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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교도 영성가들의 계보와 그 저서들
백금산 목사(예수가족교회)
시작하는 말
‘청교도’라는 말이 역사에 등장한 것은 1564년경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영국 역사가들은 일반적으로 청교도들이 주도권을 잡았던 청교도 시대를 1558년(매리 여왕의 죽음과 엘리자베스 여왕의 통치시작)으로부터 약 2000여명의 청교도 목사들이 국교회로부터 추방된 1662년까지로 잡고 있다.
이러한 청교도 시대는 100여명의 뛰어난 목회자 겸 신학자였던 작가들에 의해서 신학적 깊이와 경건한 실천을 겸비한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 책의 시대였다. 이와 같은 풍토 속에서 17세기 영국은 교회 역사상 가장 영적으로 성숙한 청교도라는 걸출한 영적 거인 족들을 우후죽순처럼 배출할 수 있었다.
우리는 한정된 지면에 이러한 청교도 작가들을 모두 다 살펴볼 수는 없기 때문에 대략적인 시대구분에 의해서 그 중에서 걸출했던 청교도들과 그들의 저서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청교도 시대(1558~1662)는 전반부의 엘리자베스 통치시대(1558~1603)와 스튜어트 왕조 통치시대(1603~1662)로 구분하고, 1558년 이전에 활동했던 청교도들을 청교도의 선조들로, 그리고 17세기 이후 18-20까지의 청교도적 전통을 가진 사람들을 청교도의 후예들로 구분하여 청교도들의 계보와 저서들을 살펴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Ⅰ. 연대별로 살펴 본 청교도의 계보
1. 16세기 중반 이전의 청교도의 선구자들
청교도의 초기 선구자들로서는 순교자 존 후퍼(John Hooper, 1495~1555)와 존 브래드포드(John Bradford, 1510~1555)가 있다. 후퍼는 종교개혁자 볼링거와 친분이 깊었으며, 브래드포드는 스트라스부르크의 종교 개혁자 마르틴 부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청교도주의의 기원은 최초로 영어로 성경을 번역한 윌리엄 틴데일(William Tyndale, 1563)에 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실제로 영국 청교도의 뿌리는 대륙의 16세기 종교개혁의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제네바의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2. 16세기 후반 엘리자베스 시대의 청교도 작가들(1558~1603)
정치적인 의미에서의 청교도 시대는 1662년 대추방으로 끝을 맺지만 영적 저술시대로서의 청교도 운동은 1705년 청교도의 마지막 영적 거인이었던 존 호웨가 죽었을 때 끝났다. 이런 의미에서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말까지 약 150여 년 이상 봇물터지듯 청교도 저서들을 쏟아냈던 청교도 작가들의 선조는 리챠드 그린함(Richard Greenham, 1531~1591)으로 꼽힌다. 특히 반세기 이상에 걸쳐서 캠브리지 대학은 그린함형의 수많은 후배들을 길러내는 못자리판 역할을 했다. 이 초기 청교도 저술가들 중에서 가장 걸출한 사람은 윌리엄 퍼킨스(William Perkins, 1558~1602)로서 「황금사슬( The Golden Chain)」을 비롯한 수많은 일련의 대중적인 경건 서적들을 펴냈다. 퍼킨스의 뒤를 따라 많은 작가들이 등장했는데 이 중에서도 리챠드 로저스(Richard Rogers, 존 도드(John Dod, 1550~1645), 헨리 스미스(H두교 Smith, 1560~91)등이 중요한 인물이었다.
3. 17세기 스튜어트 왕조하의 청교도 작가들(1603~1662)
17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청교도 저서들의 황금시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 걸출한 청교도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 존 도네임(John Dowanme, ?~1652)의 「영적 전투」(Christian Warfare), 루이스 베일리(Lewis Bayly)의 「경건의 실천」(Practice of Piety), 다니엘 다이크(Daniel Dyke,?~1614)의 「자기 기만의 비밀 혹은 인간 마음의 속임수에 대한 발견」(Mystery of Self-Deceiving or A Discourse and Discovery or the Deceitfulness of Man's Heart), 존 스미스(1563~1616)의 「에섹스 비둘기」(Essex Dove), 로버트 볼턴(Robert Bolton, 1572~1631)의 「고통받는 양심을 위한 바른 위로 방법」(Instruction for a Right Comforting Afflicted Consciences), 리챠드 십스(Richard Sibbes, 1517~1635)의 「상한 갈대와 꺼져 가는 심지」(Bruised Reed and the Smoking Flax), 제레미아 버로우(Jeremiah Barrough, 1559~1646)의 「은혜의 영의 탁월성(Excellency of a Gracious Spirit)」, 토마스 굳윈(Thomas Goodwin, 1600~1680)의 「연단을 통한 성도의 성정(Trail of a Christian's Growth)」등의 명작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수많은 청교도 작가 군중에서도 군계일학으로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서는 존 오웬(John Owen, 1616~83), 리챠드 백스터(Richard Baxter, 1615~1691), 존 번연(John Bunyan, 1628~88)을 들 수 있다. 존 오웬은 “청교도의 황태자”라 불리 워질 정도로 청교도 신학자 중에서 가장 훌륭한 인물로 평가된다. 따라서 존 오웬의 전집 24권은 영어로 기록된 최고의 신학서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오웬의 대표작으로서는 「죄와 유혹(은성)」,「성령론(여수룬)」,「그리스도의 영광(지평서원)」등이 있으며, 그의 7권으로 된 히브리서 주석은 히브리서 주석중의 가장 걸작으로 꼽힌다. 청교도 중의 가장 다재 다능했던 리챠드 백스터는 청교도 중의 가장 실천적인 작가이자 다작가로서 무려 168권의 저서를 남겼다. 이러한 백스터의 여러 저서 중에서 「성도생활 지침서(Christian Directory)」는 성도의 개인생활, 가정생활, 교회생활, 시민생활의 전 영역을 포괄하는 청교도 실천신학의 최고봉으로 인정된다. 또한 백스터의 유명한 베스트 셀러 3부작으로는 「참된 목자(크리스챤 다이제스트)」, 「성도의 영원한 안식(크리스챤 다이제스트)」「회심(지평서원)」등이 있다. 존 번연은 그의 명작 「천로역정(크리스챤 다이제스트)」으로 후대에 가장 많이 알려진 청교도다. 「천로역정」은 아마도 성경 다음으로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많이 읽힌 책으로서, 성도의 일생을 천국으로 가는 여행으로 비유하는 그의 뛰어난 상상력은 읽는 독자들을 한 순간에 사로잡아버린다. 사실 이 책은 청교도들의 구원관에 대한 목차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등장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성은 바로 성도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
4. 청교도의 후예들(18~20세기)
■ 18세기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와 조지 휫필드(George Whitefield)
18세기는 위대한 부흥의 시기였다. 대서양의 양편에서 즉 영국과 미국에 대 부흥이 임했다. 이러한 부흥시대의 주역으로 영국에서는 조지 휫필드가 그리고 미국에서는 조나단 에드워즈가 크게 쓰임 받았다. 양자는 모두 청교도의 후예였다. 18세기의 가장 위대한 부흥사 휫필드의 설교 속에 담긴 내용이 바로 청교도 정신이었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휫필드를 18세기의 가장 대표적인 청교도 후예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662년 청교도의 대 추방이 시행되면서 청교도의 기세가 꺽인 영국과는 달리 1620년경 유명한 필그림 파더들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후 청교도주의는 미국 땅에서 활짝 꽃이 피어 열매를 맺게 된다. 18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신학자이자 철학자였던 에드워즈는 바로 18세기 미국 ‘청교도주의의 완성자’로서 불려지기도 한다.
■ 19세기 찰스 스펄전(Charles H. Spurgeon)과 존 라일(John C. Ryle)
19세기 영국에서는 기라성 같은 수많은 설교자들이 배출되었다. 이 중에서도 19세기 영국 설교자들을 이끌었던 쌍두마차라 불리는 사람이 비국교도 계열의 찰스 스펄젼과 국교도 계열의 존 라일 이다. 스펄젼은 2000년 교회역사에서 가장 탁월한 설교자로서 “설교의 대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인물로서 스펄젼의 모든 설교의 뿌리가 청교도였다. 스펄젼은 생존시 약 2만 여권의 장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6천권이 바로 청교도들의 저서였다. 스펄젼은 청교도 저서들의 수집광이었고 또한 열렬한 청교도 연구가였다. 그리하여 17세기 청교도 사상이 19세기 스펄젼의 설교로 완전히 꽃피운 것이다. 비록 존 라일은 국교도에 속해 있었지만 존 라일의 설교 또한 청교도 사상으로 흠뻑 젖어 있다. 존 라일의 유명한 「거룩함(Holiness, 은성)」에 대한 책도 바로 청교도 사상에서 발원된 것이다. 따라서 이들 두 사람은 19세기 영국의 청교도 후예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 20세기 로이드 존스(Martyn Lloyd-Jones)와 제임스 팩커(J. I. Packer)
로이드 존스가 생존했을 때, 마지막 청교도라는 타이틀이 19세기 스펄젼으로부터 로이드 존스에게로 넘어갔다. 로이드 존스의 사후 이제 이 타이틀은 현재 생존 중에 있는 제임스 팩커에게로 넘어 갔다. 20세기 복음주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들 가운데 두 사람인 탁월한 설교자 로이드 존스와 뛰어난 신학자 제임스 팩커는 사실 청교도의 가장 신실한 계승자요 후예들이라 할 수 있다. 로이드 존스의 설교와 제임스 팩커의 신학적 근원지가 바로 청교도였던 것이다. 즉 청교도 신학이 존스에게서는 ‘설교’로 팩커에게서는 ‘신학’으로 열매 맺었다. 이 두 사람의 주도적인 역할에 의해서 20세기 후반 1950년에 ‘청교도 대회’가 시작되었고, 이 모임에 의해 20세기 청교도 신학이 다시 꽃피게 되었다. 존스의 「청교도 신앙(생명의 말씀사)」과 팩커의 「청교도 사상(기독교 문서 선교회)」은 청교도에 대한 아주 좋은 안내서인데 이 두 권의 책 속에 담긴 내용이 대부분 바로 이 청교도 대회 때 강의 된 것들이다.
이처럼 16-17세기 청교도 신학은 18-20세기의 걸출한 목회자와 설교자와 부흥사와 신학자들을 통해서 오늘까지도 면면이 이어오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사실 오늘까지도 청교도들의 사상과 저서들은 우리 시대 복음주의의 뿌리이자 밑거름인 것이다.
Ⅱ.청교도 저서들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가?
1. 청교도 원전의 두 광맥
청교도 원전들에 대한 복간 내지 발간은 현재 영국의 배너오브트루스(Banner of Truth)출판사와 미국의 솔리데오글로리아(Soli Deo Gloria)출판사에 의해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전자는 이안 머레이(Iain Murray) 목사에 의해서 1957년에 시작되었고, 후자는 미국의 젊은 목사 돈 키슬러(Don Kistler)에 의해서 1988년에 설립되었다. 청교도 저서에 관심 있는 독자가 청교도 원전을 구하려고 할 때 이 두 출판사는 가히 청교도 원전의 광맥과도 같은 보고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배너오브트루스에서 발간된 청교도 원전들은 10여명의 저자들에 대한 전집과 수많은 단행본이 있다. 전집이 발간된 저자들로서는 존 오웬(John Owen, 16권), 존 플라벨(John Flavel, 6권), 토마스 브룩스( Thomas Brooks, 6권), 존 번연(John Bunyan, 3권), 데이비드 클락슨( David Clarkson, 3권), 리챠드 십스(Richard Sibbs, 7권), 조지 스윈녹(George Swinnock, 3권), 토마스 맨톤(Thomas Manton, 22권),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2권) 등이 있다.
또한 미국의 솔리데오글로리아 출판사에서 발간한 청교도 원전들의 전집으로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리챠드 백스터(Richard Baxter, 4권), 존 호웨(John Howe, 3권), 윌리암 브릿지(William Bridge, 5권), 존 보이스(John Boys), 벤자민 브룩스(Benjamin Brooks, 3권0, 토마스 케이스(Thomas Case), 사무엘 데이비스(Samuel Davies, 3권), 엔드류 그레이(Andrew Gray), 올리버 헤이우드(Oliver Heyood), 에스겔 홉킨스(Ezekiel Hopkins, 3권), 에드워드 폴힐(Edward Polhill), 에드워즈 레이놀즈(Edward Reynolds), 토마스 쉐퍼드(Thomas Shepard, 3권). 이외에도 지금까지 청교도와 직, 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는 약 200여종의 단행본이 발간되어 있다.
2. 국내 번역된 청교도 저서들
청교도들의 저서는 국내에서 주로 청교도 관련 저서들의 발간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흥과 개혁사」, 「청교도 신앙사」, 「지평서원」등과 출판의 한 분야로서 청교도 관련 서적들을 일부 출판하고 있는 「기독교 문서 선교회」, 「생명의 말씀사」등에서 번역 발간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출판사에서 발간한 청교도 관련서적들이 수십 종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독자층이 폭넓게 형성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주로 청교도 저서만을 발간하려고 하는 소형 출판사들은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백화점 식의 종합출판을 지향하는 대형출판사에서 발간되는 청교도 책들은 다른 책들에 묻혀서 그리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아직 국내에서는 청교도 저서들의 출판이 질적인 면에서나 양적인 면에서 부족한 형편이다. 양적인 면에서는 청교도 전문 출판사들의 경제적 뒷받침이 숙제로 남아 있고, 질적인 면에서는 청교도 관련 저서들을 전문적으로 번역할 전문번역가의 양성이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90년 중반 이후부터 한국교회의 젊은 목회자와 신학생 사이에 청교도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증가되고 있는 좋은 징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2000년대의 처음 10년 동안 청교도 저서들에 대한 발간은 점진적으로 늘어갈 것으로 보이며, 청교도에 대한 연구 또한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영적 성숙에 대단히 고무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맺는 말
왜 우리는 오늘 청교도들에게 배워야 하는가? 왜 우리는 청교도들을 읽어야 하는가? 20세기 마지막 청교도로서 40여 년 동안 청교도들을 읽고 연구했던 제임스 팩커의 다음의 말을 귀담아 들어보면 좋을 듯 하다. “나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어떤 시대가 다른 시대에게 주는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고 믿는다. 또한 나는 신약성경 시대가 모든 시대의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생활을 위한 모범을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청교도 시대는 20세기말의 서양 기독교 세계(필자는 21세기를 시작하는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라고 굳게 믿고 있다)를 가르칠 특별한 교훈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출처: 생명나무 쉼터 http://blog.daum.net/7gnak/15716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