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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동안 한바탕 꿈을 꾸고난 듯 합니다.
그것도 행복으로 가득한.......
그 행복의 순간들을 더듬어 3일간의 기억을 적어봅니다.
도반님들께서도 같이 참여한다는 느낌으로 공유할 수 있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10월 15일 금요일
홍할머니가
육신의 고통을 내려놓으셨다는 소식과 함께
호스피스 19기의 많은 분들
- 도반, 정선, 보행거사님 그리고 진여심 일심행 보살님... 들이 임종때까지 호스피스 케어를 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할머니를 케어하던 간호사선생님들 그리고 수많은 봉사자들이 모습들이 떠오르고 동참하지 못한 송구함이 밀려든다)
제주공항으로 나갔다.
제주-청주간 비행기는 만석이어서 못간다는 것을
돌아가신 할머니 때문에 가야한다고 공항직원을 졸라서
겨우 한자리를 얻었다.
21:30분
청주에 도착하고
바로 정토마을에서 시신을 모셔온 초정노인병원을 갔다.
듣던 그대로 홍할머니에겐 육친은 커녕,
그 분의 삶의 자취를 더듬어 줄 지인도 한 분없이...
생시의 모습 그대로인 영정만이...
연오스님, 덕산거사님, 정선거사님이 상을 지키고 있었는데
잠시후 보행, 도반거사님도 합류하였다.
돌아가신 첫날 밤은 19차 교육생 넷이서 상을 지키기로 하고
다른 준비들을 위하여 덕산거사님과 스님은 정토로 가셨다.
넷이서 상 앞에서
할머니를 생각하며 때때로 무상계를 염송하고
생전에 좋아하시던 담배도 부지런히 드리며
그 분과의 짧은 인연이지만,소중한 순간들을 회상하며 밤을 보냈다.
* 10월 16일 토요일
아침과 점심으로 시간이 되면 정토로 가서 교대로 공양을 하고
또 영안실로 오고...
대구에서 새벽같이 해산거산님이 영안실로 달려왔다.
11:00
입관식이 있었다.
석문 스님의 집전으로 정성스럽게 진행되었다.
스님이 진행하는 의식과 함께
대중염불을 모두가 일심으로 염송하면서 참 아름다운 분위기 속에서
입관이 끝났다.
해산 거사님의 세련된 염솜씨 덕에
병원에 근무하시는 분과 함께 입관이 곱게 마무리되었다.
할머니의 모습은
살아생전의 행적을 말해주는 듯 이목구비가 깨끗하며
단아하고 깔끔하였다.
금방 무슨 말을 할 것만 같은 표정으로...
비록 조의금을 들고 찾아오는 그 흔한 조문객은 없었지만,
그 분을 위해 곡을 해주는 한 사람의 육친도 없었지만,
삶이 무엇이며
죽음은 무었인지를
할머니는 이미 침묵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간호사실의 마니주선생님이
호스피스 과정에서 홍할머니와 약속을 꼭지켜야 한다면
상주로 나섰다.
하얀 소복차림의 마니주 선생님의 모습은
왠지 성스럽기까지 하였다.
그 분의 깊고 넓은 마음의 표현임을 알 수 있었다.
15:00
양수리에서 열리는 카페모임에 참가하기 위해서
연오스님 그리고 해산거사님을 제외한 19기 넷이서 병원을 떠났다.
상주인 마니주선생님 그리고 해사거사님은 돌아올 때까지 영안실을 지키고 있었다.
24:00
양수리 모임을 마치고
일행들과 함께 능행스님이 영안실에 오셨다.
태국 호스피스 참관을 마치고
양수리 행사를 주재하고 돌아오신 스님은 피곤이 역력하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게 보이는 스님이 할머님 영정앞에서
그간의 소회를 나누신다.
행복한 홍할머니 극락왕생하시라고 함께 기도를 드리고
옴 아미데와슈릿
대중염불이며 장엄염불을 오랜시간 진행하시고....
* 10월 17일 일요일
06:00
능행스님 연오스님 현수스님이 집전으로
발인제를 미치고
06:30
할머니가 실린 장의차는 멀리 제천화장장을 향했다.
그런데...
수속을 위해 제천 시청 민원실에 들렀는데
제천화장장은 오늘 에약된 건이 많아서 오늘 낮에 화장하기가 힘든다고 한다.
연오스님을 비롯한 일행은
안절부절한다.
일행은 민원실 창구에서 거의 읍소에 가까운 부탁을 한 끝에
원주화장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배려를 받았다.
9시 30분
할머니의 화장이 시작되었다.
현수스님의 집전으로 화장의식을 치러지고
활활타던 불길이 잦아들고
11시 30분경 화장이 끝았다.
할머니는 한 줌의 재가 되어 우리 앞에 왔다.
마니주 선생님의 품안에 정성스럽 안겨진 유골은
그 동안 살았던 정토마을로 말없이 돌아왔다.
가신 분은 말이 없으시다.
하지만, 우린 많은 것을 들었다.
호스피스 환자 한사람이 오고 감엔
정말로 수많은 분들의 손길이 닿아있다고 ...
이 세상
결코 혼자사는 곳이 아니며
늘 은혜를 입으며 그리고 주며
살아가는 곳이라고...
이렇게 꿈만 같은 행복한 삼일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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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순 할머니!
부디 극락정토에
태어나시길 발원합니다.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시아본사 아미타불
첫댓글 홍할머니 너무 행복하셨을것 같아요..부디 극락왕생하시길 기도드립니다..()...♥지산님!!!고생두 마니 하시구 좋은일도 두루두루 마니하고 오셨네요....바람이 마니 불어요..감기조심하시구 좋은일만 가득하시기를...()...
교육으로 끝나는 호스피스가 아닌 실천하는 경지에 다다른걸 보니 목탁소리에 또한분의 도사가 출현하셨네요. 삼일간의 기나긴 여정 수고 많았습니다. 쉽지않은 일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모습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진정한 호스피스 부럽습니다.
홍할머님!!!! 왕생극락 하소서.....지산님! 삼일간의 여정을 마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호스피스가 교육이 아닌 실천행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시는 지산님의 그 모습!!! 참으로 존경합니다.
호스피스교육 후 몸소 즐거운 마음으로 실천하시는 지산님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우리가 본 받아동참해야 야 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진정한 목탁소리의 사랑과 봉사의 전도사는 지산님이고 말고요.....홍할머니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면서______ _()_
진정한 ~전도사~운운 하는것 하고는 전 거리가 약간 멉니다. 여러분들의 찬사를 받을 자격도 의심스러습니다. 그저 배우고 익히면서 나의 죽음을 미리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싶은거지요. 잘 죽는게 잘 사는 것이니깐요~ 이런 일을 목탁소리 도반님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