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자동차' 등 기발한 상징 빛나는 3집
3집 역시 '자유'정신의 흐름을 타고 있다. 2집에서는 환경을 주제로 한 곡을 타이틀로 내세움으로써 무언가를 얘기하려 했다면 3집은 다시 솔직한 자기 고백과 소소하지만 소중한 사랑의 감정에 치중했다.
3집의 1면 타이틀은 '아주 오래된 연인들'. 공일오비의 새 객원가수 김태우가 불렀다. 6개월 정도 사귄 연인들이 서로 신선감을 잃고 타성에 젖어가는 것을 노래했다. 하우스 뮤직(간단히 가볍게 흥얼거리면서 춤출 수 있게 만든 곡)계열로 터프한 느낌을 준다.
'우리 이렇게 스쳐보내면'과 '5월 12일'은 서로 헤어진 연인이 우연히 만나게 된 날, 겪게 되는 감정의 파동을 노래했다. '우리~'는 윤종신과 박선주가 듀엣으로 불렀고 '5월 12일'은 속지에도 적혀 있듯이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어디에선가 살고 있는 옛애인을 처음 만난 날의 기억을 되살려 씌어진 곡. 백코러스로 노래잘하는 장필순과 신윤미가 참가했는데 무반주 코러스가 특징.
'처음에는 반주있는 코러스였는데 녹음 과정에서 기사아저씨가 둘의 코러스가 너무 좋으니 무반주로 하자고 해서 공일오비 전원의 찬성으로 무반주 코러스가 되었습니다.'
베이시스트 조형곤의 말이다.
1면 세번째 곡이 '다음 세상을 기약하며'. 라디오 효과음악처럼 장호일의 나레이션이 깔리고 군복무를 준비하고 있는 이장우가 노래한다. '무거워져만 가는 삶의 그늘에 잠못 이루지만 그래도 죽는날까지 너를 절대로 잊을 순 없을 거야'는 비장할 정도의 가사가 하우스 리듬에 실려 있다.
'좀 궁상맞죠? 그렇지만 사나이의 사랑이란 원래 첫사람을 못잊는 법이거든요.'
솔직하고 꾸밈없는 가사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는 정석원의 곡해석이다.
4번째곡이 재미있는 제목의 '수필과 자동차'. 나이가 들고 철이 들어갈수록 인생에서 진짜 큰 것을 잃고 눈앞에 있는 작은 것에만 연연하게 되는 현실을 노래했다. 대개의 가사가 A-B-C의 전개형태로 C부분에 결론을 내리는 것과는 달리 '수필'로 상징되는 순수와 '자동차'로 상징되는 현실적 이익을 곧바로 대비시킴으로써 듣는 사람들에게 결론을 내리도록 유도했다. 이 곡은 객원가수 전원과 공일오비 멤버 전원이 함께 불렀다. 2집의 '이젠 안녕'처럼 화음에 신경을 쓴 곡이나 '이젠 안녕'과는 다른 레게풍(참고로 레게풍-Reggae이란 60년대 자메이카에서 일어난 음악으로 강한 리듬을 가졌다.)의 음악이다.
첫댓글 5월12일이라는 노래는 저에게도 의미가 있는 노래입니다. 저의 생일이걸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