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 김범수
미치도록 사랑했었어
너 하나만을 사랑했었어
정말 미치도록 사랑했었어
네가 내곁에 없는줄도 모르고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너만을 사랑해 사랑해
그 흔한 말도 한마디 못하고 나 혼자서 먼저 떠나요
나 다시 사랑하지 않으리 죽어도 사랑하지 않으리
혹시나 그대 돌아 온다해도 두번다시 속지 않으리
차라리 사랑하기 전으로 사랑을 몰랐었던 그때로
모든걸 다시 되돌리고 싶어 사랑하지 않으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너만을 사랑해 사랑해
그흔한 말도 한마디 못하고 나 혼자서 먼저 떠나요
나 다시 사랑하지 않으리 죽어도 사랑하지 않으리
혹시나 그대 돌아 온다해도 두번다시 속지 않으리
차라리 사랑하기 전으로 사랑을 몰랐었던 그때로
모든걸 다시 되돌리고 싶어 사랑하지 않으리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의 슬픔도 그대의 아픔도
내가 전부 다 가져가요
차라리 사랑하기 전으로 사랑을 몰랐었던 그때로
모든걸 다시 되돌리고 싶어 사랑하지 않으리
나 사랑하지 않으리 나 다시 사랑하지 않으리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A Sad Story than Sadness
감독 : 원태연
출연 : 권상우(케이), 이보영(크림), 이범수(차주환), 정애연(제나), 정준호, 이승철
105min. 2009
남녀관계란, 혹은 두 사람의 사랑이란
어느 한 쪽의 진실로만은 완성될 수도 이해될 수도 파악될 수도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인정하게 된다.
그래서 숱한 영화와 소설들이 '그 남자의 사정' '그 여자의 사정'이라는 조합 구조를 고집하는 것이겠지.
영원한 평행선 같지만 결국은 그 두 선이 나란히 마주서야지만 비로소 모양을 갖추어 파악되는 세계.
그것은 반쪽이 만나 하나를 이루는, 결합(결혼)의 비밀에 대한 가장 식상하지만 가장 정직한 고백일 것.
그래서... 슬픔보다 더 슬픈 건, 슬픔을 슬픔으로 표현하지 않고(혹은 못하고) '쿨하게' 받아들이는 거라는 얘길까?
그건 아니다, 라고... 수없이 쭝얼거려보지만 영화는 자기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이런 사랑도 있다고 항변한다.
결코 통제될 수 없는 생명 앞에, 스스로의 생명을 통제할수 있다는 믿음으로 대항하는 모순된 용맹이 자아내는 애잔함.
그래도 나 보기에 젤 슬픈 건 슬픈 그들의 사랑의 희생양인 그 남자, 이범수다.
결혼이란 한 칫솔꽂이에 나란히 꽂힌 칫솔 같은 거라는 케이(권상우)와
치과의사인 주환(이범수)과
그리고 자신의 이를 닦아주도록 주환 앞에 기꺼이 입을 벌리고 나선 크림(이보영)
그런데...
권상우가 죽은 것은 백혈병 때문이었을까 다른 어떤 암 때문이었을까.
항암치료를 애초에 포기하면 숨을 거두기 한 달 전인 말기환자도 그렇게 말짱할 수 있을까.
소아암 환자를 딸로 둔 엄마 관객은 안그럴려고 해도 자꾸만 그의 병이 궁금하다. --;
생각난다.
그 사람 원태연.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만큼 가장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였던가...
90년대 중반 즈음... 연애감정을 듬뿍 담은 감성으로 다루었던 젊은 시인.
그의 시는 전혀 어렵지도 함축적이지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로 문장으로 이루어진 제목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날티나는^^; 연애편지같았던 글들이었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그런 그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영화감독으로 데뷔해서 만든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