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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2코스-2(20210123)
봉래산 둘레길-해돋이전망대 청학마루-봉래산 덱 전망대-봉래산 정상-
해련사 입구-와치공원-와치종합사회복지관-영도어울림문화공원-
영도놀이마루-중리초등학교-영도 중앙교회입구 사거리-현대블루핸즈-
중리 맛집거리-영도해녀 문화전시관 입구
*잘못 걸은 거리
영도 중앙교회 입구 사거리(절영로·와치로 교차로)-동삼교회 앞 삼거리-
동삼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에일린의 뜰’ 아파트 공사지)-
'노르웨이숲 비치' 아파트-해양대 삼거리-동삼동 패총전시관-국립 해양대학교-
국립 부산해사고등학교-한국 해양과학기술원 입구-아미르공원-
영도 중앙교회 입구 사거리(절영로·와치로 교차로)
1.봉래산 봉황을 만나서 絶影馬처럼 달리다
(1부에서 이어짐)
세상의 모든 길은 그 길을 처음 걸을 때 가장 새롭게 발견의 기쁨을 주는 듯하다. 봉래산 둘레길 또한 마찬가지다. 보이는 모든 것이 새롭게 가슴에 파고들며 새로운 눈뜸을 일깨운다. 해돋이전망대 포토존 조형물 앞 백매는 벌써 흰 매화꽃을 틔웠다. 봄비 같은 겨울비를 맞으며 봄의 기지개를 켜고 꽃망울을 펼친 백매 앞에서 시련이나 고통은 얼씬거릴 수 없다.
봉래산 세 곳에서 조망을 즐기며 황홀했다.
1.봉래산 둘레길 해돋이전망대 청학마루
2.봉래산 중턱의 덱(deck) 전망대
3.봉래산 정상의 덱(deck) 전망대
이 세 곳에서의 전망은 모두 황홀하지만 역시 봉래산 정상에서의 조망이 으뜸이다. 부산 지역을 몇 차례 걸었기에 그 지명과 산명들을 짚어가면서 풍경을 조망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그러다가 아름다운 풍경에 함빡 빠져들어 몰아지경이 되었다.
끊임없이 눈에 들어오는 아치산의 조도(朝島)의 유래가 궁금했다. 아치산은 무슨 뜻일까? 조도(朝島)가 아침의 섬이라는 뜻이니 아치산은 ‘아침의 섬에 솟은 산’이라는 뜻의 ‘아침 산’이 변하여 된 것일까? 또 봉래산에서 내려오면 와치공원과 와치종합사회복지관을 만나고, 와치로를 따라 걷게 된다. 와치? 와치의 뜻이 무엇일까?
영도구의 옛이름은 절영도(絶影島)였다고 한다. 蓬萊山 둘레길 안내도에 영도 지명의 유래가 이렇게 적혀 있다. "삼국시대부터 영도는 국마장(國馬場)으로 유명했는데, 이곳 말들은 그림자(影)가 끊어져(絶) 보일 정도로 빠른 명마로 꼽혔다고 한다. 실제 <삼국사기>에는 신라 성덕왕이 김유신의 공을 치하해 절영마(絶影馬) 한 필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영도는 그림자가 끊어져 보일 정도로 빠른 명마 절영마의 섬 '絶影島'에서 '絶-자'가 빠져 '影島'가 되었다고 한다.
봉래산에서 너무 황홀하여 무아지경에서 헤어나지 못한 탓일까? 변경된 2코스 길을 따라 Kt동삼빌딩 앞쪽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야 하는데, 그대로 직진하여 동삼동 패총전시관-국립 해양대학교-국립 과학해양기술원 입구-아미르공원까지 길을 걸었다.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잠시 혼돈 상태가 되었다. 그때 봉래산 봉황이 날아왔다. 봉황은 혼돈의 다급함에 헐레벌떡 정신을 잃은 길손을 태워 제 자리로 돌려놓았다.
‘봉황은 어디로 떠났는가? 꿈결 같도다. 아, 제대로 돌아왔어.’ 제 자리로 돌아와 정신을 차리고 시간을 체크해 보니 목적지까지 빠듯하게 도착할 것 같았다. 제한 시간을 넘어설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이 되어 뇌까렸다. “안내산악회라면 중요한 길목에는 표지물 하나 정도는 표시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대장의 임무는 무엇일까? 그렇다 하더라도 길을 잘못 걸어간 것은 내 탓이렷다. 함께 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야겠지. 빠르게, 더 빠르게 걷자. 그래야 제 시간에 이를 수 있다.” 나는 절영마(絶影馬)가 되었다. 그림자가 끊어질 정도로 달려 순식간에 영도해녀 문화전시관 입구에 이르렀다.(3부로 이어짐)
2. 걸은 과정
이 이정목을 본 뒤 오른쪽 산비탈길을 따라 올라가 새로이 놓고 있는 아스콘도로 위로 올라섰다. 그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오르면 전망덱이 설치되어 있는 봉래산 정상 오르는 길이 나온다. 전망덱으로 올라가 전망을 즐겼다.
전망덱을 건너 불로초공원의 불로문을 지나 왼쪽으로 틀어 오르면 Kt 봉래산 중계소가, 곧이어 KBS 영도 송신소가 나온다.
"영도구의 옛이름은 절영도(絶影島) "삼국시대부터 영도는 국마장으로 유명했는데, 이곳 말들은 그림자(影)가 끊어져(絶) 보일 정도로 빠른 명마로 꼽혔다고 한다. 실제 <삼국사기>에는 신라 성덕왕이 김유신의 공을 치하해 절영마 한 필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蓬萊山 둘레길 안내도에 영도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였다." '絶影島'에서 '絶-자'가 빠져 '影島'가 되었다.
봉래산(해발395m)은 봉황이 날아드는 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할매바위가 있는 봉래산 정상에 오르면 부산 시내의 멋진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아쉬움은 날씨가 흐려서 풍경을 투명하게 볼 수 없었고 사진기의 기능 저하로 영상도 흐릿하게 나왔다. 봉래산 영도 할매의 전설은 이렇다. 봉래산에는 ‘영도 할매’가 있어 주민들을 평안하게 지켜준다고 전한다. 하지만 주민들이 영도를 떠날 때에는 영도 할매가 심술을 부려서 못살게 한다는 것이다. 영도 할매는 영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하여 영도를 떠나지 못하게 하고 떠나간 사람들의 성공을 가로막는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다.
이제 올라왔던 곳으로 되돌아가 남파랑길을 이어가기 위해 하산한다.
봉래산 둘레길을 돌아나가다가 이 지점으로 올라왔다. 이곳에서 남파랑길은 아래쪽으로 이어지는데, 남파랑길을 벗어나 봉래산 정상에 오른 뒤 다시 이곳으로 내려와 남파랑길을 이어간다. 왕복 30분 정도 걸렸다. 이 길을 포장하여 새롭게 둘레길을 조성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파랑길 표지가 붙은 반가운 이정목을 만난다. 이곳에서, 해돋이전망대에서 이어지는 둘레길과 정상에서 내려오는 둘레길이 만난다. 아마도 해돋이전망대의 둘레길은 이전의 둘레길이고 정상에 이어지는 이 길은 새로이 닦는 둘레길인 것 같다. 이곳으로 왔더라면 봉래산에 오르지 않았을텐데 이 이전의 삼거리에서 산비탈을 올라갔기에 정상에 오를 생각을 했다. 고신대학교 방향으로 진행한다.
목장원 방향의 이정목이 이어지는데 아래 이정목이 있는 곳에서 고신대 방향으로 내려가 와치공원에 이른다.
맞은편에 동삼절영아파트와 제7영도교회가 높이 솟아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지나 Kt동삼빌딩이 나오는 곳에서 오른쪽 중리 방향으로 꺾어야 하는데 이를 놓치고 계속 직진하여 해양박물관 방향으로 내려갔다. 원래의 남파랑코스는 동삼동패총 방향으로 이어졌지만, 감지해변의 공사 때문에 이 사거리에서 중리해변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쪽으로 길을 건너온 탓에 Kt동삼 빌딩을 놓친 것인지 내 부주의 탓인지 아래쪽 사거리를 지나 직진하였다. 나중에 살펴보니, 이 길은 와치로이고 꺾여서 중리해변으로 나가는 길은 절영로이다. 그러니까 와치로와 절영로가 교차하는 곳에서 오른쪽 절영로로 내려가야 새로이 바뀐 남파랑길 2코스를 이어가게 된다. 그러나 주요한 표적물 몇 곳을 분명히 각인하면 이곳에서 길을 놓칠 이유가 없다. 중리초등학교, 동삼절영아파트, 제7영도교회, 이들이 나오면 내려가서 처음 만나는 네거리에서 오른쪽 중리해변 방향으로 꺾어서 가면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부터는 예전의 남파랑길 2코스이고 현재의 수정된 2코스에서는 빠진 길이다. 이곳에서 오른쪽 태종대 방향으로 꺾으면 봉래언덕길에서 만난 '에일린의 뜰' 아파트 이름을 또 만난다.
동삼교회 앞 삼거리에서 태종대 방향으로 길을 꺾으면 건너편은 주택재개발 사업지. 아이에스건설사의 '에일린의 뜰'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근대사의 중심에 부산이 있음을 증거하는 사진을 복사하여 가림막에 전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진이어서 몇 장 제시한다.
예전의 남파랑길 2코스는 패총유적지 앞으로 이어지는 것임을 지금에야 알았다. 태종대 방향이 아니라고 누차에 걸쳐 들었기에 이 방향과 반대 방향의 한국 해양대학교 쪽으로 들어가다가 시력이 좋지 않은 탓에 갈맷길 붉은 표지가 남파랑길 표지로 알고서 동쪽 방향으로 진행했다.
한국 해양대학교와 국립 부산 해사고등학교를 지나 해양로를 따라 동쪽으로 쭈욱 나갔다.
이곳에서 무언가 잘못된 것을 알고 산악회 대장한테 전화를 걸었으나 신통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오직 Kt 동삼빌딩과 중리 바닷가만을 되풀이한다. 갑자기 모든 방향 감각이 까맣게 돼 버렸다. 정신을 수습하여 길을 가는 한 분에게 Kt 동삼빌딩을 물었으나 모르겠다고 떠난다. 다시 한 젊은이에게 길을 물었더니, 스마트폰 지도를 펼쳐 알아보고는 맞은편 고개로 가로질러 올라가서 벽산비치아파트 있는 지역에서 다시 알아보라고 친절한 답변을 준다. 그는 봉래산에서 날아온 봉황이었다. 봉황을 타고 길을 올바로 찾았다. 꿈결 속 일이었다. 그날 나를 구해준 봉래산 봉황 같은 젊은이에게 지금도 감사하며 앞길에 큰 서광이 빛나길 바란다.
아미르공원을 끝으로 공원 맞은편 해양로를 횡단하여 동삼동 방향의 언덕길을 거의 뛰다시피 올라갔다. 길을 가는 아주머니에게 벽산비치아파트를 물으니 곧바로 위치를 확인해 주지만, Kt동삼빌딩의 현 위치는 모르고 예전에는 이곳이었다는 답변을 들려준다. 마음이 급하다. 고갯길을 올라가는 마음은 제한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지 불안감이 가득히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