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내향의 성격 구분은 이미 굉장히 대중적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의 차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외적인 활동을 좋아하고 추구하면 외향인
내적인 활동을 좋아하고 추구하면 내향인
외부 활동에는 당연히 인간관계가 포함되기 마련이므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은 외향적일 것이다라는 예상은 매우 합리적인 것이죠.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내적인 활동을 매우 중시하면서도,
인간관계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는 양면적인 사람이 꽤나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떤 성격을 지닌 것일까?
단순히 내향 반 외향 반이 짬짜면처럼 섞인 성격일까?
재미의 포인트가 다르다.
뭔가를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인간관계 역시 마찬가지로,
외향-내향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얼마나 좋아하냐의 개념이라면,
외성-내성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걸 얼마나 잘하냐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어요.
따라서, 인간관계를 그리 썩 좋아하진 않지만,
다른 사람들과 얼마든지 쉽게 잘 어울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유형이 있을 수 있는 것이죠.
(ex. 집에 가서 얼른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지금 이 순간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누구보다도 신명나게 놀아재끼는 경우)
이 구분법을 알게 되었다면 하이브리드들도
'아, 나는 사회성을 잘 발휘할 줄 아는 내향인이구나.'
'어차피 해야 하는 사회 생활,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사회적 스킬이 좋은 내향인인 거구나.'
라고 자기 자신을 정의내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는 하이브리드들도 있을 거예요.
'어? 근데 나는 다른 사람들이랑 놀 때도 좋은데?
단순히 사회성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확실히 그 자리를 즐길 때도 굉장히 많은데?
그럼 뭐지? 내향인인 건 분명한데 왜 난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도 좋아할까?'
나타나기만 하면 사람들을 깔깔 웃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유머 센스가 대단해서
항상 다른 사람들을 웃기고 즐겁게 만들어 주는데,
그럴때마다 내가 주인공인 것처럼 느껴지며 스스로도 그러한 자신에게 대단히 만족감을 느껴요.
모두가 만족하는 이 자리가 충분히 즐겁게 느껴지는 것이죠.
자, 엄밀히 구분하자면 이건 인간관계 자체를 즐긴다기보다는
나의 관계 효능감을 확인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뭔가를 잘하는 내 모습을 확인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고 좋아하는 것이죠.
관계 자체가 즐거운가? (X)
내 관계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확인하는 것이 즐거운가? (O)
즉, 이들이 인간관계를 통해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은 관계 자체에 대한 즐거움이 아니라
관계를 잘해냄으로써 느껴지는 자존감 상승에 대한 즐거움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관계 자체를 즐기는 건지, 높아진 자존감을 즐기는 건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간단합니다.
나보다 관계 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과 자리를 함께 해 보면 돼요.
내가 이 자리의 주도권을 가질 수 없을 때
누군가의 유머와 카리스마를 당해낼 수 없어서 가만히 듣고만 있어야 할 때
모두가 이 자리를 즐기고 있을 때 나만 홀로 군중 속의 적막감을 느낀다면,
그건 당신이 슈퍼 외향인과의 스킬 대결에서 패배한 하이브리드 내향인이라는 증거입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와 딱 저인듯요 ㅋㅋ 모임에서 제가 주도권이 없으면 재미를 잘 못느낍니다.
바로 이거였군용
와 오늘 진짜 무릎 탁 치게 만드는 내용이네요. 저도 담에 시도해 봐야 겠습니다 ㅎㅎ
조금 다른 얘기지만 저는 어떨때는 내가 조용히 있어도 즐거운 관계가 있는 반면, 내가 주도권을 가져도 즐겁지 않고 노잼인 관계가 있는것 같아요.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꽤나 확실한 것 같아요. 해서 하이브리드와 아련병풍을 수시로 넘나들고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