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산업공동화의 요인과 대책

[대표자]

산업공동화의 요인과 대책

공동화는 제조업에서도 나오고 금융산업에게도 적용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동화라는 개념은 「규제의 존재와 세제의 상위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해, 자기나라에서 당연히 행해져야 할 활동과 기능이 해외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정의될 수 있겠다.
다시 말하면 공동화는 국제화의 결과 일어나는 것으로서, 자기나라에서 해야 될 경제활동이나 기능이 해외시장에 의해 대체되어서 나타난다. 또 그러한 국내산업 쇠퇴의 원인은 기술혁신이나 자연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각종의 규제나 세금제도처럼 인위적 요인에서 찾아야 한다.
물론 이와 같은 공동화는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날 게 아니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는 진작부터 나타났던 현상이다. 미국제조업의 경우 해외생산의 비율은 벌써 27%나 되고, 일본은 9% 수준이다. 일본이라도 자동차산업은 14%, 전기전자산업은 11%, 오디오-비디오부품산업은 51%에 이르는 등 분야별로 차이가 심하다. 이런 제품들일수록 해외생산비율만 높은 게 아니라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경우가 많다.
또한 금융산업에서도 산업공동화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국내증권거래소보다 오히려 외국증권거래소가 국내유가증권거래에 더 많이 활용되고, 국내주요기업들의 금융활동이 외국금융기관을 통해 국내주요기업들의 금융활동이 외국금융기관을 통해 이뤄지는 사례가 자주 발생되는 게 선진국들의 경험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보다 산업공동화의 부작용이 더 심각할만한 특징이 몇 개 있다.
첫째는 대기업조차 기껏해야 조립단계에서만 세계적 규모를 갖추고 있으면서 대량생산방식■규모의 이익에 매달리고 있는 까닭에 그 전 단계인 부품산업이나 소재개발■기술과 디자인개발 등 부가가치 높은 경제활동이 더욱 부실해질 위험이 큰 것이다. 선진국들은 해외에 생산기지를 옮겨가더라도 자국내에 설계나 디자인■고기능소재개발■핵심부품공급을 통해 해외의 생산기지를 계속 컨트롤하면서 고부가가치를 지속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부가가치산업의 기반축소를 통해 산업구조고도화가 정체되는 게 매우 큰 손실항목이 될 것이다. 「네트워크의 경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이루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둘째는 미래의 고용불안이 주로 과거 우리경제발전에 공로가 컸던 중■장년층에 집중되고, 노동집약산업의 비중이 선진국보다 더 크기 때문에 같은 분량의 산업空洞化가 사회에 주는 충격은 선진국보다 클 것이다. 더욱이 남북한 대치상황임을 고려할 때 평화공존의 분위기에 싸여있는 선진국들보다는 훨씬 낮은 실업율속에서도 사회는 불안정해 질 수 있다.
셋째는 미래의 재정악화이다. 사회간접자본이나 생활복지향상, 기초과학투자■교육문제해결 등 막대한 재정소요는 있는데 큰 몫의 세금을 낼만한 국제규모의 성장산업조차해외로 나가게 되면 무슨 재원으로 핑크빛 경제계획을 실현시킨 수 있을까?
넷째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외화벌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제조업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낮아지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게 산업공동화이므로 미래의 외채누적을 예고하는 의미도 갖는다.
그렇다고 산업공동화현상이 마냥 나쁜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개별기업들이 국내시장을 고집하면서 국제경쟁력이 약화되면 결국 전체 국민들이 부담을 해서 해결책을 찾아주는 방식이 채택될 위험을 사전에 피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또 국내에서 지나치게 높은 임금이나 금리를 빨리 낮추는 압력을 가하는 자연스런 치료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특히 재벌들의 경우는 국내에서 지나치다고 우려하는 영향력 (경제력집중)을 희석시키는 의미도 지닌다.
한편 우리나라가 당장 산업공동화로 진입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다라는 얘기일 뿐이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능성이 높아짐을 지적하고 싶을 따름이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보다 3～6배 많은 해외투자는 국내여건과 비교가 안되게 좋은 외국의 투자여건때문이다. 근로의욕, 기업의욕은 쇠퇴하면서 대우개선과 사회복지에 관련된 관심은 하늘을 찌른다. 사회적 효율성은 지극히 낮다.
한마디로 얘기해서 세계화정책이 생산물시장에서 진행되는 속도가 생산요소시장 (예 : 인력시장■자금시장■행정서비스시장)에서 진행되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우리경제의 발전단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공동화의 예방대책을 찾아야 한다. 단기정책으로선 과감하고도 광범위한 규제완화, 세제와 세정, 그리고 금융제도운영의 국제수준화, 가격자유화와 시장의 투명성제고가 필요하고, 중장기대책이라면 국제적 기준에 입각한 산업재배치와 신기술의 개발, 사회복지증진을 경제주체들이 자기책임하에서 일부 담당하도록 만드는 체제구축, 정부와 민간부문의 확실한 역할분담, 기업내의 고용방식변경(예 : 종신고용제, 년공서열제 폐지), 증권시장 기타 금융거래에서 지나친 정부보호를 폐지하는 등 구체적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시장경제의 창달을 뿌리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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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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