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형광현미경과 검경대상
연구의 초기에는 조직배양 팀이 쓰고 남긴 들쥐들의 뇌, 비장, 신장 등의 조직을 가져다가 냉동절편을 만들어 형광항체 처리 후 형광현미경으로 검경을 했다. 막상 현미경을 들여다보니 이제는 정확한 검경이 커다란 관건이었다. 즉 검경의 숙련도가 문제였다. 생전 처음 보는 조직의 형광현미경 상은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시야 하나 가득 나타나는 수많은 형광체들이 과연 진정한 항원항체 복합물인지, 인공물 (artifacts)인지, 그도 아니면 자가형광인지 도무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항원의 종류에 따라 형광체의 성상이 매번 다른 형태로 나타나니 참고문헌의 사진을 통해 미리 눈에 익혀둔 몇몇 전형적인 양상들은 검경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았다.
따라서 어디까지가 음성반응이며 무엇을 양성반응으로 칠지 그 구분과 식별을 위한 기준을 도무지 정할 수가 없었다. 다만 대조군과 비교하여 나타나는 차이로 나름대로의 준거를 설정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면 우선은 결과 관찰의 정확한 기록이 중요하다 싶어 실험 노트에 들쥐의 코드번호에 따른 각종 검사 장기들의 관찰결과를 꼼꼼히 기록해 나갔다. 또한 조금이라도 대조군과 차이를 보이면 모두 의문부호 처리를 하여 재검에 재검을 실시하였다.
그 즈음 무용지물로 여겼던 폐 조직이 형광항체법의 검사대상에 포함되었는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한탄바이러스 발견을 앞당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 이유는, 나중 밝혀진 사실이지만, 처음 검사 대상으로 삼았던 신장이나 간장 등의 조직에도 바이러스 항원이 존재했으나 그 양이 적어 그에 따른 미약한 형광반응은 미숙련자의 눈으로는 놓치기 십상이었다. 그러나 이에 비해 폐 조직 내의 항원은 그 분포나 양으로 봐서 타 조직보다는 월등하여 웬만한 관찰력을 갖춘 연구자라면 쉽게 간과할 수 가 없을 정도로 반응성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이제까지 폐 조직은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신장, 비장 등의 조직과 달리 조직배양 팀의 검사 샘플로도 배재돼 버려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너무나 단순했고 비과학적이었다. 즉 바이러스 분리를 주된 목표로 삼는 조직배양세포 접종물로서 폐는 너무 지저분하다는 선입감과 또한 폐는 유행성출혈열 환자의 주증상인 신부전증과는 별 연관성이 없다는 막연한 유추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조직배양실 오염의 주범은 진균이었다. 진균은 조직배양액에 들어가는 항생제에 듣질 않아 일단 오염되면 배양세포를 망치고 포자는 폐쇄된 배양실 내에 쉽게 퍼져 배양실 전체를 오염시킨다. 그러므로 진균 오염의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장기인 폐의 조직배양실 내로의 반입자체를 금기시 했었다.
첫댓글 형광현미경에서의 항원항체 반응의판별과 검경대상선별에 어려운이 많으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