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일자 : '05.2.5(토)
답사인원 : 구효근, 이옥주, 구혜영
답사장소 : 충남 공주갑사, 공주국립박물관, 공산성
지난주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에 내린 엄청난 눈때문인지 공주갑사로 가는 길 곳곳에 그 흔적
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2월을 시작하는 첫번째 주말을 그렇게 가기 힘들었던 곳 갑사를
찾았습니다.
춘마곡추갑사 - 봄에는 흐드러지게 핀 이름모를 들꽃이 아름다운 마곡사를 찾고
가을에는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물든 단풍이 아름다운 갑사를 찾는다.
갑사의 숲은 예로 부터 이름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관광지로 개발되면서
숲의 상당부분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계룡산갑사"라는 현판을 달고 있는
일주문부터 양옆으로 줄지어 선 이름모른 고목들의 숲을 보고 있으면
예전에는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하는 망상을 한다.
갑사의 숲은 각종 활엽수들이 이루는 화엄의 세계이다. 소나무도 종종 보이지만..
거의가 활엽수들이다. 말채나무, 회화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고로쇠나무 등등
그 때문인지 겨울에는 너무나 쓸쓸해 보이고, 가을에는 그 화려함이 폭발하는
추갑사를 만드는것은 아닐까 한다.
활엽수들이 만들어내는 화엄세계의 길을 걷다 보면 우측으로 몇백미터
"갑사철당간지주"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길을 따라 걷다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갑사구곡에서 흘러내려오는 계류를 만나게 된다. 당간지주를 찾아 가지 않았더라면
만날 수 없었을것이다.
조금더 걷다 보면 "철탑민박"집이 보이고, 우측으로 난 나무다리를 건너면..당간지주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좁은 외길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넓은 공터와 당간지주와
마주보고 있는 대숲에 답사객은 조금 놀란다. 안성칠장사 철당간지주, 청주시내 용두사지
철당간지주와 더불어 보물제256호로 지정되어 있다. 지름 50cm의 철통 28개였으나
고종때 벼락을 맞아 4개가 부러져 현재는 24개이다. 그래도 높이 15m의 당간지주를
사진에 담기에는 너무 벅차다..
철당간을 뒤로 한채 오솔길을 따라 곧장 올라가면 돌계단이 나오고..
대숲터널을 너머서면 갑사부도가 반갑게 맞이한다..
^^..혜영이가 아주 힘들어하죠..
누구의 부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고려시대 것으로 2.05m의 아담한 크기이나
그 아담한속에 굉장한 화려함이 숨어 있다. 전체적으로 팔각원당형이구..
기단의 섬세한 사자 조각상과 그 위로 너울거리는 구름무늬 조각 그리고
천인들이 악기를 들고 천상의 세계를 연주 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대웅전 뒷산에
있던걸 1971년에 대적전 앞으로 옮겨 왔다고 한다.
부도 뒷편에 보이는 대적전은 조선후기 건물인데, 그 옆이 본래 갑사의 금당터라고 한다.
화엄숲에 숨어 있는 갑사의 보물들의 하나 하나 찾다 갑사구곡 계류옆에서
갑자기 나타난 삼층석탑에 조금 놀란다. 이 탑이 "공우탑"이라 한다.
산중암자인 사자암을 지을때 짐을 실어 나르던 소가 금계암 계류를 건너다
실족하여 아래로 떨어져 죽자 스님들이 소의 공덕을 가상히 여겨 탑을 세워주었다고 한다.
각층의 탑신에다 "공", "우", "탑" 이라고 새겨 놓았다.
꽁꽁 얼어 붙은 몸을 녹이는데는 대추차 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따뜻한 날씨 탓인지..아님 겨울 산사에 찾는이가 없어 그런지..
찻집에 손님이 없다..
갑사에 이런 종이 있었을줄이야..혜영이에게 이거 고려시대 종이야라고..
했는데, 지금 자료를 찾아 보니 조선선조17년에 만들어진 종이라네요..
허~걱..조선시대에 이렇게 잘 만든 종이 있을줄이야..
음통이 없고, 천판을 둘러싼 연주대가 아름답고, 종을 잔뜩 움켜진 용(에어리언 같다)
의 모습이 정겹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보물로 지정해도 될만 한데..^^..정감이 가는 종이다.
대웅전~ 큰 영웅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집이다.
갑사는 백제시대 구미신왕에 아도화상에 창건했다는 설도 있고, 기록상으로는
무령왕3년에 천불전을 중창했다고 한다. 아뭏튼 백제 웅진시대의 주요 사찰이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인것 같다.
선조2년에 새긴 월인석보 판목(보물제582호)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모시고 있는
전각은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내에 있어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
갑사의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이다.
석가모니 삼존불 뒷편으로 가보면 엄청난게 큰 궤불이 들어 있는
나무 상자가 있다..우와~ 이것을 걸면..우우우우와와...
몰래 살며시 촬영했음..
갑사는 너무나 오고 싶어 했는 곳이다. 매번 갑사 행을 선택했으나 찾기 쉬운..
동학사를 찾고..이제 갑사와 인연을 맺었으니..자주 찾을것 같다.
갑사를 찾는 이들에게 괴목대신제는 생소하다.
커다란 느티나무 등걸이 있다. 괴목대신이라 이름 붙여진 이 느티나무는
300년전부터 마을의 동신목으로 모셔져 왔다고 한다. 수령이 1천6백년이나 되었다고
하니..갑사스님들과 마을사람들이 매년 정월초사흘날 괴목대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갑사로 접어드는 길머리 곳곳에 괴목대신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