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판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매수인이 약속대로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그래서 물건을 매수하겠다는 상대방의 신용을 우선 조사한다.
그런데 국내에서와 달리 국제적인 거래가 되면 상대방의 신용을 조사하기 어렵다. 자신이 나이지리아의 변호사인데 누가 당신에게 거액의 유산을 남겼으니 연락하라는 스팸 이메일의 경우 그 진위는 확인하기 어렵다.
또 국내에서는 물건 값을 받지 못하게 되더라도 찾아가서 받아낼 수 있고 소송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외국에 소재하는 매수인에 대해서는 이도 여의치 않다.
누가 물건을 사겠다고 보내 달라고 하는 경우 가장 좋은 것은 선금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다가는 매수인이 다른 상대를 찾아가 버린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신용장(Letter of Credit: LC)이다.
국제거래에서 직접 송금으로 결제하는 거래의 비중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신용장은 아직 중요한 결제, 금융수단이다.
은행에서 발행받는 신용장은 수입자의 거래은행이 수출자에게 자기를 지급인으로 하여 어음을 발행할 권한을 부여하는 문서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은행은 신용을 공인 받은 상인이며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상대방이다. 따라서 수출자가 신용을 알 수 없는 수입자를 위해 수입자의 은행이 대금의 지급을 보증함으로써 수출자는 안심하고 물건을 보내 줄 수가 있다.
수입자가 신용이 없거나 자력에 문제가 있다면 수입자의 은행이 신용장을 발행해 줄 리 없다. 그리고 수출자는 그 다음부터 수입자의 은행만 상대하면 된다.
수출자는 신용장을 받으면 물건을 발송하고 선하증권을 포함한 선적서류를 담보로 수입자의 은행을 지급인으로 하는 환어음을 발행할 수 있고 그 어음은 바로 유통되어 수출자는 물건이 수입자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수출자는 이러한 신용장거래를 직접할 수도 있으나 대개 자신의 은행을 통해서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