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朝鮮)의 뜻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 가 아니라 '순록을 유목하는 사람들'이다.
조선이란 나라 이름은 우리 겨레가 맨 먼저 세운 나라인 고조선이 있고, 근세의 조선, 분단시대의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등이 있다. 근세조선은 말년에 대한제국으로 국호가 바뀌었고, 분단시대로 접어들면서 약칭으로 남쪽에서는 ‘한국’, 북쪽에서는 ‘조선’이라 하면서 서로를 남한과 북한, 남조선과 북조선으로 부르고 있다. 호칭마저 상피 하려는 냉전과 분단 시대의 골육지책 이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두 ‘고려’ 사람임은 잊지 않고 고려라는 이름은 남겨놓고 있다. 비록 영문표현까지 남쪽은 Korea, 북쪽은 Koryo라 쓰지만, 국제적 호칭은 Korea 이다. 조선이란 국호는 무슨 뜻일까? 이성계가 국호를 조선이라 어떻게 정하였으며, 조선의 원래의 뜻과 모닝 캄(Morning Calm)에 대한 것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조선과 화령
역성혁명에 성공한 이성계는 명나라 주원장에게 국명으로 조선과 화령(和寧)을 제시했다. 화령(和寧)은 이성계의 고향인 함경남도 영흥의 지명이고, 화령부는 공민왕 때 쌍성총관부를 수복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그런데 화령은 몽골족이 원나라를 세울 때 도읍한 카라코룸의 별칭인 화령(和寧, Хархорум)을 연상시킬 수 있는 이름이었다. 카라코룸을 한자로 각라화림(喀喇和林)이고, 줄여서 화림(和林), 화령(和寧) 이라고 한다. 또한 몽골제국이 망할 때 북경을 버리고 도망갔던 곳이고 북원(北元)이 봉기한 곳도 카라코룸 이다. 따라서 화령은 원나라의 수도와 비슷한 발음이기도 하고, 명에서는 요동 지역을 뜻하므로 화령을 후보로 제시한 것은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요동 지역에 대한 조선의 소유권 주장을 숨기려는 의도도 간파했을 수 있다. 따라서 주원장은 고조선의 일부 강역이더라도 조선이라는 국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박 치정, 화령국왕 이성계, 서울 : 삼화, 2015).
朝鮮: Cháoxiǎn 과 Zhāoxiān
중국에서는 누구든지, 언제든지, 어디에서든지 우리나라를 조선이라고 말할 때 Zhoson(朝鮮:Zhāoxiān)이 아니고 Choson(朝鮮:Cháoxiǎn)이라 한다. 주채혁의 연구에 따르면 조선(朝鮮;Cháoxiǎn)이라고 읽는 것은 ‘朝(Cháo)와 鮮(Xiǎn)’의 실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는 유목 조족(朝族:Chao tribe)이 주도하여 방목 선족(鮮族:Xian tribe)을 통합하여 “조선(Cháoxiǎn)”을 이룬 사실에서 쟈오씨엔이 아닌 챠오씨엔(Cháoxiǎn)으로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朝鮮(Cháoxiǎn)을 유목제국(Pax Mongolica)의 시원이라고 주장한다(모닝캄 Zhoson인가 차탕 Choson인가, 단재 고혼 넋두리 ① 월요역사칼럼, 2018.4.23).
다시 말해, 순록유목족 차탕(Chaatang)인 조족(朝族:Cho tribe, Cháo tribe)이 주도적으로 순록방목족(鮮族: Son tribe)인 선족(鮮族: Son tribe, Xian tribe)을 통합하여 순록유목제국(reindeer nomadic empire)인 朝鮮(Choson, Cháoxiǎn)을 이루면서 철기를 수용해 기마 양유목대혁명(Scythian 혁명)을 통하여 Pax Mongolica를 성취하게 되므로 Chaatang Choson이 유목몽골의 토대가 되었다고 본다(주채혁, 한민족 시조 朝鮮人은 순록치기 2018.09.10).
이와 관련하여 몇 마디 덧붙이자면 중국에서는 조양(朝陽)을 Cháoyáng으로 읽는데 주채혁에 따르면 이는 ‘아침 햇살이 비치는 들녘’이라는 식의 ‘정태적(靜態的)” 지명 Zhāoyáng이 아니고 ‘양지바른 들녘을 향해 가는’이라는 식의 “동태적(動態的)” 땅 이름 Cháoyáng이라고 보아, 지명 조양(朝陽:Cháoyáng)은 유목성을 갖는 ‘향양(向陽)’이란 뜻으로 보고 있다. 그는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X-mas 캐롤인 ‘루돌프 사슴(Reindeer Rudolph)’에서 “reindeer”는 순록이므로 ‘루돌프 순록’이 맞는데 우리는 ‘루돌프 사슴’이라 한다고 정문일침(頂上一鍼) 한다. 순록을 유목가축으로 유목하는 이들이(reindeer herding nomad) 차탕(Chaatang)이고 그들이 바로 “朝鮮人”이라고 누누이 되뇌이고 있다. 따라서 순로치기(Chaatang)의 朝鮮은 ‘Chaatang Choson’이 되므로 중국에서는 Zhoson(朝鮮, Zhāoxiān)이 아닌 Choson(朝鮮, Cháoxiǎn)으로 부르게 되는 것이다(주채혁, 차탕조선 Chaatang Choson: 유목몽골 뿌리를 캐다, 혜안, 2017.8).
'조용한 아침의 나라', '모닝 캄(Morning Calm)'
한때는 우리가 외국에 가려면 국적기인 대한항공을 타는 것이 애국의 표상인 적이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기내 잡지 모닝캄(Morning Calm)으로 무료(無聊)함을 달랠 수 있다. 모닝 캄은 처음 한국을 가까이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다. 우리나라를 아름답게 알리는 시적인 표현인 모닝 캄에 대한 첫인상과 그것이 우려내는 간접효과는 긍정과 부정, 호감과 반감이 교차한다. 모닝 캄이 태어난 사실을 알면 각인효과의 부작용과 중독 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모닝 캄의 등장을 보자. 미국인 그리피스(W. E. Griffis)는 그의 저서 “조선, 은자의 나라(Corea, the Hermit Nation)”에서 조선을 모닝 캄으로 서양에 맨 처음으로 소개하였다(1882). 뒤이어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은(P.L. Lowell) 1883년 한양에서 약 3개월간 체류하며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여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 (Chosö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A Sketch of Korea, 1885)”를 출간하였다. 로웰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조선에 대한 표현은 일본에 대한 "떠오르는 태양의 나라(The Land of the Rising Sun)"이란 어구에 상응하는 이미지로 연상된다. 그리고 아마도 이들은 朝鮮이란 한자표기를 단순히 글자의 의미에 따라 자구적(字句的)인 해석으로 모닝 캄(Morning Calm)이라고 소개했을 것이다.
잇달아 영국의 새비지 랜도어(A. Henry Savage-Landor)가 1895년 “한국 혹은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Corea or Cho-Se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독일의 선교사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가 1915년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Im Lande der Morgenstille)”, 게이드와 스콧(Elizabeth Keith and Elspet Keith Robertson Scott)이 1919년 조선을 방문하고 “옛 한국: 고요한 아침의 나라(Old Korea: The Land of Morning Calm)”, 1946년 출판하여 모닝캄은 우리나라에 대한 별칭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이처럼 오도된 “모닝 캄 조선(Morning calm Zhoson)”=“고요한 아침의 나라(Zhoson, 朝鮮)”은 전혀 전거(典據)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조선을 주채혁 교수의 주장처럼 “모닝 캄 조선”이 아닌 “차탕(순록치기)조선”, “Chaatang Choson”이라고 해야 한다.
(참고: 심의섭, 곰곰이 생각하는 수상록 1 <개갈 안 나네>, 한국문학방송, 2020.07.01 : 295~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