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793.5m)
(전북 김제시, 완주군, 전주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금산사 나들목으로 빠져나와 동쪽을 바라보면 호남평야지대를 보듬고 있는 높은 산이 반긴다. 바로 평야와 산악지대를 구분하는 모악지맥 산줄기 1봉인 모악산이다.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모악산은 뛰어난 경관을 평가 받아 1971년 12월 2일 일찌감치 도립공원으로 지정됐고 산림청 선정 100명산 중 97위에 랭크돼 있기도 하다.
호남지방의 지리산을 비롯한 높고 산들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모악산은 위치적으로 전라북도 중심지에 있고 김제시 금산면 완주군 구이면 전주시 중인동의 2시 1군 3개 동면에 걸쳐 있다. 호남평야 한 가운데서 보면 마치 어머니가 양팔을 벌려 사방 몇 십리의 너른 들녘을 감싸 안고 있는 모습이고 정상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쉰길바위가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형상 같아서 모악산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모악산은 주봉과 북봉, 남봉, 화율봉, 매봉, 무제봉이 있고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눌연계곡, 금산사계곡, 금동계곡, 대원사계곡 등이 있다. 모악산 자락의 주요 문화재로는 국보 1점(금산사 미륵전)과 보물 11점(금산사 경내 10점, 귀신사 1점)이 소재하고 있다. 또 금산사의 봄 경치 변산반도의 녹음 내장산의 가을 단풍 백양사의 겨울 설경은 호남 4경으로 지정돼 있다. 역사적으로는 후백제를 창건한 견훤왕이 장자인 신검의 쿠데타로 인해 금산사에 유폐돼 있었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모악산의 모산은 호남정맥의 묵방산(538m)이다. 전북 완주군과 진안군의 경계에 솟아있는 주화산서 시작한 호남정맥 큰 산줄기가 약 55Km를 달려 나가면서 만덕산, 경각산, 오봉산등을 일으키고 묵방산을 솟구친다. 묵방산서 호남정맥을 이탈하여 북쪽으로 가지를 친 산줄기가 약 16Km를 뻗어나가 모악산을 불끈 들어올린다.
모악산을 들어올린 산줄기는 김제시 진봉면에 위치한 봉화산까지 뻗어나간다.
한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지낸 다음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 주차장에서 산행이 시작된다.(10:30) 대원사 계곡과 벗 삼아 완만하고 널찍한 길로 7분쯤 나아가니 정상 2.5Km란 푯말이 반긴다. 여전히 눈 덮인 길로 산을 올라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원사에 이른다.(10:50) 산길은 대원사 법당 왼쪽으로 나있었다.
이제 가팔라진 길로 산을 오른다. 쉼터 정자가 설치된 곳에 도착하자 정상 1.5Km란 푯말이 나타난다.(11:05) 계속하여 쉬지 않고 길을 재촉해 수왕사 바로 아래 쉼터에 이른다.(11:17) 쉼터에서 산길은 오른쪽으로 나있다. 곧이어 해발 620m인 능선에 올라서자 정상 0.8km, 중인리 계곡 2.8Km, 버스종점 2.2Km, 구이상학 3Km란 푯말이 서있다.(11:21) 이제 유순한 능선을 타고 9분쯤 더 올라서니 해발 670m, 정상 0.5Km란 푯말이 나타난다.
이어 15분쯤 더올라가 정상에 설치된 K.B.S 송신소 옥상에 올라선다.(11:45) 정상은 30년 동안 등산인들의 출입이 불가능 했으나 2008년 봄부터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송신소 건물 옥상만으로 한정돼 있고 시간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정상에선 환상의 조망이 열렸다. 먼저 북쪽으로 동양 최대의 절터를 품에 안은 익산의 미륵산이 보인다. 전주시가지는 발아래 펼쳐지고 그 뒤로 계룡산이 가물거린다. 시계 바늘 방향으로 대둔산이 흐릿하고 안수산 서방산 위봉산 원등산은 뚜렷하다. 금남정맥의 맹주 운장산은 웅장한 산악미를 뽐내고 특히 서봉이 뾰족하게 솟아있어 눈길을 끈다. 연석산 구봉산 만덕산이 시야에 선명하고 덕유산-남덕유산 산줄기가 흐릿하게 조망된다. 하지만 남쪽과 서쪽의 산들은 잘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10여분쯤 조망의 즐거움을 누린 다음 송신소 문을 나서 내리막길로 조금 내려서니 송신소를 우회하는 길이 왼쪽으로 나타난다.
정상을 사면 길로 우회하여 가파른 길을 치고 올라 송신소 옆 주능선에 닿아 조금 더 진행하니 헬기장으로 돼있는 남봉(775m)이다.(12:15) 전망이 빼어난 남봉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구이 3Km란 푯말이 가리키는 하산 길은 곤두박질하는 듯한 급경사 내리막길이라 이곳으로 산을 오른다면 힘깨나 들 것 같다. 대부분 급경사인 내리막길로 한동안 내려서니 주차장 2.2Km란 푯말과 함께 왼쪽으로 대원사 가는 길도 나타난다.(12:35)
능선을 타고 똑바로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길로 5분쯤 올라가 590봉에 닿으니 주차장 2Km란 푯말이 서있다.(12:40) 이어 급경사 길로 7분쯤 내려서니 전망테크가 설치된 전망대다. 구이 주차장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서 잠시 조망을 즐긴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나아가는 길 역시 급경사 내리막이 계속되고 나무 계단 길도 수시로 나타난다. 급경사에다 눈길이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얼마 후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아마 전주 김씨 시조 묘로 진행하는 길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똑바로 진행하여 얼마쯤 내려서니 왼쪽으로 좁은 길이 보이고 김씨 시조 묘 0.8Km란 푯말이 나타난다. 여전히 능선을 따라 똑바로 내려가 널찍한 자연관찰 로로 내려서고 왼쪽으로 진행해 금방 산행을 시작한 차도에 닿아 눈꽃 산행이 마감됐다.(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