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Via Dolorosa)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노정을 ‘십자가의 길, 고난의 길, 슬픔의 길’(Via Dolorosa)이라고 부른다. 빌라도가 사형언도를 내린 법정으로부터 시작하여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채찍질 당하시고, 가다가 쓰러지시고, 더 이상 올라갈 수가 없어 시몬에게 십자가를 넘겨주셨으나 밤새 심문과 채찍질을 당하신 예수님께서 3번이나 가다가 쓰러지시다가 마침내 골고다 언덕 위에 세워진 십자가에 달리신 후, 마지막 그의 시신을 끌어내려 무덤에 들어가는 14개의 과정이 단계별로 소개되어 있다.
제1지점 : 빌라도의 법정
예수님께서 사형언도를 받으신 곳(요19:4-16)이다. 빌라도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도록 넘겨준 후 자기에게는 죄가 없다고 손을 씻었던 그릇이라고 전해지는 돌그릇이 있고, 그 마당은 네모지게 깎은 돌을 세워 박아서 포장하였는데 그곳이 예수님께서 재판을 받기 위하여 서 계셨던 장소이다.
제2지점 : 가시관교회
예수님께서 십자가 형틀을 짊어지신 곳이다.(요19:17)
안토니오 요새의 북쪽부분으로 동쪽으로 에코호모교회가 있는데 빌라도가 유대인들에게 “보라 이 사람이로다”라고 말한 장소이다. 이곳에 큰 물 저장소가 지하에 있었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물이 저장되어 있다.
제3지점 : 예수님이 처음 쓰러지신 곳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시다가 처음 쓰러지신 곳이다.
출발점에서 약150m 되는 지점으로, 예수께서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다가 쓰러지신 후 겨우 정신을 차려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을 보셨다. 십자가를 지고 쓰러지신 예수님의 형상이 새겨진 이곳은 1948년 순례자들에 의해 세워진 기도실이다.
제4지점 : 예수님이 마리아를 만나신 곳
제3지점에서 약10m 떨어진 곳으로, 길가의 문 위에 예수님과 마리아가 만나는 장면이 부각되어 있다. 십자가를 지고 가시던 예수님이 어머니 마리아와 만난 곳으로 전해진다.
제5지점 :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진 곳
제4지점에서 약 10m 정도 남쪽으로 가다가 서쪽으로 꺾이면서 골고다를 향한 언덕길이 시작된다. 구레네 사람 시몬에게 십자가를 대신 지게 했던 곳이다.(마27:32) 지금 건물은 AD 1895년 천주교에 의해 지어졌다.
제6지점 : 예수님의 얼굴에 땀을 닦아 준 곳
제5지점에서 골고다를 향한 언덕으로 약 30m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12년동안 혈루증을 앓다가 예수님의 옷깃에 손을 대어 나은 여자로 전해지는 베로니카(막5:25-34)가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렸던 곳으로 전해진다.
제7지점 : 예수님이 두 번째 쓰러지신 곳
제6지점에서 언덕을 조금 올라가면 남북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나는데 그 세거리의 서쪽 건물에 제7지점의 표시가 있다. 이곳은 예수님이 골고다로 향해 가시다가 두 번째로 쓰러지신 곳이다.
제8지점 : 예수님이 여인들을 위로하신 곳
제7지점의 바로 서쪽에 있다. 이 지점의 표시는 라틴 십자가에 희랍어(NIKA)이 새겨진 돌판이다. 검게 그을리고 더럽혀져 있어 주의깊게 찾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다. 이곳은 십자가의 뒤를 따르며 슬피울던 여인들에게 “나를 위해 울지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고 말씀하신 곳이다.
제9지점 : 세 번째 쓰러지신 곳
이 지점은 예수님의 무덤교회 지붕 위에 있는데 골고다 정상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이곳은 예수님께서 세 번째로 쓰러진 장소이다. 이 교회 지하로 큰 물 저장고가 있다.
제10지점 : 예수님이 옷 벗김을 당하신 곳
문 입구에서 돌 침상을 바라보며 오른쪽 옆으로 돌아서면 계단이 있고, 몇 개의 계단을 오르면 그곳이 골고다의 정상이다. 골고다는 예수님 당시에 사용하던 아람어이며, 영어로는 갈보리(Calvary)로서 ‘해골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이 골고다 정상에 십자가의 길 10-13지점까지가 한 곳에 모여 있다.
제11지점 :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힘을 당하신 곳
제10지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이다. 정면의 벽화는 1938년에 제작된 것인데 예수님이 못 박히시는 모습을 어머니 마리아가 내려다 보고 있는 모자이크이다.
제12지점 :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신 곳
제11지점보다 조금 안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신 장소이다.(마27:45-53) 정면에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린 모습이 금속 조각으로 만들어져 있고, 천장에는 등잔이 가득 달려 있다.
제13지점 : 예수님의 시체가 놓였던 곳
제11지점과 제12지점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땅으로 내리신 장소이다.(눅23:53) 그곳에 눈물을 글썽이는 마리아의 목상이 서 있다. 이 제단 밑에 예수님의 시체에 수의를 입히며 염하였던 바위가 있다.
제14지점 : 예수님의 빈 무덤이 있는 곳
예수님의 무덤은 콘스탄틴 대제 시절에 무덤 주위의 돌을 깎아 내리고 무덤과 골고다 언덕만 자연석으로 살리면서 그 둘레에 기념교회를 지었으므로 성경에 나오는 동산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 무덤은 주후 335년에 봉헌되어 16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무덤은 예수님이 죽으신 자리일 뿐 아니라 부활하신 역사적인 자리이기도 하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의 무덤 내부
아리마대 요셉은 예수님의 시신을 빌라도에게 청하여 무덤에 안장한 사람이다. 이곳의 무덤은 원형 그대로 보존된 것인데, 그 무덤을 보면 두 개의 방이 있다. 하나는 천사들이 나타난 곳이며 안쪽은 실제 무덤이다. 두 개로 나누어져 있는 이러한 형태의 무덤이 팔레스타인의 보편적인 무덤이기도 하다. 바깥쪽의 공간은 넓은데 이곳이 바로 시신을 염하는 곳이다.
거룩한 무덤(성묘)교회
“저희가 예수를 맡으매 예수께서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이라 하는 곳에서 나오시니”(요19:17) 기독교의 가장 성스러운 곳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힌 장소, 그의 무덤이 있는 골고다 언덕에 성묘교회가 위치하고 있다. 십자가의 사건은 성밖에서 행해졌다.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한 콘스탄틴의 명령과 그의 모후 헬레나의 감독 하에 336년 갈보리와 무덤 위에 세워졌다. 이 건물이 614년 페르시아인들에 의해 파괴되었으며, 그 후 아봇 모데스토스에 의해 이전보다 작게 건축되었다. 다시 1009년에 칼리프 하켐에 의해 파괴되고 이것을 이유로 십자군이 역사에 등장하게 된다. 1149년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정복한 후 현재의 성묘교회를 세웠다.
통곡의 벽
통곡의 벽은 유대인의 마음의 안식처요 성지 중의 성지이다. 해마다 아브월이 되면 유대인들은 이 곳 서쪽 벽에 모여 예레미야 애가를 읽으면서 옛날을 회상하며 통곡을 한다. 솔로몬왕이 세운 예루살렘 성전은 BC 587년에 바벨론 군대에 의해 파괴되었다.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한 유대인들은 BC 515년에 성전을 재건하였는데 이것이 제2성전, 스룹바벨 성전이다. 그 성전을 헤롯왕이 유대인들의 환심을 얻기 위하여 대폭 증축하여 새롭게 단장하였으므로 이 성전을 헤롯 성전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헤롯성전은 로마 압제 하에 있던 유대인들의 반란을 제압하기 위하여 로마의 티투스 장군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어져 버렸다. 그 후 로마의 하드리안 황제가 두 번이나 반란을 일으킨 유대인들에게 상처를 주기 위하여 유대지역의 지명을 팔레스티나로 바꾸고, 유대인들을 예루살렘에서 추방시켰다.
추방당한 유대인들은 일 년에 단 하루, 성전이 무너진 날인 아브월 9일(양력 7-8월)만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것이 허락되었는데, 이 때 유대인들은 이곳에 모여서 성전이 파괴된 것을 생각하며 눈물 흘리고 울었다 하여 통곡의 벽이라 불리게 되었다. 실제로 통곡의 벽에 와 보니 수많은 사람이 벽을 붙들고 기도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철저하게 남녀를 구분하고 있는데 좌측에는 남자, 우측에는 여자가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있다.
지금의 유대인들을 3종류로 구분한다.
첫째, 종교인이다. 저들은 검은색의 옷을 입고 하루종일 회당이나 통곡의 벽 앞에서 토라를 읽고 기도만 하는 사람들이다. 정부에서 저들의 생활비, 자녀교육비까지 전액 제공해 주고 있다. 그래서 종교인들은 자녀를 많이 낳는데 15명의 자녀를 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저들이 자녀를 많이 두는 첫 번째 이유는 율법으로 낙태를 죄로 규정하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자녀교육비를 국가로부터 제공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납세의 의무도 없으며, 군대에 가지도 않아 국방의 의무도 면제받는다. 이토록 종교인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이유는 나라의 흥망성쇠가 하나님의 손에 있으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저들을 우대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일반 유대인으로 세상적인 직업은 가지고 있지만 안식일을 준수하고, 음식 정결규례 등 중요한 율법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셋째, 세속적인 유대인으로 율법과 무관하게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특히 종교인들을 싫어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열심히 일하여 낸 세금으로 종교 활동만 하는 저들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참으로 전 인류 가운데 매우 독특한 민족임에 분명하다. 무려 2천년을 디아스포라로 전 세계를 방황하던 사람들이 1948년 5월 14일 지금 이 곳에 독립국가를 만들고 모여들었을 때 과거 조상들이 섬겨오던 신앙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저들의 자녀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의 자녀교육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연구하고 이를 교회에서 도입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오늘 하루는 참으로 힘들고 바쁜 하루였다. 각 코스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는지 마치 파도처럼 밀려갔다가 밀려온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각 코스마다 예수님의 고난에 대한 감동을 느낄 시간이 부족하였고, 대열에서 이탈되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