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제자 중에 머리가 나쁜 걸로 유명한
츄다판타카(=주리반특, 슈리한도쿠)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이보다 더 머리가 나쁜 사람은 없지 않을까 할 정도로 유명한 분입니다.
형제가 출가하여 형은 상당한 수재였으나,
동생인 츄다판타카는 너무 머리가 나빠 형에게 방해가 되므로,
형은 난처해 했습니다.
츄다판타카는 어느 정도로 머리가 나쁘냐 하면,
자기 이름을 새까맣게 잊어먹고,
남이 물어도 기억을 못할 정도였습니다.
또 한 가지를 배워도 그 다음에 다른 것을 들으면
처음에 배운 것이 빠져나가 버립니다.
가령 <주는 사랑이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에
깨달음의 이야기를 들으면, 주는 사랑의 가르침은 잊어먹는---
그 정도로 머리가 나빴습니다.
이렇게 츄다판타카가 너무 머리가 나쁘니까 형은 츄다판타카에게,
<석가 교단에서 나가라,
함께 수행하다가 너랑 내가 형제라는 것이 알려지면
나까지 머리가 나쁘다고 간주당하니, 부끄럽고 싫다.
그러니 나가지 않겠나?> 라고 츄다판타카를 내쫓으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츄다판타카는 파문당하기 직전이었는데,
어느 날 저녁
석존이 갑자기 찾아와서 츄다판타카를 보시더니,
<이 남자는 어쩌면 장래성이 있는 남자일지도 모른다>라고
한 마디 하셨습니다.
그래서 <자기 이름도, 가르침의 한 줄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가요?>
라고 주위의 제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석존은 <츄다판타카야, 이리 좀 오너라.
너는 어려운 설법은 잘 이해하지 못할 것 같으니까,
한 가지만 가르쳐 주겠다.
여기에 빗자루가 있으니 이 빗자루로 뜰을 쓸어라.
낙엽을 쓸고, 쓰레기를 쓸어라.
그 때 "먼지를 없애리라. 때를 없애리라"라고 되풀이하면서,
빗자루로 쓸어라>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빗자루를 들면 할 일은 분명합니다.
낙엽을 쓸거나 쓰레기를 쓸 뿐입니다.
거기서 츄다판타카는 <청소를 하겠노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계속하는 사이에,
<아아, 인간도 똑같다.
마음 속에 있는 먼지나 때를 없애는 일이 중요하다>
라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석존은 <잘 깨달았구나.
너는 어려운 가르침은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마음의 먼지나 때를 없애는 일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깨달았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교학을 여러 가지로 열심이 했던 제자보다도
츄다판타카 쪽이 깨달음이 빨랐다는 이야기입니다.
츄다판타카는 <아라한이 되었다>고 불전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의 아라한인가의 문제는 있겠지만,
적어도 마음이 맑아져서 수호령과 동통하고,
후광이 나오는 단계가 되었다는 것은 확실하겠죠.
이와 같이 츄다판타카라는 분은 모두한테서 포기 당하고 있었는데,
<빗자루로 뜰을 쓸듯이, 마음의 먼지를 없애는 거다>라는 것을 배워,
그것을 실천하는 사이에 깨달아 버려서,
머리좋은 다른 제자들보다도
훨씬 깨달음이 빨랐다는 이야기입니다.
<신앙고백의 시대 참조>
**** 7월 7일(토)은 생탄제입니다****
주께서는 가장 최근의 법화도 새로 주셨습니다만,
우리는 무엇으로 생탄을 축하 드리면 좋을까요?
이번 화요일엔 지부 모임 후에, 여러 법우들과
지부의 안과 밖을 말끔히 청소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의 먼지나 때를 닦아내는 동안,
오히려 우리들 마음의 더러움을 닦아내려고
더욱 더 땀을 뻘뻘 흘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많은 법우들과 함께 마음을 깨끗히 하여
세세토록 기념할 주의 생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엔 토요일, 일요일, 연속으로 모입니다.
전국에서 많이 많이 모여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