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림절 (에스델서 9,1.20-28.32)
마침내 아달월 곧 십 이월 십 삼일이 되었다... 모르도카이는 이 일을 기록하고 임금의 모든 속주에 사는 유다인들에게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서신을 보내어, 그들이 해마다 아다르 달 열나흗날과 열 다섯 날을 축일로 지내도록 확정하였다 이날은 유다인들이 원수들에게서 평안을 되찾은 날이고, 이 달의 근심이 기쁨으로 애가 경축의 날로 바뀌었으니, 이 날을 잔치와 기쁨의 날로 지내면서 서로 음식을 나누고 가난한 이들에게 선물을 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리하여 유다인들은 자기들이 이미 실행하기도 하고 모르도카이가 써 보내기도 한 바를 풍속으로 받아들였다.
아각 사람 함무다타의 아들, 모든 유다인들의 적 하만이 유대인들을 절멸시키려는 음모를 꾸며 그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절멸시키려 ‘푸르’ 곧 ‘주사위’를 던졌었다 ‘그런데이 일이 임금에게 보고되자 임금은 서면으로 하만이 유대인들을 없애려고 꾸민 그 악한 음모가 그 자신에게 되씌워지고, 그와 그의 아들들을 말뚝에 매달도록 분부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 날들을 ‘푸르’라는 말에 따라 ‘푸림’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렇게 모르도카이가 보낸 서한의 말과 자신들이 이와 관련하여 직접 보고 겪은 것 때문에, 유다인들은 자신들과 후손들 그리고 그들에게 귀화한 모든 이들에게, 해마다이 두 날을 쓰여진 대로 그리고 정해진 때에 따라 축일로 지내도록 거스를 수 없는 규정으로 확정 짓고 풍속으로 받아들였다. 이날들을 모든 세대에 걸쳐 각 가문과, 각 주와, 각 도시에서 기념하여 지내게 되었으며이 푸림절은는 유다인들 사이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고, 그 기억은 후손들 사이에서 결코 끊이지 않게 된 것이다……….. 이렇게 에스테르의 명령에 따라 프림절 규정들이 확정되었고 또 이것은 책에 기록되었다.(에스델서 9,1.20~28.32)
푸림절은 유대인들의 축일로 아달월 열나흩날과 열닷샛날에 지낸다. 축일로 제정된 이유는 유대인 출신 왕비 에스델의 기지와 중재로, 아각 사람 함다다의 아들 하만의 유대인 박해와 몰살 음모에서 유다인들을 구해낸 것을 경축하고 기념하는 것이다. 아달월은 바빌론 유배 기간 이후, 유대 종교력으로 열두째 달의 명칭이다. 당시 통용되던 세속력으로 여섯째 달이며, 현대 달력상으로는 2월 중순에서 3월 중순에 해당한다.
수련을 거쳐 서원을 앞두니 수도명을 정하라고 했다. 나의 세례명은 세실리아이다. 부모님이 낳아주신 생일 가까이 있는 축일을 찾다 보니 노래를 잘하셨다는 세시리아 성녀를 본받아도 좋겠다고 판단했다. (나도 한때는 수도 많은 초등학교 총대표로 학예회에 뽑혀 노래할 정도의 실력이기도 했었다. 커서는 통기타를 배워 대성공할 능력과 배경은 안 될 것 같아 포기하고, 대신 뒷골목에서라도 노래 부르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했다.) 대선배 수녀님 중에 성씨와 수도명이 같은 분이 계셔 세시리아는 자동 탈락되었다. 자주 접하고 돌아서서 후회되지 않는 좋은 성인을 찾다가 성경에 등장하는 에스테르 성녀가 생각났다. 유딧 성녀도 마음에 들었지만 미모와 담력 그 외 여러 자질이 너무 턱없이 하수라 포기했다. 또한 적장이지만 목을 벴다는 것도 걸렸다. 물론 에스테르 성녀도 인물로는 비교 불가이지만 아무튼. 그런데 그 시절 나는 성경에 상 무식이었다. 공동 번역 성경을 보니 아달월은 십이월로 번역되어 있었고, 에스델 왕후가 유다인을 구출한 날 14일과 15일을 축일로 지냈다고 하여 ‘에라~12월 15일’로 정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유대인의 푸림절 축일은 12월이 아니고 ‘2-3월’이라고 했다. 성경무식이 확인되어 부끄러웠지만, 나는 궂이 축일 날짜를 고치지 않았다. 나의 성경 무지를 고이 간직하면서, 실제로는 조금씩 공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오늘은 나의 그 잘못 공부되고 계산된 축일...아침에 선후배 동기 수녀님들의 푸짐한 ‘허그 축하’를 받았다. 그리고 갑자기 원로 수녀님께서 “왜 에스텔 축일이 오늘이냐고 물으셔서 실토를 했다” 수녀님은 ‘에스텔아....하하하..에스텔아’ 라고 웃어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