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아속공동체, 무반텍학교 탐방기
시사캣에서 포틸락 스님이 시작하여 총 7개 지역에 아속(Asoke)공동체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시사, 우본랏차타니, 샨티(방콕) 아속공동체입니다. 불교 5계(No killing, No lying, No stealing, No sexual misconduct, No addictive substances)를 중심으로 실천적 종교적 삶을 살아갑니다.
이들은 봉급을 받지 않고 노동합니다. ‘노동’을 중요하게 여기며 항상 마음속에 ‘너는 왜 이렇게 게으르냐?’ 되내이며 공동체를 위한 희생을 중요히 여깁니다. 아속공동체의 창시자 포틸락 스님의 동상은 빗자루를 든 모습으로 지도자가 솔선수범하여 노동하고 섬기며 환대하는 삶을 살았기에 공동체가 확장될 수 있었습니다. 아속공동체는 기부받지 않습니다. 오로지 공동체 구성원들의 헌신으로 모든 땅과 필요한 모든 것을 자립하고 남는 잉여생산분을 싸게 팔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줍니다. 아속공동체 멤버들은 개인 소유가 없지만 공동체 소유로 필요한 경비(의료, 교육, 노후, 장례 등)을 공동체에서 책임져 줍니다. 준회원들은 근처에 살며 월급을 받으며 공장이나 농장에서 일하며 아속공동체의 여러가지 일에 자원봉사로 참여합니다.
아속공동체 자체 TV 채널이 있는데, TV에 중계하는 아속공동체 학생들의 공연을 관람하며 함께 춤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저희 교회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의 자유롭고 따듯한 미소가 부러웠습니다. 한국의 중고등학교 시절은 입시에 지쳐 있는데 이들의 환한 미소가 마음을 울렸습니다. 무엇이 선진교육일까 문득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태국 전역에서 오며 모든 과정을 무료로 운영하고, 주5일 교육 중 3일은 교육, 2일은 노동합니다. 40% 종교교육, 35% 실천교육, 25% 지식교육으로 이루어지며 새벽 6시부터 일정이 시작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삶으로 사랑과 환대의 삶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앎은 이미 넘치지만 삶이 부족한 시대 속에 아속공동체가 주목받는 것은 이들은 배운 것을 철저히 실천하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이들의 사랑과 환대의 삶은 우리의 부족한 지점을 느끼게 만듭니다.
태국 칸차나부리 지방에 있는 무반텍 학교(Moo Baan Dek_어린이 마을학교)는 콰이강 언덕을 끼고 있는 4만4천 평의 넓은 농장을 터전으로 1979년에 세워졌습니다. 권위주의적인 교육체계와 국가권력에 반대하여 자유, 자치, 그리고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와 정서를 모두 통합한 전인적 발달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곳은 고아원이자 대안교육기관입니다. 1명의 선생님이 6~7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먹고 자고 공부하고 놀며 24시간을 보내며, 20개의 그룹홈으로 이루어져 보육과 교육을 함께 책임지고 있습니다. 자연이 곧 놀이터이자 학습장이며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자라며 상처가 치유됩니다. 특이한 것은 학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수업시간에 만약 수업을 하기 싫다면 언제든 밖으로 나가 수영하거나 여러 활동에 참여합니다. 서머힐스쿨 같은 전교 회의가 매주 한 번씩 있습니다. 회의는 4명의 어린이들이 직접 진행하며 남의 권리, 자유를 침해한 사례에 대해 보고하면, 회의에서 변명할 기회를 갖고 벌을 받는데 벌의 형태는 사과하기, 다과금지, 비디오 시청금지, 외출금지, 강에서 놀이금지 등이 있습니다.
아속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공동체에 대한 '희생'이고 종교적 가르침이 희생과 섬김의 삶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무반텍학교는 아이들을 향한 '헌신'이 고아원이자 학교를 지탱하는 중요한 정신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