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정성문입니다.
백화점에서 일하는 스물 다섯 살 정양은 다리가 붓는 증상 때문에 이만저만 괴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양의 다리가 붓는 표면적인 이유는 백화점에서 근무하느라고 하루종일 오래 서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동료 직원들도 오후가 되면 어느 정도는 다리가 부었습니다. 우리 몸의 체액은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밑의 쪽으로 쏠리게 마련입니다. 하루 종일 서서 근무하는 사람의 다리가 붓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부어도 정도껏 부어야죠. 정양의 증상은 다른 동료들이 붓는 것과는 수준이 달랐습니다. 붓다 못해 아프기까지 했습니다. 다리가 띵띵 부어서 정강이 부위를 엄지손가락으로 눌러보면 푹 들어갔습니다.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는 몸이 천근만근 같았고, 또 발이 퉁퉁 부어 있기 때문에 구두가 들어가지를 않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부기가 가라 앉아있습니다. 그러나 오후가 되면 심하게 부었습니다.
정양은 최근 들어 몹시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직장에서야 어쩔 수 없이 웃는 낯을 하며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힘들어서 풀썩 주저앉고만 싶었습니다.
평소에도 손발이 차갑다는 것을 느끼기는 했었는데 요즘 들어 그 증세가 더욱 심하게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일을 안하는 날에는 다리가 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몸이 피곤하고 꿈저거리기도 싫었습니다. 물에 젖은 솜처럼 몸이 무거웠고 축 쳐졌습니다.
진찰 결과, 정양의 부종은 기가 허약해서 생기는 부종의 대표적인 경우였습니다.
기가 허약하면 피가 잘 돌지 않습니다. 돌지 않으면 고이고, 거기서 물이 새어 나와면 붓습니다.
또 신장의 양기가 저하되어 있었습니다. 신장의 양기는 말하자면 체내에 있는 수분을 끓여주는 역할을 해서 아래로 내려온 수분이 위로 잘 올라가도록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폐는 물을 아래로 내리고, 신장은 위로 올려주는 역할을 하지요.
이럴 때 이뇨제를 쓰는 것은 정말 악수를 두는 것입니다. 몸 안에 있는 물이 편중되지 않도록 잘 돌려주는 것이 정답이지, 몸에서 물을 빼내는 것이 정답이 아닙니다.
이럴 때는 황기, 인삼, 백출 같은 보기약(補氣藥)을 주로 해서 폐와 비장의 기운을 북돋아 주면서, 계피나 부자 같은 따듯한 약으로 신장의 양기를 북돋아줘야 보다 근본적으로 부종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다리가 부을 때 스스로 관리하는 요령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