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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PA에서 2달에 한번씩 발간하는 FP잡지 기사입니다.
2008년 7/8월(Vol.39)
FP이슈
대한민국의 0.2%를 잡아라
재무설계로 슈퍼리치 유치 경쟁
금융자산만 10억원이 넘는 초부유층 고객을 붙잡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한창이다.
가계자산 전반에 대한 재무설계는 물론이고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해준다. 일부에선 30억원 이상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서비스의 주된 내용은
재무설계이며, 서비스의 목적은 행복한 인생 만들기이다.
우승호 서울경제신문 기자ㆍ노후설계백서 저자 derrida@sed.co.kr
‘대한민국의 0.2%, 수백억원의 자산을 가진 슈퍼 리치(Super Rich)를
잡아라.’
은행들이 프라이빗 뱅킹(PB) 고객 중에서도 자산 규모가 큰 슈퍼 리치, 거액자산가를
위한 특화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단순 자산관리에만 집중하던 기존 PB 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계자산 전반에 대한 다양한 맞춤형 설계와 인생을 즐길 수 있는
토털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더했다.
‘슈퍼 리치’는 더 이상 은행들끼리의 경쟁이 아니다. 보험사와 증권사들도 PB서비스를
강화하고, 거액 자산가를 위한 새로운 자산설계 시스템을 출시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업무영역 확대와 수익성 증대를 노리는 금융회사들 간의 ‘슈퍼 리치 쟁탈전’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파이낸셜 플래너(FP)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할 수 있는 나만의 특화전략과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10만 명의 슈퍼 리치를 잡아라
은행들이 집중공략 대상으로 삼는 슈퍼 리치들은 거액 자산가 또는 초부유층으로 분류된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인 캡제미니는 현금ㆍ예금ㆍ주식ㆍ채권 등 금융자산만
100만 달러(약 10억원)가 넘는 부자들을 HNWI(HNWIㆍHigh Net
Worth Individuals)로 구분한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HNWI는 9만9,000명, 2006년에 비해 14.1%가 증가하면서 전체
인구의 0.2%를 차지한다. 이들이 가진 금융자산은 총 2,660억 달러(약
266조원).
한국의 부자 증가율은 싱가포르ㆍ인도 등에 이어 아시아에서 4번째, 세계에서 6번째로
높다.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회사간 경쟁은 이미 불이 붙었다.
서비스에는 한계가 없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8월 한 지점 개점식에 참여했다. 행장이 지점 개점식에
참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이 지점은 여의도 알리안츠타워 17층에 마련된
‘HNWI전용 PB센터’ 였다. 이곳은 금융자산이 30억원을 넘는 초부유층 고객만
상대하는 곳이다. 국민은행에 30억원을 맡겼다면 보유자산이 300억원은 훌쩍 넘는 슈퍼
리치인 셈이다. 국민은행은 여의도와 강남에 HNWI를 위한 전용PB센터를 열고 슈퍼
리치 쟁탈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HNWI PB센터는 거액 자산가의 종합자산관리와 함께 연금자산 운용과 관리 등 생애
전반에 대한 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속ㆍ유산 관리 등 가계자산관리와 해외투자
상담도 가능하다. 사모ㆍ헤지ㆍ구조화 펀드와 복합투자상품 등 다양한 상품이 구비돼 있고,
세무사ㆍ부동산 전문가ㆍ재무분석가 등으로 구성된 팀이 관리를 해 준다. 이외에도 자녀를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과 맞선 서비스ㆍ골프 아카데미 등 무제한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부자 가족을 공략하라
신한은행은 올 하반기에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을 가진 초부유층 고객을 위한 ‘울트라PB
센터’ 개설을 준비 중이다. 울트라PB 센터는 ‘패밀리오피스형 PB센터’로 운영된다.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가문과 가족을 고객으로 자산운용은 물론 자녀교육과 상속ㆍ유언ㆍ세금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서울에 두 곳 정도를 더 개설할 계획으로 장소를 물색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자산 규모와 특성에 맞는 맞춤형 PB서비스가 제공된다.
신한은행은 울트라 PB센터에 검증된 우수 PB를 배치할 계획이다. 일반적인 자산관리
업무는 물론 IB센터와 연계해 고객의 다양한 상품 수요를 만족시킨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형태의 맞춤형 사모펀드와 부동산 컨설팅서비스ㆍ기업컨설팅ㆍ세무 컨설팅 등 신한금융그룹이
보유한 각 분야 전문가의 역량을 총동원해 고객 서비스에 집중하게 된다.
유럽ㆍ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초부유층을 중심으로 가족을 위한 자산관리
매니저ㆍ변호사ㆍ세무사 등을 두고 맞춤형 관리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이 자산운용과
투자모니터링, 부동산관리ㆍ상속 플래닝ㆍ세금관리 등 자산관리 업무를 도맡는다. 자녀교육과
가족 커뮤니케이션ㆍ자선사업과 기금 지원활동은 물론 여행일정 관리와 결혼 플래닝과 같은
대소사를 모두 챙긴다.
신한은행은 이미 10억원 이상의 고객을 위한 PB센터를 14곳에서 운영하면서 세무사와
부동산 전문가를 상주시켜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현재 100억원에서
5억원까지 4등급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는데, 이 중 50억원 이상을 가진 고객을
위해선 울트라 PB센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현재는 금융컨설팅에 대한 수수료 청구가 어렵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울트라 PB센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 고객들이 울트라 PB센터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산의 안전한 이전까지 책임지는 가업승계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1대1의 토털 웰스 매니지먼트를 선보인다
하나은행은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위한 웰스매니지먼트(WM) 센터를
서울 을지로 본점과 삼성동 2곳에 만들었다. 5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위해 전국 16곳에 설치한 ‘골드클럽’과는 다르다.
하나은행의 WM은 가족 같은 전담 웰스 매니저가 관리하는 1대1 웰스 컨설팅과
매니지먼트가 제공된다. 오로지 전담 매니저만 고객 정보를 알 수 있는 철저한 고객 비밀
유지가 WM의 장점이다.
WM은 크게 ▶세금 관리 ▶자산 운용 및 포트폴리오 ▶부동산, 기업 M&A와 같은
특화서비스 ▶각종 레저 문화 서비스가 제공되는 라이프 케어 서비스 등 네 분야로
나뉜다. 또 고객의 다양한 특성을 감안해 매트릭스 파이낸셜 플래닝 체계를 갖춰 어느
직군, 어느 연령대의 고객이든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한다
국민ㆍ신한ㆍ하나은행 등은 초부유층 고객을 겨냥한 특화 센터를 운영 중이다. 반면
우리은행과 농협은 미래를 대비해 각각 3억원, 5억원 이상의 PB고객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우리은행은 3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고객을 위한 ‘투체어스 센터’를
강남ㆍ서초ㆍ잠실 등 3곳에 만들었다. 앞으로 500여 곳의 영업점을 PB영업에 적극
활용해 점차 넓혀나갈 예정이다. 농협도 올해 초 PB사업부를 신설하고, 금융자산 5억원
이상의 고객들을 위해 강남과 분당에 PB센터를 설립했다. 올해 PB영업점을 113개에서
134개로 늘리는 등 PB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와 보험사들도 슈퍼 리치를 잡기 위한 경쟁에 함께 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해 받는 PB자산관리서비스,
프라핏(profit)을 시작했다. 한투증권은 프라핏을 통해 2010년까지 고객자산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보험사들도 큰손들을 모시기 위한 PB센터를 만들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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