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2018.11.06. 15:02-19:25 (4:23)
경로 15:02 금개울유원지-17:28 명지산 사향봉 (1013)- 18:28 삼각점-19:25 섬바위교
거리 6km
화악산 건너편 명지산에 가 보고 싶었다. 명지산엔 2004년 12월에 가 본적이 있지만 벌써 십사년 전이다. 승안리에서 연인산에 올라 명지산, 사향봉을 거쳐 익근리로 하산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짬을 내어 가평천 쪽인 도대리를 조망하는 사향봉을 중심으로 하는 능선에 올라보기로 한다.
시간이 되면 명지산에 갔다가 명지계곡길로 하산하려 했으나 시간이 부족하여 다음을 기약하고 사향봉만 올랐다.
오후 세시 출발이기에 최단코스로 오르려고 능선을 가늠해 보다가 건너야 할 가평천이 얕고 능선도 짧은 것으로 보이는 금개울 유원지 앞을 건넌다.
바지와 신발 양말까지 벗고 반바지만 입고 건너니 발이 무척 시렵다.
임도를 따르다 보니 길이 없어지고, 밤나무가 많은지 낙엽과 밤송이가 너무 많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고슴도치 되겠다.
적목리 능선과 달리 관청리쪽은 능선이 뚜렷하지 않고 지능선들이 많아 능선과 계곡이 혼재해 있어 사향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찾아가기가 나쁘다. 가다보면 옆능선이 높아보여 지계곡을 건너고 또 그렇게 반복한다. 무슨 작은 계곡이 이렇게 깊나 싶다.
용소폭포로 이어질 것 같은 제법 수량 많은 계곡을 건너니 능선이 뚜렷해 진다.
멧돼지 먹이활동 흔적이 많고, 새둥지도 있고, 요상한 굴도 아래 위로 있다.
고도를 높이니 좌측으로 관청리, 도대리 마을이 나무사이로 보인다. 낙엽송, 소나무, 참나무 군락지가 많아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는 곳이 없다.
고도를 높이니 인적이 없고 암릉이 많다. 암릉이라도 나무가 드문 드문 있어 오를 만 하다.
칼날 암릉을 지나고 낙엽의 저항을 뚫고 주능선에 오르니 나무사이로 두개의 봉우리로 보이는 명지산이 조망된다. 명지산 쪽으로 5분쯤 갔다가 되돌아 온다. 어차피 밤이 오고 있어 가깝고 확실한 길로 빨리 하산해야 겠기에.
잠시후 사향봉에 도착한다.
역시나 조망이 없다. 2004년엔 없었던 정상석이 있고 독특한 모양의 넓은 테이블 바위가 특징이다. 날씨 좋으면 자리깔고 한잠 자도 좋겠다.
낙엽에 미끄러지며 내려오니 이정표가 계속 세워져 있다. 어둠이 깊어와서 핸드폰 보조배터리로 엘이디램프를 켜서 내려온다. 운동화가 미끄럽고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아 목이 마르다.
왼쪽에 도대리 펜션단지 불빛이 보이고 위로는 화악산 군기지 불빛이, 그리고 하늘에는 별빛이 빛난다.
삼각점을 지나고 작은 오름이 몇번 있고 우측에 자동차 불빛이 보인다. 승천사 길인가, 아니면 75번 국도인가.
막판에 길을 잘못들다 길을 찾다가 또 길이 점점 희미해 진다. 가로등 불빛이 지척이라 길 흔적이 있고 없고를 무시하고 지계곡을 내리는데 절벽을 만나고 겨우 내려가니 가시덩굴에 내려갈 수 없는 물기있는 절벽이 또 나타난다.
좌측의 덩굴을 잡고 작은 능선으로 오르니 펑퍼짐한 가시밭 능선이다. 땀을 흘리며 용을 써서 가시밭을 통과하니 잣나무 소나무 숲이고 드디어 앞에 집이 보인다. 명지산생테전시관 주변 식당가인가 하고 내려가니 가로등 곁에 불꺼진 집만 하나 있고 우측에 다리가 있어 건너서 보니 섬바위교다.
가평군에서 세운 표지에 섬바위도 있고 선바위도 있다. 뭐가 맞는 이름일까?
내림길 막판 주차장 0.6km 이정표이후에 어디선가 우로 확 틀어야 하는데 덜 틀어서 명지산 입구로 가지 못하고 버스 한정거장 위인 섬바위교로 하산한 듯 하다. 막판에 개고생 했다.
아무튼 잘 내려오고 나니 모든 시름이 눈녹 듯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