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박이추 선생님을 처음 뵌 것은 그다지 오래전 일이 아니다. 2년전(2002년) 10월 31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커피에 부쩍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 동료 교수가 '강릉에 가면 보헤미안이라고 하는 커피집이 있으니까 가는 길이 있으면 한번 들러보라'고 한 것이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날 강릉대학 커피전문가과정이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가 해서 가 본 그 날 보헤미안을 찾았다.
그당시까지만 해도 커피를 별로 마시지 않던 나는 뭘 마실까? 하고 메뉴판을 보다가 '아마존 폭포와 같은......'이라고 설명된 커피를 마셔보는게 좋을 것 같아서 그걸 주문했다. 커피는 한약처럼 시커먼 색깔을 띠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한 모금씩 커피를 삼켜가며 그 맛을 음미해 볼려고 했지만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는 나의 커피 미각은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말았다. 선생님은 나의 커피 감상평을 듣고 싶어하는 눈치셨지만 나의 수준은 그 바램을 만족시켜 줄 수준이 되지 못했다.
그 날이 계기가 되어 나는 종종 선생님이 직접 내리신 커피를 음미하고자 보헤미안에 가고 있다. 혼자 갈때 보다도 직장 동료를 비롯해 누군가를 동행할 때가 많다. 그러면서 점점 나는 선생님의 감추어진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최근 선생님은 경포대 보헤미안을 접고 연곡에서 보헤미안을 오픈하셨다. 오래 전부터 계획해 오신 터라 선생님의 새로운 안식처의 발견은 우리 모두가 즐거워해야만 할 일이었다. 이번 주 월요일, 하루 종일 비가 오고 있는 날, 동료교수를 꼬드겨(맛있는 회를 사주겠다고) 연곡 보헤미안에 갔다. 갈때에는 항상 그랬지만 '베이와빈'에서 정성스럽게 구워준 '고구마케익'을 들고갔다. 현남 I.C.에서 우회전하여 가다가 U턴해서 가면된다고 보헤미안 홈피에 나와 있었지만 우리는 약간의 방황끝에 보헤미안을 발견할 수 있었다.
3층 카페홀에서는 동해 바다가 보이고 홀에는 선생님이 애용하고 계신 터키제의 배전기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한쪽에는 선생님이 오래 전에 사용하셨던 수동 배전기가 눈에 띠었다. 우린 선생님이 내려주신 보헤미안 하우스 커피를 음미하였다.
지난 88넌부터 맛있는 커피를 내리기 위하여 연구하시며 또 여러 대학에서 커피를 교육하고 계신 선생님의 커피에 대한 열정은 변함없으시다. 보헤미안하우스 커피 200g을 사 들고 원주를 향하면서 우리 대학이 선생님과 같으신 분을 모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첫댓글 저도 몇 분과 같이 들렀는데 커피맛이 환상이었습니다. 바다와 송림이 보이는 펜션도 운치가 있더라구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