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덕유산(2014. 01. 25. 군토)
지난주 딸들과 평창을 다녀왔다. 겨울 스포츠의 요람인 강원도 평창은 2018년 동계 올림픽이 열릴 곳이다. 겨울의 스포츠는 얼음위에서 달리는 스케이트와 눈밭에서 달리는 스키와 썰매이다. 어렸을 때 많이 즐긴 썰매와 철사를 오리모양으로 휘어 한발에 차고 얼음판을 달려 외달이 스케이트를 즐긴 나는 겨울철에 별 관심이 없다. 나이 탓도 있고, 80년대 후반부터 불어 닥친 스키장의 열풍에도 아이들과 같이 함께 하지 않는 영향이리라. 세 딸들 중 막내만 별 관심이 없을 뿐 두 딸들은 겨울철이면 스키장 시즌 권을 구입하여 시간이 나면 스키장으로 줄달음이다. 전북 무주에도 스키장이 건설되어 있다. 익산에 있는 쌍방울 이란 기업에서 운영하다. 다른 곳으로 넘어가 운영되고 있다. 1997년 유니버시아드 동계 대회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당시 스키장을 국제규격에 맞추기 위하여 기존의 시설을 확장하고 건설하느라 많은 비용이 들어가 기업이 도산하는 꼴이 되었다. 그때 덕유산에 자생하는 주목들도 수난을 격은 흔적이 남아 있다. 중봉과 설천봉에 있는 고사목의 대부분은 옮겨 심은 수종들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지낸다는 나무들이다.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에 다시 알파인 스키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표고차가 국제 규격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다시 산 하나가 또 머리가 벗겨질 판이다
등산코스는 무주리조트에서 콘도라를 이용하여 설천봉에 이르러 향적봉을 거쳐 백암봉에서 시작하는 백두대간을 타고 신풍령(빼재) 까지 이다. 거리는 약 15km 시간은 5시간 예정이다. 그러나 겨울철이라 눈이 쌓여있으면 매우 힘든 곳이고, 많이 내리면 통재구간이 되기도 한다. 중봉에 있는 주목이 그리워 덕유산을 향한다. 인터넷 예약 란에 올라온 것으로 보면 대기자가 많이 있는데, 버스자리는 5석이라 빈다. 예기치 못한 일이 있어 참석치 못한 회원들이 많다. 날씨는 전국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그러나 양은 5~10 mmL 이다. 덕유산에는 눈이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7시에 출발한 버스는 9시 조금 넘어 무주리조트에 도착한다. 많은 스키어들이 붐빈다. 콘도라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등산복차림이다. 주차장의 많은 관광버스들은 등산객들이 타고 온 모양이다. 문명의 이기들에 의한 자연의 파괴가 더욱 심각하다. 콘도라가 없으면 이렇게 많은 산객들이 몰려들겠는가? 삼공리에서 향적봉에 오르려면 2시간 반이 소요되는데, 겨울산행을 하는 메니아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가는 코스도 일반산악회에서 계획하기 힘든 거리다. 아마 동업령이나 송계사로 하산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스키장 야외 전광판에는 영상 8도를 알린다. 스키장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다.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인공눈을 만들어야 할 판이니 말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에 맞게 날씨는 잔뜩 흐리다. 콘도라는 8명을 한조로 타라고 안내한다.
고도가 올라 갈수록 구름이 시야를 가린다. 함께 오른 사람들은 초등학생을 둔 젊은 가족들이다. 서울에서 아침에 출발하여 도착하였다고 한다. 이모가 낀 5명이다. 이모라는 사람이 말한다. 내려갈 때는 겁나 걸어가야 할 것 같다고 걱정이다. 아마 고소공포증이 있는가 보다. 설천봉에 도착하니 구름으로 인하여 시계 제로이다. 화장실을 다녀와 제 무장이다. 스펫치며, 아이젠과 장갑을 준비한다. 기능성 내의가 오늘도 말썽일 것 같다. 날씨가 영상이니 정상의 상고대를 기대했건만 이번 산행은 운해의 눈가림만 느끼고 가야할 것 같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에 이르는 길목은 느린 서행이다. 정체구간이다. 향적봉에 이른 시간이 10시 15분 운해로 향적봉의 표지석을 찾기도 힘들다. 겨우 기념을 남기고 돌아서는데, 고부장님과 유사장님이 막 도착한다. 표지석 멀리서 기념을 남기고 중봉으로 향한다. 운해로 인하여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주목의 늠름한 자태도 고사목의 위용도 아름답지 못하다. 하얗게 핀 상고대를 생각 했건만 실망이다. 올해는 저 소백에서 본 주목으로 만족으로 해야겠다. 고사목의 우둥지가 꺾여 옆으로 넘어져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옆에서 난 가지가 살아 있어 잘 어우리는 살아 있는 것과 죽어 있는 것의 조화로 생명력의 끈질김을 알려주는 주목의 상징 나무이다. 저 지리산의 고사목들도 많이 사라져 몇 그루의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중봉을 지나 백암봉으로 향한다. 구름으로 앞이 잘 보이질 않는다. 오수자굴로 향하는 길목에서 나도 헷갈린다. 이정표는 동업령만 표시하여 놓았다. 일행 한명과 주위를 살핀다. 안내시그널이 땅에 깔려 있다. 아마도 이곳에서 오수자굴로 향하는 회원이 있을 것 같다. 백암봉으로 향하는 남쪽의 비탈면은 눈이 녹아 맨땅이다. 아이젠의 발걸음이 어색하다. 장수를 지난 남서풍은 훈훈한 기운을 머금고 중봉의 능선을 넘어 거창 쪽으로 줄 다름이다. 날 망에 선 사람들의 중심을 흩트린다.
백암봉에 도착시간이 11시 이정표는 이곳을 송계삼거리라고 말한다.(국립공원측에서) 그러나 예전에는 이곳을 백암삼거리다. 송계삼거리는 송계사 위 지금 횡경재를 말했다. 예전 생각에 헷갈린다. 신풍령(빼재)까지 거리는 12km 정도이다. 삼년 전 집사람과 황점에서 올라 삿갓재 대피소에서 일박하고 6시에 출발하여 이곳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다. 그때는 눈이 내려 무릎까지 빠지는 길을 헤치고 오르나 고생했다. 이곳에서 송계사로 향하는 길목도 허리까지 빠지는 눈길이어서 매우 힘든 산행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고동창생 최옥술을 만난 기억이 새롭다. 그러나 올해는 눈이 발목도 넘지 않는다. 그리고 양지쪽은 검정 흙이 들어나 있다. 맨 앞 선두를 이루는 고부장님과 유사장님(귀뚜라미)그리고 영광의 최선생만 보이지 않고 눈밭에서 대장일행들이 점심을 하고 있다. 바람이 없는 곳이다. 점심이 끝나갈 무렵 신대장일행이 도착한다. 자리를 내주고 일어난다. 능선 날 망에는 북풍이 쌓아놓은 눈 벽이 서서히 녹기 시작한다. 횡경재에 이르니 많은 등산객들이 점심을 하고 있다. 라면 냄새가 구수하다. 등산로를 벗나난 곳을 잘못 밟으면 무릎까지 쑥 빠진다. 날씨가 따뜻하여 눈이 서서히 녹고 있다. 2월 중순이후에나 있는 현상이 벌써 시작된 것이다. 올해는 봄이 일찍 찾아 올려나 보다. 신풍령 7.8km를 알린다. 아직 반절도 못 온 셈이다. 시간은 12시 20분 아직도 3시간을 더 가야 한다. 그러나 왼발이 말썽이다. 어제 하우스 작업을 하였더니 아프다. 상추를 세 상자 수확하여 청과시장엘 낸다. 하우스를 만들어 처음으로 낸 수확물이다. 올해는 날씨가 좋아 겨울 채소가격이 헐값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찌 하랴! 새벽시장을 갈 수 없으니 청과 시장에 출하 할 수밖에 쪼그리고 앉아 하는 작업이라 여간 고된 작업이다. 상추는 반타작이다. 이중 비닐을 하야 하나 터널비닐만 씌우고 위에 부직포를 덮어 가장자리에 있는 상추는 냉해를 입어 상품성이 없다. 아픈 다리를 달래며 조심스레 산행을 한다. 지봉에 이른 시간이 한시 못봉(1342m 거창군)이라고 표지석을 해 놓았다. 지봉은 한자어 이고 못봉은 순수 우리말이다. 연못을 말한다. 이 산중에 연못이라 어디에 있을까? 두리번거리다. 시그널이 펄럭이는 곳으로 향한다. 신풍령 6.1km을 알린다. 신풍령(빼재)까지 4시에 도착하기가 빠듯하다.
오르막에서 두사장과 이선생님 쉬고 있다. 전번 금오산에서도 한조를 이루어 다니시더니 짝궁이 된 모양이다. 나이 들어 젊이들과 같이 산행에 참여하는 두 분의 건강이 대단하신 분들이다. 대봉에 이르니 2시다. 갈미봉(1210m 거창군)이란 표시석이 있다. 한자어로는 대봉인데. 무슨 대자를 써나 우리말로 갈미 이면 앞 봉우리가 못봉이니 농사를 지어 쌀을 보관한 곳이란 말인가? 그러면 대자는 창고달 대자 (鐓) 옥편을 이리 찾고 저리 찾아보고 다름대로 이름을 맞추어 본다. 우리말 사전 갈미는 다른 뜻이다. 우리말 갈무리 할 때의 갈자와 쌀미 자를 같다 쓴 말인가 보다. 못봉과 같은 모양의 표지석이다. 신풍령3.6km을 알린다. 시간은 2시40분이다. 다리는 더욱 저려 온다. 왼쪽 무릎은 물론 오른쪽 무릎도 안 좋다. 한쪽이 아프니 다른 쪽에 힘을 더 주니 그렇다. 늦어지는 걸음을 어찌 하랴? 이교장 선생님이 앞선다. 구름이 겉치어 주변의 능선이 보인다. 저 횡경재에서 북쪽으로 내리 닿는 능선의 힘살이 젊은이의 이두박근을 보듯 힘차다. 능선을 보며 백두대간의 위용을 가슴에 새긴다. 한 시간 여를 내려오니 우측으로 나무사이를 비집고 37번 국도가 달리고 있다. 조그만 산을 넘어 내려서니 이동통신안테나가 산중의 소식을 나른다. 빼재에 내려서니 4시다. 버스는 저 밑 주유소 건물 에 세워져 있다. 주유소는 영업을 하지 않고 있나 보다.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휴게소로 내려오는 길목에 자연석에 빨간 글씨로 수령(秀嶺)이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빼어날 수자이다. 참 이곳 거창군의 의도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한자어로 된 봉우리이름은 우리말로 풀어 써 놓고 이곳은 우리말 의 빼재 즉 빼어날 ‘수’ 자를 우리말로 빼재를 젖혀 놓고 한자어를 갖다 수령이라 써 놓은 것은 무엇인고. 지도에는 새로운 이름인 신풍령이란 이름으로 했으니 어찌 안 헷갈리겠는가?. 빼재, 수령 신풍령 새롭게 도로를 내어 널찍하니 좋으니 신바람이 나서 신풍령인가? 도로명 주소는 ‘빼재로’ 란 이름을 달고 서 있다. 도로를 내 놓아 대간 길을 찾느라 어리둥절 하는 곳인데, 이제는 나무계단을 놓고 이정표까지 세워놓아 대간종주 산행 길을 수월하게 했다. 대자연휴게소는 개점휴업이다. 주유소로 내려서는 계단의 돌 판은 어긋 난지 오래다. 주유소 지붕 밑에는 간이 옷 장사가 행거에 패딩 옷을 걸어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5시다 되어 대장이 도착한다. 그때 까지 하산주 상을 차리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중 이다. 대장이 말한다. ‘차려서 먹지’ 돼지고기를 안주로 소주를 몇 잔 한다. 차에 돌아와 집사람에게 전화한다. 산행을 끝내고 출발할 예정이라고 하며 어제 출하한 상추가격을 묻는다. 집사람 왈 집에 와서 이야기 하자고 한다. 5시40분이 되어 송총무와 젊은 이선생과 박선생이 도착한다. 길을 잘못 들어 오수자굴로 향하여 내려갔다 오는 길이라 늦어진 것이다. 대장님이 맨 뒷자리로 온다. 나의 옆자리에 않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산행 결정에 대한 의견에 대해 좋은 내용으로 답해 주었으면 한다는 충고를 한다. 이번 산행 시 눈이 많이 오면 횡경재에서 빼재에 이르는 구간이 매우 힘이 들것이란 내용의 댓글이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그리고 전번 남덕유산행시 연수원으로 해서 서봉을 거쳤으면 한다는 내용도 말한다. ‘누가 몰라 그러느냐고’ 대장님이 말한다. 댓글에 대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야겠다고 생각한다.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상추가격 4kg에 천원이란다. 집사람과 한나절 동안 작업한 것이 삼천 원이다. 상자 값(750원)에 수수료(200원) 재하면 50원이 남는데, 기름 값을 재하면 본전도 안 된다. 끝.
첫댓글 멋진 아빠, 멋진 산행, 멋진 추억으로 행복한 모습!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친구, 늘 행복 하소서!
칭찬과 같이 멋진 사람이 못되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감사 합니다.
단문이라 글이 술술 읽힙니다.덕유산행 수고하셨습니다.
너무나 단조로운 코스이고, 흐린날씨로 시계가 없어 힘든 산행이었습니다.
끝 문장을 읽으며 모두가 죄지은 느낌입니다.
김학장께서 그렇게 생각 하니 농부들의 애환을 어떻게 해야 하나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우리함께 풀어가야할 숙제 입니다. 농산물의 유통구조 농민과 소비자,지자체,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