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4일부터 5일간 남원 실상사 작은학교에서 열린 ‘정법불교를 모색하는
지리산 야단법석’에서 발표된 스님들의 흥미로운 발언들을 정라해 보았습니다.
[전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스님]
조계종의 소의경전 <금강경>이 충분한 것이지에 대해
"가장 완전한 경전으로 <법화경>이 있다. 여기에는 <금강경>에서 말하는 공성과 전법에 대한
지극한 원력, 중생구제를 위한 품이 있다. 굳이 한 권을 선정하라면 <법화경>을 꼽겠지만,
소의경전이 꼭 한 권일 필요는 없기 때문에 대승경전과 선종어록을 선택할 것이다."
“<금강경>에서 32상 80종호를 갖고 여래를 볼 수 없다고 했음에도, 신체적 특징을 떠난
여래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하다. 최근 들어 불상을 너무 많이 조성한다”
“불상을 조성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불상도 아닌 것, 바위가 엇비슷하게 생긴 것만 보고
절을 짓고 기도처를 짓는 것이 현 세태이다. 불상을 너무 모시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천불 만불을 모셔 법당을 불상창고처럼 만들면 무슨 소용인가”
“그런 기도처를 짓고 광고도 대대적으로 하고 돈 가져다주니까 버젓이 광고해주는 매체도 문제이다.”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 법인스님]
신도들의 바른 공양을 제기하면서
“신도들이 스님을 망치고 있다. 정법불교를 바로 세우고 싶다면, 정법 아닌 비법 하는
스님에게 공양하지 마라. 수행자는 재가자에게 법을, 재가자는 밥을 주는 것,
정법을 하는 쪽을 공양하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익산 사자암 주지 향봉스님]
조계종 총림 사찰에서 문중 중심의 폐쇄주의를 제기하면서
"해당 사찰 출신 승려가 아니면 강원장, 선원장, 율원장이 될 수 없는 것이 오
늘날 한국불교의 모습이다."
"열심히 공부해 학위를 얻은 다른 교구본사 소속 스님에게 특강시간은 줄지언정,
승가대 학장으로 초빙하는 경우는 드물다."
결제, 해제 때마다 발표되는 총림 법어를 비판하면서
“짜깁기 일변도의 결제. 해제 법어 속에서 흐름이나, 일러주고 싶은 메시지가 활자 속에서
이미 흔들리고 있는 것을 많이 느낄 때가 많다. 더 심각한 것은 누군가가 대신
방장스님의 법어를 써주는 관행이 암묵적으로 진행돼 왔다는 것이다."
“실력 없는 선지식, 선지식 아닌 가짜들이 불교를 흔드는데 부끄러운 줄도 몰라
선수행의 미래가 어둡기만 하다”
"해제비는 안거 한 철을 지내고 나면, 소속 사찰에서 지급하는 돈이다. 특정사찰을 중심으로
스님 개인에게 지급되는 해제비 금액에 대한 기록이 해마다 경신되고 있다”
스님에게 많은 해제비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
"문제는 노동자의 3개월 인건비와 버금가는 해제비가 지급되는 반면, 비구니 선원에서는
10~20만원에 불과한 불균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선수행 풍토에 대해서도
“선지식이라 일컫는 해인사 성철스님은 해인총림 방장을 20년 이상 했지만, 누군가를 인가해
준 적이 있거나, 입적 후 스님을 능가하는 제자가 배출됐는지 생각해보라”
“닭이 천 마리면 봉이 한 마리라는데 왜 한국불교에서는 이게 통하지 않을까. 100개의
선원에서 2500명이 수행하고 있고, 1년, 2년, 10년을 기다렸지만 선지식은 나타나지 않았다”
장례문화, 생일문화에 대해
"49재의 목적은 죽은 영가가 부처님 위신력을 통해 업장소멸해 왕생극락할 수 있게 기원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7개 사찰에서 옮겨 다니며 지내는 49재는
분명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위패를 이곳 저곳 옮겨가며 분주하게 지낼 일이 아님을 새겨야 한다”
"출가자의 생일문화는 적절치 않다"
[화엄학림 학장 법인스님]
“현재 원로스님이 입적하면 5일장 이상을 한다. 그것이 문제면 법과 제도를 고쳐, 바꿔나가면 된다.
법과 제도가 확립되지 않은 문제제기는 관념적인 불교에 불과하다.”
[실상사 도법스님]
“집안의 추한 꼴을 왜 들춰내나 비판도 있지만 위험과 부담을 감수하며 의견을 전한
스님에게 감사하다.”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 혜국스님]
"몇 몇 절에서 고액을 해제비로 지급하고, 스님들 또한 수행자답게 쓰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부끄럽고 고쳐야 할 문제이지만 부풀려지고 잘못 전해진 것도 있다.”
“간화선을 부정하면 부처님을 부정하는 것이란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이다.
간화선만으로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떠한 도리로 삼매에만
깊이 들어간다면 깨닫지 못하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간화선사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한국불교는 없었을 것이다. 숱한 법난과 종단분규를
겪으면서 선맥을 지켜온 것은 종단이 아니라 간화선사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었다”
"선방 스님들이 언행이 거칠며 소욕지족이 안되는 것에 대해서도 고쳐야 할 숙제이다.
요즘은 자기가 비어 있지 못하는 입장에서 방과 할이 이어지다 보니 거칠어진 것이 사실이다.”
<불교신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