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 : 2020년 9월 13일 연중 제24주일 '가톨릭마산' 소개 / 산청성당 홍예성바울라님의 글을 쓰기파일로 올립니다.]
♥「순교정신으로 선교한 산청성당」
□ 산청성당은 1966년 9월 20일 마산교구 김수환 스테파노 초대 교구장의 주례로 봉헌식이 거행되었다. 그날에 맞추어 김대건 안드레아와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순교자를 본당주보로 모시는 한국순교복자성당으로 출범하였다. 병인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여서 순교기념성당으로 지정되는 행운을 얻었다. 병인순교와 관련 증거로 제대 받침대에 순교의 상징인 칼과 승리의 월계수 잎을 앞과 뒤에 장식하였다. 본당기에도 이 칼과 월계수 잎을 새겼다.
성전 안에 들어서면 동쪽 창으로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기둥 하나로 높은 천정을 받치게 세워져 거룩함을 느끼게 된다. 설계자는 안 알빈 신부로 추정된다.*
* 알빈 신부와 함께 활동했던 왜관분도수도회 이규단 니꼴라오 수사 증언
1970년 본당에 처음 생긴 순교자의 모후 쁘레시디움이 본당 선교의 주축을 이루어 왔다. 1983년 설립된 순교자의 모후 꾸리아는 2014년 마산레지아의 우수 꾸리아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단원수는 주일미사 참례자의 반이 넘는다.
□ 평신도의 순교정신으로 이루어진 산청지역 선교
1945년 광복이 되자 일본에서 이필용 도미니코· 민경남 수산나 부부와 가족이 고향 차황면 실매리로 귀국한다. 대대로 유교를 숭상하는 친지들과 어울리지 못하여 마을 외딴 곳에 터전을 잡고 조카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선교를 하였다. 소에게 풀을 먹이기 위해 산을 넘어 오는 마을 아이들에게도 교리지도를 하여 1950년 4월 8일 함양성당에서 산청군에서는 최초로 7명이 영세하였고 이렇게 1951년 실매공소가 설립되었다.
1951년 야전병원에서 영세한 정태조 파비아노는 상이군인으로 제대하여 고향 산청읍으로 돌아온다. 먼 거리의 함양성당을 박종천과 함께 걸어 다니며 공소설립의 꿈을 키워나갔다. 함양성당에서 지원하는 구호물품에 힘입어 예비신자가 늘어나 1955년 첫 영세자 4명이 탄생하여 산청공소가 세워진다. 그 외 지역도 헌신적인 신자들의 열성으로 산청 남부지역에 7개 북부지역에는 6개 총13개의 공소가 세워졌다. 이후 부산교구장의 1군 1본당 설립이라는 사목방침 일환으로 산청공소는 1965년 12월 20일 군내 13개 공소를 관할하는 본당으로 승격되었다. 마산교구 설정 1년 전이었다.
□ 공소와 하나 되고, 귀촌으로 젊어지는 본당
공소 교우들이 교통이 불편하여 대축일에만 본당 미사에 참여하자 본당 사목위원들이 공소를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방문하여 사목회의를 열었다. 2004년부터 공소 교우와의 친교와 화합을 위해 매월 셋째 주일에는 전 공소 교우들이 본당 미사에 참례하고 미사 후에는 점심을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한옥보존 마을에 위치한 단계공소는 2006년 한옥으로 지어 특징 있는 공소 건물로 다시 태어났으며, 2007년에는 허물어져가는 상중공소를 다시 지었다.
지리산 자락 시천면 삼장면에 귀촌교우들이 늘어나면서 공소설립의 염원이 10년간 지속되어 오다, 2012년 교우 가정집을 손질하여 덕산공소가 세워졌다. 2014년 새로운 부지를 마련하고 2018년 8월 공소건물을 완공하여 교구장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 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신안면 갈전리 예성빌라에 거주하는 수도자적인 삶을 영위하는 평신도로 이루어진 예성공소가 2015년 3월 29일 설립되었다.
2000년 이후부터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교우들이 사람을 품는 지리산 자락 산청으로 전입하기 시작한다. 2010년까지 5개의 소공동체가 활동하였으나 차츰 귀촌교우들로 구성되는 소공동체가 늘어나서 지금은 10개의 소공동체가 활기차게 운영되고 있다. 기존 산청읍을 중심으로 몇 분만 평일미사에 참여해 왔지만 현재는 평일미사 인원이 대폭 늘어나고 받은 달란트를 이웃과 지역에 나누며 산청본당이 활기를 띠고 있다.
□ 간직하고 싶은 기억들
초창기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성목요일에 순교자의 모후 쁘레시디움만 수난감실 성체조배로 밤을 새울 때, 성심원 프란치스코회에서 본당사목을 도우던 이태리 출신 민 디에고 신부가 커피를 한 주전자 끓여 왔다. 커피가 귀한 시절이라 너도나도 무척 맛있게 나누어 마시고 3일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또 옛날 어르신들은 화장실 갈 때 다칠까봐 성수를 곳곳에 뿌리면서 기도했는데, 이 이야기가 잘못 전해져 “새로 오신 신부님께서 가정방문 오시면 화장실 청소 검사까지 하신단다.”라고 소문이 퍼지고, 교우들이 놀라서 다들 구석구석까지 청소했다는 에피소드도 떠돌았다.
본당설립 50주년을 맞이하면서 2015년에는 개인과 공동체의 신앙을 되돌아보는 내적쇄신을 위해 일 년 내내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여덟 분의 역대사제 초청특강을 했고, 전신자 대상 성경 읽기와 쓰기, 다문화가정 돕기 사랑나눔바자회, 작은 음악회, 성경가훈 전시회도 열었다. 산청에서 열린 한국순교자 현양 칸타타 앵콜공연에는 본당 성가대가 전원 참석했다. 9월 19일 기념미사와 58명 견진성사가 교구장 안명옥 주교 집전으로 거행되었다. 특히 성당 앞 즐비한 가게 주인들이 처음으로 신자가 아닌데도 물적 빨랑까를 들고 축하행사에 참여하였다. 그동안 본당에서 열린 마음으로 이웃과 친교를 이루었고, 늘 성당 문을 활짝 열어 주차장으로 이용하게 내어준 때문이다, 이듬해 『산청본당50년사』를 출간하여 신앙선조들의 순교정신을 기록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 2019년 11월 17일
첫댓글 읽기 쉽게 전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순교정신으로 충만된 원고 쓰신다고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