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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문학회
 
 
 
카페 게시글
수필,칼럼 스크랩 졸업식 뒤풀이
서당봉 추천 0 조회 53 12.02.02 10:08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2012년 2월 2일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

 

졸업식 뒤풀이


김철모 / 시인


벌써 2월이니 조금 있으면 여기저기에서 각 학교마다 졸업식과 학위수여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데 즐거워야 할 졸업식을 앞둔 우리의 분위기는 다들 긴장 하는 듯 하다. 그것은 졸업식이후 이어질 중, 고등학생들의 ‘뒤풀이’가 장난의 도를 넘어 가히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옷을 강제로 찢거나 벗기어 알몸이 되게 하거나 알몸상태로 단체 기합이나 시내를 활보하게 하는가 하면, 신체에 밀가루를 뿌리거나 달걀을 던지는 등 예전의 졸업식 광경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런 광경 등을 휴대폰이나 카메라로 촬영하여 인터넷 등에 유포하므로써 또 다른 사회문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연관지어 졸업식장에서 벌어지는 폭력적‘뒤풀이’를 강력 단속하겠다는 것이 경찰 등 관계기관의 방침이어서 축하의 장이 되어야할 졸업식장이 경찰의 힘을 빌어서 살벌한 행사장으로 변질시키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런 요즘 현상을 보면서 필자의 지난 졸업식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단순하고 무색무취였던 것 같다. 시골지역이어서 더욱 그렀겠지만 두루마리 졸업장통과 작은 꽃다발 하나면 최대 선물이었고 달랑 흑백 졸업사진 한 장이 전부였다. 여기에 유일한 희망이 짜장면  한 그릇 먹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식 때는 꿈에도 상상조차 못했고 읍내로 나온 고등학교 졸업식 때 처음 경험했으니 얼마나 건전하였는가. 또한 요즘 회자되고 있는 졸업식 뒤풀이는 당시 잘 해봤자 머리 굵은 몇몇이 교모에 구멍 내는 정도였으니 요즘 뒤풀이에 비하면 조족지혈인 듯 하다.

사실 졸업은 마지막이고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작이다.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상급학교가 기다리고 있고 장래를 위해 또 다시 학업을 시작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그동안 억매였던 자신을 갇혔던 몸에서 해방이라도 된 사람처럼 요란을 떠는 것은 어찌 보면 이렇게 되기까지 그동안 공부라는 울타리 속에 가두어 놓고 잠시도 그 곳을 벗어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생각하는 부모들과 사회적 분위기가 ‘졸업식 날 뒤풀이’로 변형되어 나오도록 한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따라서 오늘날 이런 문제를 아이들 탓으로만 치부하기보다는 이제라도 또 다른 분출 통로를 만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퍽이나 다행스런 일은 일부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축제 같은 졸업식’을 만들겠다는 시도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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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2.02 11:48

    첫댓글 졸업식날을 떠올리게하는
    글 잘읽었습니다.

  • 작성자 12.02.02 13:19

    우리 때는 조용했는데 요즘은 오애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 12.02.15 11:29

    하여튼 질풍노도의 시기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

  • 작성자 12.02.21 20:58

    옛날은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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