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전통있는 영국의 두 홍차상 트와이닝과 포트넘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영국의 홍차상들 중 몇 몇 상인들을 알려드릴까합니다.(사실 영국에는 상당히 많은 차상들이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은 소수인지라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종류로만 말씀드리려 합니다. 그 밖의 것은 맛 조차 보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
얼그레이를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Jackson's도 꽤 품질있는 차를 공급한답니다. 잭슨이라는 사람이 중국에서 몰래 가향차를 만드는 비법을 훔쳐와 영국에서 제조하는 데 성공했습죠. 그리고는 얼그레이 백작의 이름을 따다 베르가못향이 나는 이 가향차를 얼그레이라 명명했답니다.
원래 정통 얼그레이는 기문홍차를 원료로 만든답니다. 그래서 정통 얼그레이는 향이 강해서 조금 부담스러워요. 요즘엔 다즐링을 섞어서 얼그레이를 만들기도 합니다. 정통 얼그레이 보다는 다즐링이 조금 섞인 얼그레이가 제 개인적인 취향에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잭슨스도 피카딜리 광장에 식료품점을 열고 홍차를 팔기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포트넘의 계열사로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다소 맛이 강하긴 하나 그래도 가격대비 최고의 품질이에요. ^^
Whittard of Chelsea라는 홍차상도 영국에서도, 우리 나라에서도 인기있는 상인이랍니다. 위타드의 전체적인 특징은 부드러움인데요. 강하지 않으면서 각각의 홍차가 가지는 맛은 충실합니다. 이게 위타드의 인기비결이에요. 특히, 이 위타드의 기문은 끝내줍니다. 기문은 1등급에서 7등급까지 나뉘는데요, 기문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도 사실 높은 등급의 기문을 구하는게 쉬운 게 아닙니다. 그러나 위타드의 기문은 2등급 정도의 기문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합니다.
게다가 다양한 플레이버드들까지 판매합니다. 영국분위기 물씬나는 스티키 토피란 가향차에서 부터 아직 마셔보진 않았지만 여름에 잘 어울린다는 썸머푸딩 등등 다양합니다.
Taylors of Harrogate란 홍차상도 있답니다. 우리 나라에선 흔하진 않지만 정식으로 수입이 되고 있고, 품질도 우수합니다. 테일러즈의 특징이란 질좋은 홍차를 다원별로 따로 판매 한다는 거에요. 다즐링의 여러 다원 중에 Lingia, Badamtam 등의 특정다원의 특정 시즌의 홍차를 판매한다는 것입니다. 아삼이나 실론 우바도 마찬가지구요. 이렇게 특정다원의 차를 공급하다보니 소비자들은 특정다원의 차인 single estate tea를 마실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게 된답니다. 가격은 다른 차보다 조금 비싸지만 가치가 있어요.
이번 시간에는 여기까지. 잭슨스는 아쉽게도 역시 수입이 중단 됬구요. 위타드나 테일러즈는 수입중단이 되지 않았으니 드실 수 있습니다. 아마드니 웨지우드니 우리 나라에서 구입할 수 있는 다른 홍차들도 있습니다만 다음 기회에 마저 말씀드릴께요. 또 각 홍차회사들은 허브차를 내놓기도 합니다. 유기농에서 부터 아주 다양해요. ^^;
저번 글들은 모두 영국의 홍차상들만 소개해드린 것 같아요. 사실 유럽 국가나 러시아의 국민들도 차를 마시긴 하는데, 국민적으로 애음하는 곳은 영국밖에 없답니다. 물론 러시아도 홍차라면 둘째가 서러울 정도로 홍차를 애음하는 나라긴 한데, 러시아의 음다문화는 접하기가 쉽지않을 뿐더러 우리에게도 그리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몇가지 알려진 것은 홍차에 레몬을 넣어먹는 레몬티와 홍차에 보드카 같은 독주(酒)를 섞는 러시아캐러반이 있지요.
영국의 음다법이 전세계의 홍차음다법을 포맷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역사를 지녔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홍차상도 자연히 영국을 중심으로 이루어 질수 밖에 없구요. ^^
독일사람들도 차를 마시는데요, 할센&리온이나 로네펠트가 독일의 홍차상들입니다. 물론 독일에도 이보다 더 많겠지만 우리 나라에 수입되는 것은 요것뿐이에요.
독일사람들의 꼼꼼함 때문인지 몰라도 이 홍차상들의 차들도 썩 질이 좋답니다. 특히 로네펠트는 티백을 FOP등급의 찻잎으로 만드는 데요, FOP로 만든 티백인데도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과 100년 전쟁을 벌이기도 했던 프랑스에도 유명한 홍차상이 있어요. 포숑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어요. 파리의 샹젤리제에 위치한 식료품점입니다. 포숑은 애플티가 아주 유명하죠. ^^ 그러나 포숑의 단점이라면 이유없이 가격이 비싸다는 점. -.- 수입 될때 관세가 붙는 것은 영국홍차나 프랑스홍차나 같은 텐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특정상표를 비하하고 싶은 맘은 없지만, 사실 애플티를 빼곤 포숑의 차는 그럴저럭이거든요. 포숑 125g짜리 차 한 캔을 사는 돈이면 조금 더 보태서 영국홍차 두 캔을 산답니다.
이밖에도 북유럽이나 동유럽의 국가들도 차를 마시고, 물론 그 나라마다 고유의 홍차상들이 있겠지요. 우리 나라에 다 수입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니다 보니 아직 접해보지 못한 홍차들도 많아요.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홍차상이 있답니다. 역시 그들은 특유의 실용주의 노선답게 큰용량, 저렴한 가격에 홍차를 내놓고 있지요. 맛은? 괜찮아요.
일본도 못지 않게 차를 많이 마시는 나라죠. 일본에도 홍차를 만들어 내는 상인들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레피시에(L'epicier)가 있지요. 레피시에는 프랑스어로 식료품상인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요. 레피시에는 정통홍차보단 가향홍차 종류의 플레이버드를 전문으로 합니다. 일본사람들이 프랑스어를 좋아하는지, 홍차 이름이 다 프랑스어에요. 유난히 일본홍차는 프랑스어로 된 것들이 많아요. -.-;
여기까지 홍차상의 세계를 마치구요, 이제 홍차의 종류에 따라 하나하나씩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다즐링, 아삼, 우바 등등 이름은 많은 데, 맛이 궁금하시다구요? 홍차 이야기 쭈~욱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