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놀루루 사족 몇 가지 더....
"만자로" 김재식 입니다.
경기가 가라앉는 중의 해외 마라톤 참가에 따른 부담감, 며칠간의 업무
공백으로 인한 시간 부족을 이유로 참가기 작성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
더니 머슬가이 "이윤희"님께서 깔끔하게 작성을 하시어 부담감을 줄여 주
신다.
달리는 분들의 감정은 비슷한지 제가 적고 싶었던 내용과 너무나 흡사한
사연이 되어 알라모아나(ALA MOANA)의 출발점에 서 있는 듯한 착각
에 빠져들며 다시 한번 더 달리면 무더위에 의한 탈진 없이 여유를 가지
고 달릴 것 같은 아쉬움도 남고...
*조금은 황당한 마라톤 코스
호놀루루 마라톤은 하와이의 기상을 고려 아침 5시에 출발을 하는데 완
벽한 교통 통제를 위한 고려인지 짧은 시간의 체류로 명확하게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변형된 반환형 마라톤 코스를 택하고 있다.
와이키키 정동 방향의 출발점인 알라모아나 공원을 출발하여 동쪽으로
3KM 정도를 달리면 나타나는 알로하(ALOHA) 타워에서 정서로 180도
턴하여 직진하다 10KM 지점에서 카피올라니(KAPIOLANI) 공원의 결승
점을 옆길로 보면서 지나가고 12KM 지점에서 표고차 30M 정도의 다이
아몬드 헤드(DIAMOND HEAD) 언덕을 1K 이상 오르면 25KM 지점의
반환점까지 더 이상의 언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리막을 질주하여 카할라(KAHALA) 공원을 우회 와이알라이
(WAIALAE), 카와쿠이(KAWAIKUI)등 하와이의 풍치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모래와 야자수가 어우러진 공원을 지나는 중에 4시간 정도 페이스
의 마스터스들은 평상시 볼 수 없는 아프리카 케냐 선수의 역동적인 블
랙 파워를 비롯한 선두권 주자들이 결승점의 향하여 역주하는 모습을 접
할 수 있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다.
순환 코스에서는 불가능한 복을 맛볼 수 있는 코스가 조성되어 있는 것
이다.
이들이 바람과 같이 스쳐 지나가면 악명 높은 하와이의 태양은 붉게 이
글대며 바다에서 떠오르기 시작하고 천국에서 지옥을 경험하는 경주는
본격적으로 시작되게 된다.
강렬한 태양의 역광을 눈으로 가리고 25KM 지점의 하와이 카이
(HAWAII KAI) 주택가를 순환하여 떠오른 태양을 등지고 달리면 25도
정도의 기온이 작렬하는 태양에 의하여 체감온도는 30도 이상으로 상승
하게 되고 더 이상 하와이의 절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시 왔던 길을 13KM 오직 급수 지점의 위치만을 확인하며 달리면 다이
아몬드 헤드의 1,5KM 정도 길게 뻗은 언덕길이 보이게 되고 지친 다리
로 언덕을 오르면 물이 쏟는 땅 와이키키가 보이는 카피올라니의 결승점
을 통과하고 시원한 샤워가 태양의 열로 증가된 체열을 식혀주며 체열로
더워진 몸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와 함께 하와이 절경 속의 고통의 레이
스는 마감하게 된다.
# 더운 날씨 관계로 탈진 없이 완주하기 위하여서는 페이스 조절에 신경
을 기울여야하며 하루나 이틀 전에 다이아몬드 헤드의 언덕길을 먼저 달
려보며 마지막 스퍼트에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너무나 튀는 일본인들
개인적인 업무 관광 등으로 일본은 거의 10회 이상을 방문한 경험이 있
다.
자국 내에서는 너무나 질서 정연하고 예의 바른 일본인들이 일단 나라를
벗어나 단체로 여행을 하게 되면 180도 행동이 달라진다.
호텔 복도에서 수영복에 샌들 차림으로 물을 흘리며 삼삼오오 모여 고성
방가하며, 또한 거의 모든 관광지에서 타인을 안중에 두지 않는 그들 단
체를 보게 된다.
단체 관광 시간이 지나고 개인별 자유시간이 되면 그 떠들썩하던 집단을
도시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가 없고...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악명 높은 집단 의식은 알라모아나 공원의 출발
점에서도 어김없이 모습을 나타내었다.
1. 대형 확성기로 집단의 모임을 독려하며 이른 아침부터 차분한 분위기
는 사정없이 몰아내고....
2. 자신의 기록과 상관없이 무려 25000여명의 주자가 모인 장소임에도 끝
없이 출발선을 향하여 꾸역꾸역 모여들어 피켓으로 출발선을 통제하는
자원 봉사자의 수고는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3. 신체의 접촉을 꺼려하는 평상시의 습성과 관계없이 이벤트 진행자를
앞세워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심각한 보디 액션과 퍼포먼스로 대회에 참
가한 타인과의 신체적 접촉은 고려의 대상에도 넣지 않고...
20여명만 집단을 이루어도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일본인들이 무려
15000여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이니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한
다.
출발선 어디에도 아마가사키와 그 외 대회의 참가기에서 보아온 일본인
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조차도 외국 대회를 참석하여 느끼는 문화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하여야
하나?????
3. 대회의 몇 가지 단상
가. 시각 장애자 어머니와 그를 보조하는 딸이 손을 줄로 같이 묶고 달리
는 새벽의 모습은 가슴 뭉클하게 한다.
경주용 휠체어를 탄 척추 장애자가 엘리트 블랙 파워의 선수보다도 훨씬
앞서 결승점을 향하여 질주하는 모습에서 인간 승리의 감동과 불굴의 의
지를 본다.
나. 해변과 함께 늘어선 마을 곳곳에는 천막과 함께 소규모의 밴드가 자
리하여 달리는 분들에게 음악을 선사하여 힘을 불어 준다.
삶의 여유가 향기롭게 피어나는 감미로운 음악이 지쳐 가는 다리를 다독
거린다.
다. 야자수가 늘어선 결승점의 카피올라니 공원에서 와이키키 해변까지는
지친 다리로 터벅터벅 걸어도 불과 5분 거리이다.
러닝 복을 입은 그대로 바다 속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면 완주의 피로
가 상당부분 해소되며 아직은 상하의 천국에 내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
다.
주로와 해변에서 만날 수 있는 팔등신의 미녀들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눈 속에 자리하고..
9시간 이상 계속되는 교통 통제로 1-20분 정도 걸어서가야 하는 숙소까
지의 발걸음도 가벼운 수영으로 더 이상 무겁지만은 아니하다.
라. 숙소에서 간단한 휴식을 마친 후 12시 경 제일 은행장이 준비한 하와
이 전통 야외 식사를 하기 위하여 식사가 준비된 카피올라니 공원에 도
착하니 아직도 결승점을 향하여 달리는 행렬이 끊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다.
무려 출발부터 시작하여 8시간이 지난 시간이다.
약 1시간간의 식사를 마친 후 거의 마감 시간에 임박한 오후 1시경 자리
를 일어서는 순간에도 결승점을 향하여 몰려드는 행렬은 마찬가지 규모
를 이루고 있다.
무려 9시간 이상을 달리는 사람이 느끼는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
마. 9시간 이상 도로 교통의 통제가 이루어짐에도 주민들도 불평을 하지
않고 차량들도 의외로 소통이 잘된다. 마라톤이 진행되는 도로는 통제요
원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바리케이드로 차단을 하여 차량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와이키키 지역이 바둑판 모양을 한 도로로 구성되어 한도로가 차단이 되
더라도 옆길을 이용하면 마라톤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도 이동에 크게 불
편을 느끼지 않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마라톤의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울산 헤르메스 달림이 "滿自路" 김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