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철 濟州 동홍 119센터장, 대답 후 13분 만에 숨진 채…
불길이 2층 내부 전체로 번졌지만 건물 안에 있던 종업원 등 3명은 옥상으로 피해 구조됐다. 건물 내부는 연기로 가득 차 암흑으로 변했다. 사투 끝에 대원들은 오후 7시 45분쯤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오후 8시 32분 잔불 처리도 끝났다. 현장을 지휘했던 지명준 서귀포소방서 현장대응과장이 "살아 있나! 살아 있으면 대답하라"고 무전을 보내자, 강 센터장을 비롯한 대원들은 모두 "네"라고 대답했다. 그 시각이 오후 8시 45분이었다.
하지만 그 대답은 강 센터장의 마지막 목소리가 돼 버렸다. 13분 후 동료들이 홀에서 쓰러진 강 센터장을 발견했다. 헬멧은 벗겨졌고, 마스크는 비스듬히 씌워져 있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소방 당국은 시커먼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화재 현장 내부에 흩어진 전선과 의자, 탁자 등에 발이 걸려 넘어져 호흡기가 벗겨지면서 순식간에 가스를 마셔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귀포소방서 관계자는 "비번인데도 달려와 불길 속으로 뛰어들 정도로 책임감 강한 동료가 목숨을 잃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1992년 소방관이 된 뒤 제주소방서 노형119센터장과 서부소방서 119구조대장 등을 지냈고, 도지사 표창과 소방방재청장 표창도 받았다. 올해 3월부터 동홍119센터장을 맡아 왔다. 가족으로는 부인 진모(46)씨와 고등학생 아들(18)·딸(16)이 있고, 홀로 된 어머니(76)를 가까운 거리에서 모셔온 효자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는 강 센터장을 순직 처리하고 1계급 특진(소방령)과 녹조근정훈장 추서를 건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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