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날아오른 형상의 비금도(飛禽島) 그림산과 선왕산
다도해상의 비금도
새가 날아오른 형상이라 하여 이름지어진 비금도(飛禽島)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약 54.5km 떨어져
있으며, 유인도 3개와 무인도 79개로 이루어진 섬입니다.
해안선의 길이는 약 132km 에 달하는데,
특히 서쪽 해안은 다도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합니다.
1996년 인접한 남쪽 섬인 도초도(都草島)와 연결하는 "서남문대교"가 완성되어 같은 생활권이 되었습니다.
비금도는 해안뿐만 아니라 내륙의 산들도 절경을 자랑하는 몇 안 되는 섬 중 하나로
천일염 생산지로 유명하며, 한 때는 소금 장사가 잘되어서 '돈이 날아다니는 섬'이라는 뜻의 '비금도(飛金島)'라고 불렀다는 섬입니다.
또 겨울철에 나는 황금시금치의 인기가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비금도 명사십리 해수욕장과 하누넘 해수욕장 그리고 도초도 시목(枾木) 해수욕장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수려한 풍광을 갖춘 해변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자료 : 신안군 홈페이지에서 발췌).
비금도행 여객선
이른 새벽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로 적당히 아침을 해결한 후 승선을 위해 터미널로 갑니다.
터미널시설은 현대적이지만 매표소안내는 헷갈립니다.
산악회 측에서 단체로 매표를 하고 승선신고를 하기에 필자가 별도로 할 일은 없지만,
운항선사별로 운영하는 매표카운터에는 비금도로 가는 행선지가 표시된 곳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선착장이름을 정확하게 알아야 분별이 가능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비금도에는 '가산'과 '수대' 선착장이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찾아온 승객들은 카운터에서 물어본 후 비로소 정확한 매표소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곳에 비치된 신안 관광안내서의 지도를 살펴보니 비금도를 거쳐
홍도와 흑산도로 가는 배편도 있습니다. 7시 10분에 출항하는 배에 오릅니다.
배의 규모는 상당히 큼에도 불구하고 쾌속선이 아닌 일반선이라 그런지
선실은 마루바닥에 장판만 깔려 있는 구식입니다.
2년 전 고군산열도를 대표하는 선유도행 여객선을 탓을 때에는 객실마다 의자가 설치되어 있어서
매우 안락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목포연안여객선 터미널>
<목포항>
<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 순시선>
사실상 2시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배를 타고 가면서 날씨만 좋으면
공기도 탁하고 답답한 선실에 들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갑판 위에 올라 시시각각으로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이름 모를 섬들과 선박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보는 명상의 시간을 가질 뿐만 아니라,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지나가는 뱃길과 그 양쪽으로 조성된 바다양식장을 바라보는 즐거움 또한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굉장히 흐리고 사방은 짙은 안개(海霧)가 끼어있어
주변의 경치를 전혀 볼 수가 없습니다.
구름 속에서 놀고 있는 머리 위의 태양도 꼭 보름달처럼 육안으로 쳐다볼 수 있습니다.
이런 날은 갑판 위에 올라 쌀쌀한 바람을 맞기보다는 차라리 고리타분한 냄새가 풍기는 선실에 들어가 있는 편이 체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목포항을 떠난 배는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하얀 등대의 환영을 받으며
팔금도와 안좌도(기좌도)에 잠시 기착한 후
드디어 비금도의 동남쪽에 자리잡은 가산선착장에 뱃머리를 들이밉니다.
목포항을 출발한지 2시간 만입니다.
<보름달처럼 보이는 태양>
<안좌도 선착장>
<팔금도 선착장>
<비금도 가산선착장>
염전의 고장
산악회 측에서는 도서지방의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등산버스를 배에 싣고 왔습니다.
우리는 다시 등산버스에 올라 꼬불꼬불한 길을 달려 낯선 곳으로 갑니다.
이동하는 도중에 창 밖을 내다보니 해안을 가득 메운 수많은 염전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섬은 농업과 어업 이외에도 염전업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비금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천일염을 생산한 곳으로
염전이 처음 이곳에 생긴 때는 1946년이라고 합니다.
1948년 이곳 주민들은 '대동염전조합'을 결성하고 초목근피(草根木皮)하면서
약 1백ha가 넘는 드넓은 염전을 개척했으며,
이후 이 소금제조 공정은 신안군의 다른 섬까지 전파됐습니다.
<그림산을 오르며 바라본 염전>
그림산 능선
산행들머리인 상암마을에 도착하니(09:30) 등산로입구에는
그림산(226m)과 최고봉인 선왕산(255m)의 안내지도가 설치되어 있는데,
산행을 하는 내내 중요한 지점에 이런 안내도가 있어서
불원천리(不遠千里)를 찾아온 이방인에게 도움을 줍니다.
<상암마을 등산안내도>
그리고 들머리에서 맞이한 진달래는 비록 군락을 이루고 있지는 않지만
등산로 주변 곳곳에 피어 있어 금년 들어 처음으로 친숙한 봄꽃과 동무가 됩니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가노라니 산양의 머리모양을 한 바위가 나타났다가는 뒤로 사라집니다. 한반도모양의 바위를 딛고 서서히 고도를 높이던 산길은 큰 암봉을 지나자 능선으로 연결되는데,
가파른 곳에서는 "계단 길"과 "쉬운 길"로 표시가 잘 되어 있습니다.
계단 길도 가파르기는 하지만 철 계단이 잘 놓여져 있어 위험한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진달래>
<가야할 능선>
<가야할 그림산 능선, 정상은 맨 우측봉우리>
<산양머리바위>
<대한민국 지도바위>
그림산 정상(226m)에 다다르니(10:07) 이정표가 없는 대신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어
현재의 위치가 그림산임을 알려줍니다.
동남쪽으로 펼쳐진 수많은 염전이 천일염의 주산지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짙은 연무(煙霧)가 끼어 있어 조망의 가시권이 짧아 동동 떠 있는 다도해 섬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그림산 정상에서 바라본 염전>
키가 큰 산죽군락지
그림산 정상을 내려서는 등산로가 매우 가파릅니다.
그러나 철책과 철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어 안전한 산행을 보장합니다.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른 능선의 오른쪽으로는 꼭 북한산 인수봉의 아들 뻘 되는 기암이 솟아 있는데
몇몇 준족들은 그곳을 왕복하지만 필자는 욕심을 버립니다.
<인수봉을 닮은 봉우리>
북서쪽으로 보이는 가야할 선왕산의 능선도 굴곡이 매우 심해 보입니다.
안부에 도착해 오르는 길목에는 산죽이라고 하기에는 키가 너무 크고
일반 대나무라고 하기에는 키가 작은 대숲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대밭을 지나자 할미꽃 한 송이를 발견합니다.
필자가 어린 시절을 보낼 당시 시골동네 야산에 가면 할미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는데
지금은 잘 볼 수 없게 된 것이 못내 서운합니다.
<가야할 선왕산 능선>
<가야할 봉우리>
<방금 지나온 봉우리>
<가야할 선왕산 능선>
<대밭>
<할미꽃>
바람을 막아주는 죽치우실
능선을 따라 가며 뒤돌아서면 지나온 산길이 정말로 가팔라 보이고 그림산의 산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진을 보면 저토록 험한 길을 어떻게 지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안전시설 덕분에 별로 어렵지 않게 내려왔습니다.
<매우 가파른 지나온 능선>
다시 완만한 능선을 따라 가노라니 "죽치우실"이라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머리도 식힐 겸 잠깐 안내문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실'의 어원은 '울실'로서 마을의 울타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신안 여러 섬들의 동네 어귀에는 담장처럼 쌓은 석축과 함께 팽나무와 소나무 등이 빼곡이 심어져 있어 바닷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농작물을 보호하며, 풍수적으로 마을의 약한 부분을 보강해주고 마을의 안과 밖을 구분짓는 우실이 존재한다.」
그러고 보면 죽치(竹峙)는 '대나무 고개'란 뜻이므로 "죽치우실은 대나무고개에 위치한 울타리"라는
고유명사입니다.
<죽치우실>
선왕산 정상
죽치우실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기자 등산로는 다시 오르막입니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그림산과 방금 통과한 중간봉우리가 선명합니다.
큰바위얼굴과 이집트 스핑크스 형상의 바위 그리고 물고기모양의 기암을 지나자
맞은편에서 오는 일단의 등산객들과 마주칩니다.
그 중의 일부는 낯이 익은데,
이들은 같은 여객선을 타고 왔으나 우리가 가산선착장에서 하선할 때
비금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수대선착장까지 배를 타고 간 사람들입니다.
아마도 우리와는 반대방향에서 등산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지나온 그림산 능선>
<큰바위 얼굴형상의 바위>
<이집트 스핑크스 형상의 바위>
<물고기 바위>
중계탑이 있는 선왕산 정상에는 아담한 표석이 서 있습니다(11:21).
표석의 모양이 꼭 조계산의 장군봉(884m)과 유사합니다.
해발은 비록 255m에 불과하지만 산세는 매우 아기자기합니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뻗은 능선상에 힘차게 솟아있는 기암괴석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또한 섬의 북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용머리바위도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선왕산 표석>
<선왕산에서 뒤돌아본 그림산 능선(뒤쪽)>
<선왕산 동쪽 능선에 솟은 기암들>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군사시설
선왕산 정상을 내려서는 길목에 일제 강점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군사시설이 보입니다.
선왕산 정상과 능선을 따라 설치된 참호 및 포진지가 그것인데,
서남해안 일대의 여러 섬들에는 1904년 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전략적인 필요에 의해
해상권장악을 위한 해군기지, 포진지, 참호시설 등이 구축되었다고 합니다(자료 : 신안군 안내문).
<산 능선의 진지>
하트모양의 하누넘해수욕장
북쪽 능선을 따라 다소 먼 능선을 돌아갈 계획을 세웁니다.
이미 필자 앞에 2명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석축을 쌓은 봉우리가 빤히 보이는 장소에 이르자 뒤쪽에서 산악회장이 부르는 소리가 납니다.
시간절약을 위해 먼 길을 가지말고 바로 왼쪽으로 빠져 하누넘 해수욕장으로 하산하라는 것입니다.
비금도에는 2번 국도가 지나가는 등 도로망이 잘 구축되어 있지만 국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좁은 도로입니다.
따라서 소형버스는 통행이 가능한 반면 대형버스가 다니기에는 적절치 아니하여
하누넘 해수욕장에서 내촌마을까지 걸어야 할 형편입니다.
내려가면서 해수욕장을 바라보면 그 모습이 그야말로 하트모양을 닮았습니다.
물론 정확한 하트그림은 아니지만 자연적으로 생긴 이런 형상의 해수욕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을 방문한 목적은 달성합니다.
KBS 월화드라마인 "봄의 왈츠"에 등장한 이후 일명‘하트해변’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합니다.
"하누넘"이라는 말은 "산 너머 그곳에 가면 하늘 밖에 없다’는 그윽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누넘 해수욕장>
<하트모양의 하누넘 해수욕장>
내월리 소재 이 해수욕장은 길이가 약 1km, 너비가 약 50m에 이릅니다.
비금도 서쪽에 위치하여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주변이 해안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이 해수욕장은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청정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므로
한가로운 피서를 하기에 알맞은 곳입니다.
이 해수욕장에 내려서서 바라본 북쪽 끝의 기암도 볼거리이지만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해수욕장 북쪽 끝의 기암>
동백나무의 변신
해수욕장을 지나 도로를 따라가다가 왼쪽의 오솔길로 접어듭니다.
길게 뻗은 완만한 경사의 도로를 계속 가는 것은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입니다.
능선에는 길고 높은 석축이 쌓여 있습니다.
능선을 넘어 가니 다시 도로와 만납니다.
구름이 걷히고 태양이 얼굴을 내밀자 밭에서는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향긋한 땅 냄새가 코끝으로 스며듭니다.
땅 냄새는 언제나 어머니의 품같이 그리운 향수입니다.
한참을 걸어가니 버스가 기다리는 내촌마을입니다(12:45).
오늘 산행에 3시간 1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등산을 와서 다리의 뻐근함도 느끼지 못한 채 하산을 완료한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입니다.
등산코스는 상암/그림산/산죽군락/죽치우실/선왕산/북동능선갈림길/
하누넘해수욕장/내촌마을입니다.
<염소 뒤로 보이는 기암>
<지나온 선왕산 능선>
내촌복지회관 처마 밑에는 동백나무 세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그루에서는 동백꽃이 피어 있는데 비해
다른 두 그루에서는 꼭 붉은 장미 같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잎의 모양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동백나무인데, 어쩌자고 장미꽃을 피우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돌연변이 인지 아니면 품종을 개량한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내촌리 마을 표석 옆에는 선인장이 자라고 있습니다.
열대 또는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선인장이 이곳에서 발견되는 것을 보면
따뜻한 남쪽 나라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내촌 마을 이장표>
<동백꽃>
<동백나무에 핀 장미(?)>
<잎은 분명 동백나무인데 꽃은 장미꽃(?)>
<선인장>
<등산코스>
횟감이 없는 화도 선착장
버스에 오르자 남쪽에 위치한 도초도로 갑니다.
도초도는 비금도 남쪽의 큰 섬으로 지금은 연육교인 서남문대교(937m)가 놓여져 있어
차량통행이 가능합니다.
교량을 건너 오른쪽에 위치한 화도선착장에 도착하니 주변풍경이 황량합니다.
"꿈이 있는 인재의 고장, 도초도(都草島)"라고 표시된 큰 표석과 정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의 모습이라고는 거의 보이지 아니합니다.
방금 지나온 서남문대교의 콘크리트 구조물만이 졸리는 듯 조용하게 서 있습니다.
<서남문대교>
<도초도 관광안내도>
산악회 측에서 흥정을 하려고 횟집으로 들어갔지만 그 동안 풍랑이 거세어
며칠째 어선이 출항하지 못해 생선이 없다는 소식을 가지고 나옵니다.
싱싱한 회로 입맛을 돋우려는 사람들의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입니다.
그래도 양식한 횟감을 자연산으로 속여 파는 도회지의 일부 상인들과는 차원이 달라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어촌의 양심을 확인합니다.
자동차가 다니는 명사십리해수욕장
버스는 다시 지나온 연육교를 건너 비금도로 들어가
북쪽해안에 위치한 명사십리해수욕장 제2출입문까지 달려갑니다.
자료에 의하면 구림리 소재 이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폭이 약 50m이고
길이는 무려 4.3㎞에 달한다고 합니다.
더욱이 해수욕장의 수심이 완만하여 가족 피서지로 적합한 곳입니다.
그러나 필자가 오늘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해 보니
모래사장의 폭은 50미터가 아니라 100미터도 더 되어 보입니다.
물론 밀물이냐 썰물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요.
<명사십리 해수욕장 출입구>
<백사장을 둘러보는 일행>
<끝없이 펼쳐진 모래해수욕장>
광활하게 넓은 이 해수욕장은 특히 모래위로 자동차가 다닐 수 있어 무척 이색적입니다.
필자가 1985년 미국 플로리다주를 방문하여 북동부에 위치한 데이토나 해변(Daytona Beach)에 갔을 때 백사장 위로 차량들이 다니고 있어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해변이 우리나라의 비금도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루한 뱃길
아침에 하선했던 가산선착장으로 되돌아와 목포행 페리호에 오릅니다.
오후 네시가 막 지난 시각입니다.
객실과 갑판을 오가며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보지만 참으로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후부터 흐린 하늘이 점차 개였으나 짙은 해무는 여전히 장막처럼 바다 위를 뒤덮고 있어
주변을 볼 수 없는 탓입니다.
그러나 선실보다는 갑판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한결 낫습니다.
<흐릿한 조망>
목포의 제1경인 유달산
여객선이 목포항에 접근하자 바위로 구성된 이름 모를 산의 능선이 매우 웅장해 보입니다.
멀리서 바라볼 때 어떻게 목포에 저런 명산이 있었는지 의아해 했는데
가까이 접근하니 바로 유달산(228m)입니다.
"유달산은 목포 8경 중에서도 제1경으로 꼽히는
기암괴석의 산으로 목포시와 다도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목포의 뒷산이며,
기암절벽이 첩첩하여 호남의 개골산" 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유달산>
<유달산과 신안비치관광호텔>
힘든 버스 하선
여객선은 비금도를 출항한지 약 2시간 10분만에 목포항에 도착합니다.
아침에는 밀물 때여서 대형버스가 배로 오르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지금은 썰물이라 물이 빠져 선박을 육지에 바짝 붙여 정박시키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선박과 육지를 연결시켜주는 승선대(통로)가 낮게 설치됩니다.
그래도 소형 차량은 배에서 잘 빠져 나오는데 반하여 문제는 대형버스입니다.
배에서 나오는 버스의 바닥이 콘크리트 바닥에 닿지 않게 하려고 인부들이 차량바퀴 밑에
보조매트를 넣고 빼기를 반복합니다.
버스가 1미터 정도 앞으로 전진하면 바퀴 뒤에 있던 매트를 빼어
다시 바퀴 앞으로 옮기는 작업을 한참동안 계속하니 인부들도 힘들고 보는 사람들도 안쓰럽습니다.
에필로그
최근 널리 알려진 사량도 지리망산이나 선유도의 망주봉은 배를 타고 접근할 때
그 산세를 미리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금도의 경우 가산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해상에서 선왕산의 마루금을 전혀 보지 못합니다. 선착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대선착장이나 화도선착장(도초도)을 이용한다면 멋진 능선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산의 능선에 서면 그림산과 선왕산으로 이어진 앙칼진 바위능선을 볼 수 있고,
동남쪽으로 넓게 조성된 염전, 명사십리·원평·하누넘 해수욕장,
그리고 멀리 펼쳐지는 다도해상의 그림 같은 섬 풍경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목포항에서 출항하는 비금도행 선박은 쾌속선과 일반선의 두 종류가 있는데,
계절에 따라 운행방법과 시간이 틀리므로 출발 전 반드시 여객터미널에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목포북항에서도 농협에서 비금도와 도초도를 운항하는
차도선(차량운반용 선박)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