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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평시조’라 이르는 이 기본형 노랫말을 가곡에서는 초수대엽,이수대엽,삼수대엽,중거,평거,두거,소용,반엽 등의 느린 곡조에 얹어 유장하게 부른다. 좀더 길어진, 이른바 엇시조에 해당하는 노랫말을 얹어부르는 곡조는 언롱, 평롱, 계락 등 ‘농(弄)’과 ‘낙(樂)’ 계열의 흥청거리는 노래들이다. 훨씬 더 늘어나 100자가 넘기 일쑤인 이른바 장시조 또는 사설시조 형태의 노랫말은 언편, 편락, 편수대엽 등 ‘편(編)’ 계열의 빠른 곡조로 거뜬거뜬 불러나간다. 기본형과 농, 낙 계열의 노랫말 상당수는 가곡과 시조창이 공유하지만, 편 즉 장시조 노랫말은 가곡과 시조창이 공유하는 예가 매우 드물다. 이러한 가곡의 노랫말은 3대 가집(歌集)의 여러 이본(異本)들과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에 집대성되어 있으며, 전해내려오는 노랫말의 가짓수는 3,000수(首) 안팎에 이른다.
그 밖에 가곡은 비교적 오랜 수련을 요하는 전문가의 노래여서 거문고,가야금,대금,피리(세피리),단소,장구 등 세악(細樂) 편성의 관현(管絃) 반주에다 전주, 간주, 후주까지 제대로 갖추고 한 바탕을 이어부르는 것이 원칙인 반면, 서민풍인 시조창은 훨씬 간소한 반주 편성이거나 심지어 반주 없이, 개별악곡 단위로 부른다는 차이가 있다. 음악적으로도 가곡의 선율이 훨씬 더 굴곡이 많고 전문가적 기교를 요하는 데 비해 시조창은 평이하게 주욱 끌어가는 선율이 많아 초심자의 귀로도 얼른 판별할 수 있다.
첫댓글 교재에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