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오르는길 주위로는 밤나무가 참 많다. 바닥에는 밤까시와 낙엽으로 인해 푹신푹신해서 걷기가 아주 부드럽다. 하늘은 맑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주는 우리의 대표적인 가을날씨, 우리에게 크나큰 축복임에는 틀림이 없다
산행중 등산객도 한사람 만났고 간혹 등산로 주변에 스테인레스스틸로 만든 등산로 안내판이 서있는걸보면 이구간을 등산하는 사람도 많고 그래서 해당부서에서 는 안내판도 세웠는가 보다.
08시55분에 닿는 인경산 갈림길에서는 우측으로 가야하고 09시25분에 산길네거리를 가로질러 안부를 통과하면 다시 고갯길에 닿게 된다.
성황당 네거리 10시25분
좌우고갯길이 분명한 안부에는 돌무더기도 있고 예전에 있던 큰나무를 누가 옮겨갔는지 나무캔 흔적이 선명하다. 이곳을 지나 낮으막한 능선을 오르는데 등산객 두명이 내려오고 있다
반가워서 인사를 했더니 자기들은 청주 에델바이스에 근무하는 사람들인데 회사 선전용 상품이라며 일회용 우비를 우리에게 나누어준다. 그것도 세 개씩이나....
그것참.....어쨋든 고마운 일이다.
상당산성 11시05분 11시35분
<상당산성 제1문>
내가 보기에 중부지방에서는 가장길고 정비가 잘된성벽같다. 대간이나 정맥을 산행중에 성벽을 가끔 지나게 되는데 이렇게 길고(4.2km) 관리가 잘돼어 있으며 관광객이 많은것도 처음이다.
지도에 명시돼 있는대로 성벽좌측으로 외벽을 따라 내려간다. 조금 가니까 성 외곽으로는 더 이상 갈수가 없고 석문이 있어 성내로 들어가게 되어있다.
군계인 좌측의 능선으로 붙어야 하는데 성안으로 들어가면 그쪽으로는 더 이상 갈수가 없으니 모두모여 숙의를 한다. 등반대장은 오던길을 되돌아가 좌측 군계를 따라 표식기가 붙어있는지 확인하고 돌아왔는데 능선따라 길은 있으나 정맥표식기는 볼수없다한다
그렇다면 일단 산성마을로 내려간 다음 좌측능선으로 붙을 요량으로 계속 동네까지 내려간다. 산성마을은 완전한 관광지다. 엄청난 인파, 무수히 꼬리를 무는 행락차량들.....
우리하고는 전혀 상관없는일이라 부리나케 그곳을 떠나 좌측 포장도로를 따라 멀리 눈앞에 보이는 능선을 바라보고 한정없이 간다. 천문대가 생긴다고 하는 포장도로 끝에서 논길을 건너 사면으로 붙는다.
까시밭을 지나느라 팔뚝에는 피를 철철(약간 과장된 표현) 흘리며, 땀은 범벅이 되 가지구 봉우리에 올라서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 12시30분 13시35분
배낭을 푸는데 각 배낭에서 최소 가양주 한병씩은 나온다. 복숭아술,포도주,솔잎술,오가피주, 이름모를술 등등... 라면을 끓일려고 버너도 꺼내고....
이제 길을 찾았으니 퍼지게(?) 앉아서 중식을 즐겨볼 요량이다.
그런데 등반대장이 옆에서 인터넷에 올려진 다른사람의 산행기를 읽고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복사해온 모양이다. 그런데 하는말이 정맥능선은 상당산성 성벽에서 우측으로 가게되어있다고 한다
어찌되었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식사를 마친다음 모두 둘러앉아 지도를 펴놓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러면 어떻게 할것인지를 두고 숙의를 한다.
먼저, 이렇게 된 이유는 정맥능선 마루금을 그을때 등산로가 분명히 있음직한 좌측의 군경계를 따라 계획선을 그었기 때문에 그리되었다.
그건 그렇고... 그러면 어떻게 할것인가?
현위치에서 능선따라 조금만 내려가 512번 지방도를 건너면 바로 404봉이 나오고 조금 내려가면 오늘의 종착지인 수레너미고개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는 없는일, 우리는 정맥꾼들이 아닌가....그렇게 되면 우회가 아니라 노선이탈이 되는셈이다. 다시 상당산성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정을 본다음 산성의 처음 도착지점으로 회항한다
다시 상당산성 14시00분
<성 위의 등산로>
산성에서 사진찍고, 길찾느라 왔다갔다한 시간, 점심식사시간 등을 빼고도 1시간30분 소비했다. 덕분에 예정에 없던 정맥능선에서 벗어나있는 산성마을 관광단지
구경한번 잘했고......
성터위의 산책로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간다. 밑에서 무수히 많은 관광객이 올라오고 있다. 성터위 산책로를 약간 벗어나 성터와 나란히 나있는 숲속길은 시원하기도 하고, 가끔가다가 파란 산죽밭도 있는게 운치 또한 좋다.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관리가 잘된 산성문앞에서는 단체사진도 찍고....
넉넉한 시간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는 여유를 준다.
석문 14시50분
성터위 산책로를 따라 한참 내려가다보면 넓은공터에 쉼터가 마련되어있고 성밖으로 나가는 조그만 석문이 있다. 그곳을 통과해서 성밖으로 나가야지 그대로 성터를 따라 내려가면 우리가 아까 내려갔던 산성마을이 다시 나오게 된다
즉 산성은 거의 원형으로 이루어저있고 산성 맨끝에 산성마을 관광단지가 있는 셈이다.
산성을 벗어나 능선을 조금 따르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직진능선길이 넓고 좋으나 좌측으로 사면 비슷한길을 따라내려가야 한다. 우측멀리에는 청주동물원이 보이고
전방으로는 송신탑이 보인다.
산성고개 15시10분
산성고개는 청주시와 청원군 낭성면을 연결하는 512번 지방도에 있는 고개로, 행락철에다가 이근방에 상당산성 등의 유원지가 있어서 그런지 행락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지나간다. 왕복2차선 도로를 건너는데도 좌우로 무진장 신경을 써야한다
도로를 가로질러 사면으로 오르면 잘가꾸어진 12기의 합장묘를 지나게 되고 15시30분에 임도를 다시 가로질러 능선위에 올라 전망좋고 시원한곳에 모여앉아 잠시동안의 휴식 및 간식시간을 갖는다.
것대산 봉수대 16시00분
<봉화터>
능선상에 널따란 공터가 있고 작은 첨성대가 세워저있는곳에 닿았다. 안내판을 보니 이곳이 조선시대에 통신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되었던 봉수대가 있었던 장소다. 아마 우리가 전에 지나왔던 한남금북정맥 마이산 봉수대와도 연관이 있음직 하다.
곧이어 안내판에 해발433m 라고 쓰여저있는 패러그라이딩 활공장을 지나게 되는데 주위에 쓰레기가 어찌나 많은지 눈살이 찌프려진다.
설마 맑은 하늘을 좋아하는 패러그라이더들이 버린건 아니겠지?
16시20분에 작은 콘크리트임도(상봉재)를 가로질러 사면위로 오르면 우측 비탈면이 전부 공동묘지다. 지도를 보니 이곳이 청주시 목련공원묘지다.
우측으로 공원묘지를 바라보면서 약10분정도 가면 좌측 숲으로 들어가는길이 있고 나무에 표식기가 많이 붙어있다.
능선을 내려서면 임도를 지나게 되고 곧 404봉이다. 좌우에서 자동차 소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수레너미 고개 17시00분
선도산을 오르는 길목에 있는 이 고개길은 2차선 포장도로이고 지나는 차량도 상당히 많은데 작년에 발행한 100,000/1 도로지도에는 명기가 되어있지않다
아마 도로가 개설된지 얼마 않된모양이다
* 추후에 다시 조사해본결과 수레너미고개 라고 한곳은 산성고개로 연결된
512번 지방도 상에 있음. 정맥 마루금긋기에서 착오를 이르킨 결과이고
100,000/1지도책에 도로표시가 되어있음
길을 조금 헤메긴 했어도 여유있는 산행계획으로 인하여 관광도 하고 역사의 현장을 두루 돌아볼 수 있는 의미있는 하루가 되었다
첫댓글 글 잘읽고 갑니다.
일기 쓰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사진도 많이 올리셨네요
힘들겠당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