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인체의 기둥으로 가장 중요한 신체 기관이다. 그만큼 관리가 중요하며 정확한 지식이 필요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이 허다하다. 흔히 사람들은 “허리디스크는 반드시 수술이 필요 하다”, “허리 아픈데는 온찜질이 좋다”고 알고 있지만 정작 전문의들의 말은 다르다. 쓸데없는 오해로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에서 잘못 알려진 허리 건강 상식을 알아본다.
1. 허리디스크는 꼭 수술을 해야 한다?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탈출되어 신경을 자극하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은 아무리 통증이 심해도 발병 즉시 수술은 삼가야 한다. 허리디스크 환자의 75~80%는 2~3주, 길어도 한 두 달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급성 통증이 아니고 만성인 경우에도 안정 및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6개월 정도 기다리면서 안정 및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증상이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지거나, 다리 쪽의 마비 증상이 전혀 움직일 수 없다면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탈출된 디스크가 아주 크거나, 척추관(척추신경이 지나는 통로)까지 침범해 척추관협착증을 동반하는 경우는 정밀 검사를 통해 수술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 허리 아플 땐 허리를‘지지는’온열찜질이 최고다?
한국 사람들은 사우나나 반신욕 등 온찜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실제는 허리나 관절 등 부상을 입어 근육통이 생기면 냉찜질부터 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급성 요통이 발생하면 허리 주변의 인대나 근육에 염증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지혈과 부종 억제가 가장 중요하다. 냉찜질은 혈관을 축소시켜주기 때문에 지혈 효과가 탁월하다. 반대로 혈관 확장 효과가 있는 온찜질은 혈액 순환이 빨라져 지혈이 잘 안되며 오히려 활발한 대사로 인해 부종이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부상 초기에는 냉찜질을 먼저 해줘야 한다. 급성 증상이 완화된다면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냉찜질과 온찜질 중 아무거나 선택해도 무방하다. 한편, 쉽게 출혈이 되는 질환을 가진 사람은 온찜질을 피해야 하며 낮은 온도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손 끝이 동상에 걸린 것처럼 차가운 느낌이 드는 레이노증후군, 혈관염 등이 있는 사람들은 냉찜질을 피해야 한다. 극한 더위에 오래 노출돼 일사병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에도 냉찜질을 금해야 한다. 자칫 혈관을 수축하게 해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3. 50대 어깨 통증은 오십견이다?
50대 중년들이 어깨 부위가 아프다고 모두 ‘오십견’이라고 하는 것은 편견이다. 오십견은 실제로 오십견인 줄 알고 병원을 찾은 환자 중 70%정도는 회전근개 파열이나, 목디스크로 진단될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흔히 50대에 빈발한다고 하지만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문제는 환자들이 ‘어깨근육파열' 등의 질환을 흔한 병인 오십견으로 오인해서 가볍게 여기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어깨 관절막의 노화현상으로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오십견(유착성 관절 낭염)은 어깨 관절의 움직임이 모든 방향으로 제한돼있는 반면 어깨근육파열 환자는 어깨 위쪽으로 팔을 움직이는 것만 제한될 뿐이다. 또 목 디스크는 어깨를 머리 위로 치켜들었을 때 목의 통증이 약화된 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진찰하지 않으면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4. 관절염 환자는 달리기를 삼가는 것이 좋다?
아주 심각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벼운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 달리기가 최고의 운동이다. 관절이 아무리 아프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관절염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달리기는 무릎 관절을 활발하게 움직이게 해주고 혈액 순환도 촉진시켜 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맞는 달리기 방법을 찾는 것이다. 관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체중이다. 다소 부담이 된다고 해도 꾸준히 뛰다 보면 살도 빠지고 관절의 통증이나 불편함도 없어지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신발의 선택. 스피드를 다투지 않는 이상 다소 무겁더라도 쿠션이 좋은 것으로 골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신발은 그만큼 쿠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그대로 무릎 관절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스트레칭 등 준비 운동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며, 무릎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해주는 하체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5. 허리디스크 환자들, 성행위는 독이다?
성행위시 이루어지는 허리 운동이 허리디스크를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키는 경우가 없으므로 두려워하거나 우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정반대로 적당한 성행위를 통한 허리 운동은 허리 근육의 강화에 도움을 주어 요통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의 80~90%는 주로 제 4~5요추, 제 5요추~제1천추 사이에서 발생한다. 반면 성행위와 관계되는 신경은 제 1~2요추 사이의 척수신경 자체, 혹은 제 2, 3, 4 천골 신경 등 디스크가 없는 척추에서 나오는 신경들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발기, 사정, 오르가슴 등과는 전혀 무관하다. 문제는 단지 허리 운동만으로 성행위를 한다고 생각하는 그릇된 성관념이다. 허리가 아파 움직임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허리에 무리가 되지 않는 여러 자세가 있기 때문에 상호간의 배려와 노력만 있다면 허리디스크는 성생활과 결코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다.
6. ‘뼈 주사’는 퇴행성 관절염에 만병통치약이다?
일명 ‘뼈주사’는 정확히 말하면 스테로이드 주사다. 관절의 연골이 닳으면서 이곳에 염증이 생겨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소염제를 투약함으로써 염증반응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소염효과가 강한 것이 바로 스테로이드 제재다. 이런 스테로이드 제재의 효과를 최단시간에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관절 내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관절 주위의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건초염 등에 의한 통증에는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또 근육의 만성적 피로로 인해 목 주위 근육이 뭉치는 근막통증증후군에도 통증 완화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효과를 맹신하고 있다.
그러나 주사할 때 피부의 세균이 관절 내로 침입하여 ‘화농성 관절염’을 일으키거나 힘줄을 약하게 만들어 아예 끊어지는 부작용을 조심해야 한다. 또 소염제 주사는 맞는 횟수가 반복될수록 효과는 감소되고 이에 따라 주사를 맞는 횟수가 늘어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소염제 주사는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킬 뿐 퇴행성관절염 자체를 완치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