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네비게이터’ 도로에 군림하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국내 수입되는 대형 SUV 차종 가운데서도 가장 큰 링컨의 풀사이즈(Full size) SUV 네비게이터를 드디어 만났다. 사실 대형 차량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승 일정을 뒤로 미루고 미루다 연말연시를 맞아 교외로 나갈 계획으로 네비게이터에 올랐다. 첫 발을 올릴 때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오르고 나니 묘한 희열이 느껴졌다.
링컨 최상위 버전 대형 SUV, 운전자 지원 테크놀로지 총동원
어댑티브 서스펜션 등 탑승자의 평온함을 고려한 설계 적용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이 줄지어 있는 도심 곳곳에서 광고판과 화려한 불빛들이 연말연시를 알리고 있었지만 서울을 벗어나기로 계획했다. 그간 시승했던 대형 SUV 가운데 가장 큰 링컨의 네비게이터를 복잡한 도심에서 주행 테스트하겠다는 마음을 먹기는 쉽지 않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자유롭고 다양하게 주행 경험을 얻기 위해서였다.
리무진과 같은 호화로운 실내와 도로를 달리는 다른 차량들을 압도하는 외형만큼이나 네비게이터는 매력이 넘쳐났다. 앞서 외형의 크기로 한 단계 아래에 있는 에비에이터를 시승한 바 있어 각종 기능의 조작부는 낯설지 않았고 링컨 특유의 기능에 익숙해지면 나름 재미도 있다.
여담이지만, 기능 조작을 위한 버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기어조작부는 센터페시아 모니터 하단부에 있다. 오른쪽 팔을 앞으로 뻗어야 닿는 기어가 처음에는 조금 불편할 수 있으나, 링컨의 대형 SUV를 타다 보면 전방 모니터와 가까이 두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배려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장 먼저 밝은 적갈색(Russet with Santos Rosewood)의 프리미엄 가죽 시트가 반겨줬다. 개인적으로 장점으로 꼽는 링컨의 편안한 좌석이었다. 호불호는 나뉠 수 있으나 섬세한 마사지 기능은 링컨의 네비게이터로 장거리 주행을 계획한 이번 시승에서 아주 유효적절하게 활용된 기능 가운데 하나였다. 주행이 이어지면서 긴장은 사라졌으나, 시승 초반 경직된 근육은 중간 휴게소에 잠시 주차하는 동안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었다. 주행 중에도 마사지 기능 유지할 수 있다.
3톤에 가까운 거대한 몸집을 가진 링컨이 서울을 벗어나 강원도를 향하는 오르막 도로와 마주했다. 트윈 터보차지(Twin-Turbo charged)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으로부터 전해오는 엔진음이 클래식 음악과도 같이 온몸을 휘감았다. 여기에 10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사륜구동(4WD) 네비게이터는 거침없이 오르기 시작했다.
457마력과 71Kg.m의 최대토크는 즉각적인 반응과 함께 링컨 특유의 강력한 주행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힘을 빼고 발을 가속 페달에 자연스럽게 얹어두기만 했는데도 쭉 뻗어 나갔다. 더욱이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다양한 도로 상황을 판별해 편안함을 더했다. 네비게이터는 주행이 편안한 차였다.
단지 기분이었을까. 다른 차량 사이로 질주하면 차량들이 알아서 양보하는 듯했다. 도로를 점령한 점령군과도 같이 달리는 네비게이터를 향한 옆 차량의 시선이 느껴졌다. 달릴수록 주행은 편하고 운전에 대한 부담은 줄었다. 한층 여유가 더해지면서 오디오 볼륨을 올렸다. 최고급 차량들에 적용되는 레벨 울티마(REVEL ULTIMA)의 스피커 20개를 장착한 오디오 시스템은 세팅에 따라 기분 좋게 귀를 자극했다.
링컨이 네비게이터에 최상의 안전성 제공을 위해 애를 쓴 흔적이 보였다. 차로유지기능(LKS)부터 충돌방지 및 제동 기능까지 덧입혔다. 여기에 리어뷰가 적용되는 360도 카메라와 어댑티브크루즈기능을 포함한 ‘링컨 코-파일럿 360’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으로 운전자의 피로 감소와 주행의 즐거움도 보탰다.
서울로 돌아와 불빛이 비치는 한강변으로 달리는 야간 주행은 첫발을 올리던 묘한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큰 차량에 대한 부담만 사라지면 링컨 네비게이터는 도심 주행에서도 한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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