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7월 27일 유엔군과 공산군 사이 휴전이 성립됐다.
판문점에서 유엔군 대표단 수석대표 해리슨 소장과 북한군 및 중국군 대표단 수석대표 남일이 서명한 3가지 언어(한국어/영어/중국어)로 된 협정의 문서가 최고사령관의 서명을 받기 위해 각자의 사령부로 보내졌다.
클라크 유엔군 총사령관은 서명 조인식에 한국군 소장을 부른 가운데 휴전협정문에 서명했다. 공산측에서는 중조연합총사령관 펑더화이가 서명하고 김일성도 서명했다.
휴전선이 그어진 것을 보면, 중동부 강원도 쪽으로는 38도선 위로 한참 올라간 반면, 서부는 38도선 이남의 개성과 옹진반도가 북한에 들어갔다.
휴전협정은 군정위 같은 감독기구를 갖추고 한반도에서 분쟁을 막는 등 남북한 및 미중간 평화를 유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됐다. 그러나 협정 이행을 감시, 사찰, 검증하는 것은 미완인 채였다.
휴전이 이뤄진 것은 양자간 합리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가 아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휴전회담을 마무리한 클라크 유엔군 총사령관은 무력의 행사, 실력의 행사로 휴전합의에 이르렀다고 고백했다.
1953년 휴전 이후 남북한의 역사를 보면 진실로 클라크 사령관의 말과 같았다. 휴전협정이 있었고 군정위가 휴전협정을 위반한 사건을 다루었지만, 북한의 도발을 막은 것은 협정문이 아니라 한미동맹의 군사력과 대북 억지력이었다.
휴전협정문은 공산군을 대표해서 중조연합사령관인 펑더화이와 김일성이 나섰는데, 펑더화이는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 이름으로, 김일성은 북한인민군 최고사령관과 북한 원수란 직함으로 서명했다. 유엔군측을 대표해서 클라크 유엔군 총사령관으로서 또 미군 육군대장으로서 서명했다.
공산측은 북한군과 주북 중국군을 대표해서 김일성과 펑더화이가 서명했으므로 북한과 중국 모두 협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유엔군측은 유엔군 총사령관이 휴전협정에 서명했으므로 유엔 참전국은 물론이고 유엔군과 연합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우리나라도 당사국으로서 협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휴전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것은 통일을 앞에 두고 더 이상 분단 지속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또다시 6.25와 같은 안보위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전후 구상에 따른 것이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유엔군사령관이자 미군사령관이 휴전협정에 서명하면 그에 따른 미국의 책임이 있는 것이고, 그만큼 대한민국의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클라크 장군이 유엔군 총사령관인 동시에 주한미군의 사령관으로서 휴전협정에 서명한 만큼 미국의 한반도 전쟁 예방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휴전에 대한 태도는 결코 감정적인 것이 아니며, 우리나라의 이익, 안보적 고려에 따른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휴전협상, 협정 체결이라고 우리나라가 언제나 꼭 대표를 내고 서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익에 따르면 된다. 우리의 이익에 맞으면 하고 맞지 않으면 하지 않을 수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협상을 깨거나 방해할 수도 있다.
16세기말 임진왜란 때 조선의 선조 임금은 명나라가 일본과 화친 교섭을 하자 고춧가루를 뿌렸다. 명나라의 심유경(沈惟敬)과 일본의 고니시(小西行長)가 조선 땅에서 당사자인 조선을 제치고 야합하는 데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선조는 이덕형과 더불어 정의롭지 않은 비밀협상, 사적인 담합 거래를 밝혀내서 명나라 조정에 알리는 등 협상을 무산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렇게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이해를 추구했다.
선조는 그 당시 그렇게 한 결과, 명나라 황제가 심유경 등 화친을 주장한 신하를 목베고 천하의 군대를 동원, 일본과 재차 싸운 끝에 우리나라가 일본과 직접 수교하는 길로 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휴전에 강력하게 반대해야 전쟁에서 얼른 빠지고 싶어 하는 미국과 유엔 참전국이 다시 한번 더 되돌아보기라도 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바로 그런 국익의 관점에서 그렇게 했다.
이 대통령도 휴전이 아닌 싸움, 북한 공산주의자들을 몰아내는 통일을 주장했는데, 그 이면에는 실질적인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노림수가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의 노력으로 휴전에 동의하는 대신 1953년 10월 1일 한미 사이에 공동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안보를 얻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slH1gU4CZo&t=2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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