이나 감각기관(indria;根)의 하나일 따름입니다.
마음은 다른 어떤 능력과 마찬가지로 조절하고 발달시킬수 있으며, 부처님께서는 이 여섯 능력(六根)들을 조절하고 발달시키는 가치를 아주 여러 차례 이야기 합니다. 능력들 가운데 눈과 마음의 차이점은 전자가 색깔과 시각적 형상의 세계를 감각하고 후자가 관념과 사상과 정신적 대상들의 세계를 감각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다른 영역들을 각기 다른 감각으로 경험합니다. 우리는 색깔을 들을 수 없지만 볼수는 있습니다. 또한 소리는 볼수 없지만 들을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다섯 가지 육체적 감각기관, 즉 눈, 귀, 코, 혀, 몸을 가지고 시각적 형상, 소리, 냄세, 맛, 만져서 느낄수 있는 대상들의 세계를 각기 경험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세계의 한 부분씩만을 대표하는 것이지 전체적인 세계가 아닙니다. 사상과 관념 또한 역시 세계의 일부분입니다. 사상과 관념은 눈이나 귀, 코, 혀, 몸의 능력으로 감각, 즉 수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능력으로 수용됩니다. 그것이 마음입니다. 그런데 사상과 관념은 이들 다섯 가지 육체적 감각능력이 경험하는 세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사실 사상과 관념은 육체적 경험에 의존하며, 그 조건에 따릅니다. 그래서 장님으로 태어난 사람은 다른 감각능력으로 소리나 다른 능력으로 경험한 어떤 다른 것들로 유추하지 않고서는 색깔에 대한 관념을 갖지 못합니다.
세계의 한 부분을 형성하는 사상과 관념은 육체적 경험에 의하여 그렇게 만들어지고, 그 조건을 따르고, 그리고 마음이 수용합니다. 그러므로 마음(意)은 눈이나 귀같이 감각능력이나 감각기관(根)으로 여겨집니다.
3 상온(想蘊)
상온은 외부로 부터의 사물을 마음 속에 받아들이고 그것을 상상해 보는 마음의 요소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싫은 것은 배척하는 등의 마음작용을 상온이라 합니다. 상온은 일종의 지각(知覺) 작용을 말합니다 느낌이나 감각의 인상을 머리 속에서 정리하는 표상(表象) 작용을 일컫는 것입니다.
이것은 독립된 작용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적으로 계속되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지각은 기억, 개념, 인식적인 틀, 물리적 요소들이 혼합된 가죽 주머니 입니다.
언제나 우리의 지각은 이념과 사상적인 혹은 사회적 가치로 물들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세계를 있는 그대로 지각하지 못하고, 언제나 색깔을 가진 안경을 통해 바라봅니다. 바로 이와같은 주장은 대승불교의 유식철학에서 강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많은 문제는 이와 같이 물들여지고 잘못된 인식과 지각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4 행온(行蘊)
행이란 인연으로 생겨나서 시간적으로 변하는 마음의 작용을 말합니다. 즉, 앞에서 받아들인 마음의 작용이 계속 이어지는 상태를 행온이라 합니다. 행온은 분별한 감정을 생각으로 굴려서 마음의 행위를 계속 이어나가는 의지와 행동 작용을 말하며, 잠재적이고 무의식적인 충동력입니다. 또한 선(善)과 악(惡)이라는 인간의 인격과 주변환경(사회)에 대한 가치론적인 행위이고, 의지적인 행동을 말합니다. 그리고 마음 먹기입니다. 좋고 나쁜 것을 막론하고 마음먹은 행위 모두가 이 무리에 속합니다.
일반적으로 업(業)이라고 알려진 것이 이 무리에 속합니다. 부처님은 업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내가 업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마음으로 결정한 의도가 있어서 몸과 말과 행동으로 행위를 한다.`
"마음먹기"는 `정신이 구성한것, 정신이 활동하는 것입니다. 그것의 기능은 좋은 행동이나 나쁜 행동, 아니면 그도 저도 아닌 행동의 영역들 안에 있도록 마음에 지시를 내리는 것입니다. 감각과 지각같이 마음먹기도 여섯 가지다. 여섯 가지 내적 능력과 거기에 대응하는 여섯 가지 외부세계의 대상(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모두)과 관련됩니다.
감각과 지각은 마음먹은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들은 업의 효과를 만들어 내지 않습니다. 정신차리기(作意), 의도(志欲) 결심(信解) 확신(信) 정신통일(三昧) 지혜(般若) 추진력(精進) 욕구(貪) 혐오나 증오(瞋) 무명(無明) 거드름(慢) 자아관념(有身見, 薩迦耶見) 등등의 업의 효과를 낼수 있는 것만이 마음먹은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이 실제 행위로 나타나던 아니던 관계없이 마음을 먹은 그 자체가 바로 업(業)을 형성합니다. 우리 마음속에 이미 좋고 나쁨에 대한 사항들을 경험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똑 같은 일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다르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이 행(行)은 왜 인간은 그대로의 사실을 지각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행(行)은 갈애의 발로이고, 입(口, 語)과 몸(身), 그리고 마음(意)에 의해 나타난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행(行)은 정신적인 구성물이고 정신적 활동이므로, 과거에 성취된 정신적 인격뿐만 아니라, 미래에 획득할 인격이므로, 우리의 문화와 문명이란 우리들의 이와 같은 내적 행위의 투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식온(識蘊)
식온은 의식하고 분별해서 아는 마음의 인식작용(의식)을 말합니다. 또한 식온은 모든 인식의 주체가 되는 마음의 작용을 이르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모든 인식을 한꺼번에 일컫는 것이 식온입니다. 오온 중에서 수 상 행 식의 작용은 복잡하고 연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물건을 산다고 했을 때 먼저 좋다, 나쁘다의 수온작용이 일어납니다. 그런 상상의 끝에 가면 물건을 사게 되는데, 그것은 행온작용입니다. 이어서 식온이 일어나는데 그것은 그 물건에 대해 관찰하고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등의 구상작용을 말합니다. 따라서 정신작용 중에서 `식`이 중심이 되므로 이것을 `심왕`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다른 수 상 행 은 의식의 작용으로 되는 것이니 이것을 `심소`라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들의 주관적인 정신작용을 네 종류로 분류한 것입니다. 이처럼 식(識)은 안, 이, 비, 설, 신, 의의 여섯 가지의 인식기관에 의해 파악되는
외계의 대상(색, 성, 향, 미, 촉, 법)과의 접촉으로 일어나는 반응으로서 의식하는 행위입니다. 이를테면 안식(眼識)이라고 하면, 인식기관으로서 눈(眼)을 가지고 그 대상으로 사물(色)을 가지고 `보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 등도 성립됩니다. 보통 인식기관 (六根-十二處의 內入處인 眼根, 耳根, 鼻根, 舌根, 身根, 意根), 인식 대상(六境-十二處의 外入處인 色境, 聲境, 香境, 味境, 觸境, 法境)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여섯 의식 (六識-객관에 대한 주관의 인식으로 眼識 耳識, 鼻識, 舌識, 身識, 意識)을 합하여 18계(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보통 서구철학에서는 인식기관과 인식대상 사이에 야기되는 식(識)을 따로 세우지 않지만, 인도철학에서는 12요소에 여섯가지 식(識)을 첨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색(色), 수(受), 상(想), 행(行)의 네 가지 요소는 바로 이 여섯 가지의 식(六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여섯 가지의 식(識)은 대상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드러남을 주시합니다. 즉 보는 행위로서 분별하는 지(知)가 아니라, 바로 그 분별적 인식을 지각하는 것입니다. 푸른색으로 예를 들자면 눈이 빛깔과 접촉할 때 "시각적인 식"이 일어나서, 다만 빛깔이 있음을 알아차리지만 그것이 푸르다고는 식별하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식별 활동이 없습니다. 그것이 푸르다고 식별하는 것은 `지각`(위에서 논한 세 번째 모임, 상온想蘊)입니다. 시각적인 식이라는 용어는 일상적인 말 `보임`[눈에 띔]이 전달하는 것과 같은 관념으로 정의되는 철학적 표현입니다. 보임은 식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른 형태의 식도 그러합니다. 정통 인도철학은 이 식(識)을 `보는 자`로 규정하고, `자아`나 `유일자` 혹은 `절대자`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식(識)을 어떤 고정된 실체로 파악하는 이유가 됩니다.
부처님의 제자 중 한 사람인 사띠는 `이 대상에서 저 대상으로 옮겨가고 돌아다니는 것은 언제나 같은 식이다`라고 부처님께서 가르쳤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식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사띠는 `그것은 의사표현하고, 느끼고, 여기저기서 좋고 싫은 행위의 결과들을 경험하는 것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즉, 식이란 경험과 행위의 주체라는 것입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누가 보더라도 너는 어리석다`라고 꾸짖었습니다.
너는 내가 교리를 그렇게 설명하는 것을 들어 본적이 있느냐? 내가 식은 조건들에서 일어나며, 조건들이 없으면 식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명하지 않았더냐?`
즉, 식은 원래부터 스스로 존재해서 대상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들이 있어야만 비로소 존재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식을 조목조목 설명하십니다.
"이 식(識)은 이것을 발생시키는 인연에 따라 이름이 생긴다. 눈과 눈의 대상으로 말미암아 식(識)이 발생한다. 이것을 안식(眼識)이라고 부른다. 마음(意)과 마음의 대상인 생각과 관념에 따라 식(識)이 발생한다. 이것을 의식(意識)이라고 부른다. 불꽃은 그 불을 발생시키는 인연(원인과 조건)에 따라 이름이 붙여진다. 나무로 말미암아 불이 타오르면 나무불이라고 하고, 짚에 의해 불이 타면 짚불, 초에 의해 불이 타오르면 촛불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여섯 가지의 식이란 인식기관과 그 인식의 대상에 의해서 발생하는 불꽃이다. 그러나 그 조건이 다하면 이 불꽃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식이란 고정되고 절대적이며 영원한 실체는 아니다."
위대한 주석가 붓다고사(佛音)는 이 점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나무 때문에 타는 불은 오로지 나무가 공급될 때만 탄다. 그러나 더 이상 나무가 없으면(공급되지 않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불이 꺼진다. 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가 더 이상 공급되지 않게 될때) 불이 장작개비 등등으로 건너뛰어서 계속 타는 것이 아니다. 나무조각에 불이 일게 되면 역시 그러하다. 그와 같이 의식은 눈과 시각적 형상 때문에 감각기관의 문에서(즉, 눈에서) 일어나고, 눈과 시각 형상, 빛 그리고 주의하는 조건이 있을 때만 생겨난다. 그러나 그 상태가 더 이상 없다면 바로 그 순간 그 자리에서 그친다. 조건이 변하였기 때문이다. 그 상태가 더 이상 없다고 해서 그 의식이 귀 등으로 건너뛰어서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듣는 식"이 있게 되면 그 역시 그러하다.
부처님께서는 식이 물질과 감각과 지각과 정신이 구성한 것들에 의존하며 그것들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할수 없다고 단호한 어조로 선언하셨습니다.
`식은 물질을 수단으로 삼아서(色手段), 물질을 대상으로 하여서(色所緣), 물질의 지원을 받아서(色依所) 존재한다고 할수 있다. 그리고 기쁨을 찾으면 자라나고 증가하고 발전하게 된다.`
`누가 "나는 물질과 감각, 지각 그리고 정신이 형성한 것과 따로 있는 의식이 오거나, 가거나, 지나가거나, 생겨나거나, 자라거나, 증가하거나, 발전하는 것을 보여주리라"고 말한다면 그 자는 있지도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이다.` 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본문 |
불교에서 인식 기관인 육근(六根)과 인식 대상인 육경(六境)을 일컫는 말로, 불교 세계관의 기초를 이룬다. 불교에서는 눈·귀·코·혀·몸의 다섯 감각 기관을 오근(五根)이라 하며, 이를 통솔하는 마음을 의근(意根)이라 하여, 이 두 가지가 육근을 이룬다고 한다. 그리고 육근이 인식하는 대상, 즉 눈으로 보는 것〔色境〕, 귀로 듣는 것〔聲境〕, 코로 냄새를 맡는 것〔香境〕, 입으로 맛을 아는 것〔味境〕, 몸으로 부딪혀 아는 것〔觸境〕, 마음으로 느껴 아는 것〔法! 境〕을 합해 육경이라 한다.
십이처 (十二處)란 이 육근과 육경을 합한 것으로, 불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와 그 이면을 설명하는 기본 구조를 이룬다. 이에 따르면 이 세계의 모든 존재는 전부 십이처 속에 들어가고 거기서 비롯된다고 한다. 십이처설은 철저히 인간을 중심으로 이 세계의 모든 존재 방식을 설명한 것이다. 인간이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업이 되고 그 업인으로 과보를 받게 된다. 우주의 생성과 전개를 연기(緣起)에서 찾고, 인간의 완성을 깨달음으로 이룩하려는 교리와 일치하는 생각이다. 이 ! 십이처에다 인간이 인식을 하는 여섯 가지의 정신 작용, 즉 안식(眼識)·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 (舌識)·신식(身識)·의식(意識)의 육식을 합한 것이 십팔계(十八界)이며, 세상의 일체법은 모두 이 속에 들어 있다고 한다. |
연기설(緣起說)을 12의 지분(支分)으로 정리한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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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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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
da
uga-prat
tyasamutp
da | | |
본문 |
미혹한 세계의 인과관계를 설명한 것이다. 12지 연기 또는 12인연이라고도 한다. 그 12의 지분은, 무명(無明) ·행(行) ·식(識) ·명색(名色) ·육처(六處) ·촉(觸) ?! ㅌ?(受) ·애(愛) ·취(取) ·유(有) ·생(生) ·노사(老死) 등이다.
① ‘무명’은 미혹의 근본으로서의 무지로, 사제(四諦)와 연기 등의 올바른 세계관 ·인생관을 모르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고뇌와 불행이 일어나는 근본원인은 올바른 세계관 ·인생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② ‘행’은 형성력으로서의 행위, 행위의 집적(集積)이다. 사고행위(意行), 언어행위(語行), 신체적 행위(身行) 등의 모든 행위는 그 행위 후에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축적 ·보존되어 인격의 내용이 된다. 행은 무지로부터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윤회(輪廻)의 원인으로서의 업(業)을 가리킨다. ③ ‘식’은 인식판단의 의식작용임과 동시에 인식판단의 주체이다. 감각작용으로서의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의 5식과 의식(意識)을 가리키는데, 의식은 6식을 주체적으로 보는 것으로, 식체(識體)라고도 한다. ④ ‘명색’과 ⑤ ‘육처’는 앞의 ‘식’과 밀접한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 ‘식’은 식체 즉, 인식판단의 주체이며, ‘명색’은 이 ‘식’의 대상으로서 인식된 물질(色)과 정신(名)이다. 명색은 6식의 대상으로서의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 (觸) ·법(法)의 6경(六境)이다. 이 6 경을 인식판단하기 위한 능력이 있는 기관이 ‘육처’인데, 이것은 안근(시각기관 또는 그 능력) ·이근(청각기관) ·비근(후각기관) ·설근(미각기관) ·신근(촉각기관) ·의근(사유기관)을 말한다. 이와 같은 ‘식’,‘명색’,‘육처’의 관계를 도식하면 위와 같다. ⑥ 일반적으로 ‘촉’은 근 ·경 ·식의 셋이 접촉하는 것이다. 즉 3자의 화합이 ‘촉’이다. ⑦ ‘수’는 근 ·경 ·식의 3자가 화합하여 생긴 고락(苦樂) 등의 감수작용(感受作用)이다. ‘수’에는 고수(苦受) ·낙수(樂受) ·불고불락수의 3수가 있는데, 이것을 다시 육체적 ·정신적인 두 방면으로 나누어 우(憂) ·희(喜) ·고(苦) ·락(樂) ·사(捨)의 5수로 나누기도 한다. 이 3수와 5수와의 관계를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⑧ ‘애’는 갈애(渴愛), 즉 맹목적인 사랑을 말한다. ⑨ ‘취’는 취착(取着)의 뜻이다. 즉 싫어하는 것을 버리고, 좋아하는 것을 취하는 취사선택의 행동이다. ⑩ ‘유’는 취착적 행위가 계속되고 선악업이 축적되어 잠재?! 쩜막? 자리잡은 것을 말한다. 우리의 현존재는 과거의 행위경험이 축적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현존재가 ‘유’이므로 현존재로서의 인격이 기본이 되어 우리의 미래를 규정하게 된다. ⑪ ‘생’은 내세의 생이라 할 수도 있으며, 시시각각으로 변화하여 새롭게 나타나는 모습을 생이라 할 수도 있다. ⑫ ‘노사’란, 인간은 태어나면 반드시 늙고 죽게 마련인데, 이러한 자연적인 사실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노사와 관련된 고통을 가리킨다. 즉 이 노사는 모든 인간고의 총칭이기도 하다. 이상과 같이 미혹의 현실세계가 무엇에 기초하여 성립되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이 유전문(流轉門)의 연기,! 순관(順觀)의 십이연기이다.
유전 연기의 일반적인 형식은 “무명(無明)에 연(緣)하여 행(行)이 있으며…”이다. 이것은 곧 “무명이 멸하기 때문에 행이 멸하며…”로 표현될 수 있는데, 이같은 형식이 환멸문(還滅門)의 연기, 역관(逆觀)의 십이연기이다. 원시불교에서는 그 어느 것에 속하는가 하는 확정설은 없다. 그러나 부파불교 시대가 되면 십이연기는 과거세에서 현재세, 다시 미래세에 이르는 삼세(三世)에 걸친 인과관계로 설명되어 이른바 삼세 양중인과(兩重因! FONT>果)로서의 연기설이 십이연기의 유일한 해석으로 간주되었다. 이것에 의하면 십이연기 중 ‘무명’과 ‘행’은 과거세에 속하는 것이며, 이 둘이 원인이 되어 그 결과로서 현재세에 ‘식 ·명색 ·육처 ·촉 ·수’의 5지(支)가 나타난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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