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남쪽 저기압 발달에 따라 온다하니 오긴 오겠구나. 관상대가 아니라 모처럼 기상청으로 불러주자. 그리고 산에 가보자. 혹, 모르니까 우산 하나 배낭에 넣고. 아님 말고. 잔뜩 찌푸린 날씨, 총선이라 하던데. 시원찮지만 꼭 있어야 될 사람들. 이번엔 그냥 모른 척하자.. 이것도 민의야.
그리고 투표소 지나 산행했지. 노대장과. 다른 님들 올까? 비땜에 그 비 땜에 못오는 걸거야. 새날은 새봄과 오지 않을까. 우리의 살림은 새 의원들이 아니라 우리의 새터에서 시작하는게 맞아. 우리 스스로 잘 하자.
산행 시작하자마자 빡 쎄게 나오는 코스. 이크, 내가 왜 앞에 섰지. 일단 가보자. 힘드네. 노대장 뒤에 세우고 지기 싫어 한 15분 그냥 올라갔지. 숨은 차되, 정신은 상쾌, 통쾌야. 그런데 이코스 관악산 맞아? 사람은 딱 한분 좀 나이 드신 분 한분 지나가더만. 이럴땐, 무조건 양보. 그리고 노대장 슬쩍 앞세워 또 한 15분. 과일 먹자하니 왜 싫다 하겠어. 말만 안하고 있었지. 정말 시원한 바람-가을바람 같더만-이 그 사이 흘린 땀 주위에 흩날려주니, 이게 산행의 진미 아니겠소? 그리고 만난, 떼거지 산꾼들, 바위능선.
점심 먹을 때가 된걸 안 것은 내 배꼽 시계가 예전보다 빨리 가서 쉽게 알지. 사인을 보내니, 노대장 20~30분 후 좋은 전망 찾는다고. 난 바람 방향부터 짚고. 왜 노대장이 대장이냐. 식사 때 되면 알아. 여러가지 꼭 있어야 될 것은 다 있어. 난 슬며시 미안하지만, 잘 먹으면 차려온 사람은 고마워 하는 법이지. 배 터져라 먹자. 과학적(?)으로 잘 포장된 홍어, 복분자, 떡, 스프 이 정도면 진수성찬 따로 따질 필요 있나. 바람막이 치고 둘만의 아지트 즐겼지. 점심 했으니 한 30분 더 올라가되, 관악 정상은 오늘은 양보하자. CONSENSUS! (심전문, 빨리 사전 찾아봐). 요때는 사람들, 특히나 40대 여성분들이 많이 보이더만.
계곡길 찾아 내려오니, 이게 웬 횡재. 사람 없어 호젓하지, 코스 짧아 무릎에 부담없지, 관악에도 이런 곳이! 마냥 내려 갈 게 아니라, 사방 눈도장 좀 찍고 가자. 천천이 천천이 봄의 정취는 내가 찾아 즐기면 돼. 노대장은 계곡의 폭포를 좋아해. 높이가 높던 낮던 폭포, 소, 담 볼 때마다 스톱. 비가 오기 시작하더만. 그런데, 이 비가 기가 막혀. 짧게 가늘게 오는 비는 싫다 할 분 없을 거야. 다 내려 오니 버스가 잽싸게 우릴 받아주고. 낙성대역 근처 개발한 횟집, 100% 개근 중이지. 괜찮은 집이야.
먹고 얘기하고 하루를 보내니, 아쉬운 건, 자리를 같이 못한 풍림, 태웅, 전문, 경암, 휘회장님, 여회장님, 다음엔 꼭 같이 새봄 새터 새코스에서 새로운 얘기 합시다.
첫댓글 작년 하반기에 관악캠퍼스에 둥지를 틀때 중식후 산책코스로 한적하고 계곡수가 풍부한 계곡를 개발한 적이 있소만 ....관악산은 워낙 오픈이 되어 있어 해먹장소로는 몇 안될 것같으이.. 언제 캠퍼스를 방문해 확인해봐야 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