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당일치기로 다녀오다
2016. 10. 19 (목)
왠지 멀리만 느껴지는 대마도,
부산에서 49.5km거리로 대구보다 많이 가깝지만
가보질 못해 궁금은 했었습니다.
동해의 독도와 같이 많이 이야기되곤 하는
대한해협 가운데 있는 섬 대마도,
마침 할인 여행상품이 있다길래
길을 나섰습니다.
여권에 디카 하나 달랑 들고서...
07:10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새롭게 이전하고는 처음인데
국제공항분위기입니다.
터미널 안 식당에서 제첩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가이드님과의 미팅,
패키지란 원래 "남에게 폐는 끼치지 말자!"였답니다.
옙, 당일치기니까 눈치 껏...
'대마도' 표지가 보이는 긴 통로를 지나
08:55
09:10에 출발하는 오션플라워호를 탑니다.
배는 부산을 출발해서 한시간여 만에
대한해협 대마도 북쪽,
그리고는 히타카츠항 앞 바다에서 쭈욱
남으로 내려가 이즈하라항으로..
1시간 넘게 대마도를 오른쪽으로 두고
배는 남으로 내려가
11:20 이즈하라항
줄을 한참 서야하고 입국절차가 불편합니다.
얼굴 인식에 검지 지문까지 등록을...
12:10 비좁고 답담한 대합실을 빠져나와
시내를 걸어서 보기로 했습니다.
대마도 인구가 3만명 정도인데
그중 16천여명이 이곳 이즈하라에 살고 있어
대마도에서 제일 큰 도시인데
주로 밤에 오징어 등 고기 잡이에 종사해
낮에는 한없이 조용하다고 합니다.
건너편에 보이는 큰 기와집이
메이지 유신에 성공한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기 위한 사전 준비로
통역인 등을 양성하기 위해 세웠던
옛 한국어학교라고...
성인 전용 술집건물이 보이고
도로변엔 자판기가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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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한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골목길을 걸어
12:20 수선사 (修善寺)
조선의 대표적 유림 면암 최익현(1833~1906)선생은
을사조약에 맞서 항일 무장투쟁을 하다가 체포되어
이곳 대마도에 구금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일제의 음식을 거절하다가
그 쌀이 조선에서 가져온 것을 알고는
절식(絶食)을 중단하기도 했는데
결국엔 풍토병으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고...
수선사에서 장례를 치르고 부산으로 이송되었으나,
대마도에서 생을 마감한 선생의 넋을 기리고자
1986년 한일 양국의 유지들이 힘을 모아
이렇게 비를 세웠다고 합니다.
중국은 눈으로 보고
일본 특히 대마도 가슴으로 본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갑니다.
큰틀에서 보면 임진왜란 전까지만 해도 조선에서
이 곳 관리들에게 교지를 내리곤 했었는데
임진왜란때 부터 일본이 군사 기지화하면서...
결국 최익현 선생과 덕혜옹주를 비롯한
우리네 여러 사람들의 한 서린
대마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마구 아려옵니다. 가슴이...
12:40 이즈하라 거리를 걷습니다.
하늘은 내려앉고 지나는 사람도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합니다.
맥주집이 보이고
식당 앞 바닷물 개울엔 버들이 길게 드리우고...
지금은 그저 조용하기만 합니다.
밤이면 많이 다르겠지요?
12:40 도시락 점심,
우리나라 도시락 ㅇㅇ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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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도 신사(神社)라고 하는가요?
크기가 가마 보다 적습니다.
일본의 신사에는 두 얼굴이 있지요,
일본 메이지유신에 희생된 사람들과
태평양전쟁 전범들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일본 토착신을...
이 곳은 토착신을 숭배하고 참배하는
고유의 일본 신사이겠지요?
13:20 서산사 오름 길에 서니
업드려 숨죽이고 있는 듯한
낡은 지붕들이 내려다 보입니다.
서산사 비스듬한 돌벽에는 선인장이 붙어 있고...
13:25 서산사(西山寺)
서산사는 1611 년에 건립되었는데
임진왜란 이후 악화된 양국 관계를 修復하여
우호관계를 복원하는데 큰 역할을 한 對 조선 외교기관이었던
이테안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한, 조선통신사가 대마도를 통하여
일본으로 들어갈 때 정부양사(正副兩使)와 같이
높은 신분의 통신사들은 여기서 숙박을 했었다고...
지금도 유스호스텔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안에는 조선통신사 시비가 있다는데 지금은
출입금지 표지가 있어 볼 수 없습니다.
서산사에서 좀 너른 길로 나왔는데
윗쪽 산쪽으로 신사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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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조종가결혼봉축기념비' 가는 길,
지금쯤이면 '조선 덕혜옹주 결혼봉촉 기념비'라고
쓰도 안될까요?
역대 대마도 도주들이 기거했던 가네이시조(금석성)
성문을 지납니다.
일본에서는 전란 같은 게 일어나면
주로 무사나 관료들만이
성안에 들어 올 수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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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로 둘러쌓인 아담한 광장에 돌로 된 표지석 하나,
'조선통신사를 맞이했던 곳'으로 표기 되어있습니다.
조선통신사를 영접사들을 맞이 했던 장소인데
대마도에는 이런 곳이 13곳이나 있다고...
조선 덕혜옹주 결혼 봉축기념비
덕혜옹주는 후궁인 복녕당 양귀인과의 사이에서
고종황제의 막내 딸로 태어났습니다.
네명의 딸들이 있었지만 모두 한살이 채 못되서
사망했기 때문에 고종의 고명 외동 딸로
세심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서녀(庶女)라는 이유로
일본총독부에 의해 왕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여섯 살 때인 1917년 정식으로
황적에 올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열네살 어린 나이로
일본으로 강제 유학을 떠나게 되는데
당시 나라없는 공주라고 일본인들에게
따돌림도 많이 받았다고...
덕혜옹주는 일본을 위한 대마도의 영주인
소 타케유키 백작과 강제 결혼을 당하게됩니다.
대마도가 아니라 동경에서 생활을 하게되는데
소 타케유키 백작이 대마도 영주이기 때문에
결혼봉축기념비가 이곳에 세워진 것이지요
백작은 동경대 영문학과 출신의 엘리트로서
특히 예능쪽으로 굉장히 뛰어났다고,
대마고등학교 교가의 작사, 작곡,
그리고 대마역사민속자료관에서는
그가 그린 그림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덕혜옹주는 그렇게 결혼생활을 시작하였지만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타국 생활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우울증,
그리고 사랑스러운 딸 정혜의 자살 등...
불운이 덕혜옹주에게 계속 다가왔습니다.
우울증이 심해지고 치매까지 오자
오자 소 타케유키 백작은 이혼을 신청합니다.
덕혜옹주는 이혼을 당하고 대한민국이 해방이 되고서도
바로 한국으로 올 수 없었습니다.
당시 이승만의 정치적 입지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여
귀국이 거부되었다가
박정희 대통령 때 겨우 귀국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1962년 1월 26일 귀국하였지만 귀국 20년 만인
1982년이 되어서야 호적이 만들어졌는데...
왕가에서 이혼한 덕혜옹주를 받아들일수 없다고 해서
당연히 이덕혜라 불려져야 할 옹주는
어머니의 성을 받아 양덕혜로 살아야 했습니다.
대마도에서는 1955년에 소 타케유키 백작과
덕혜옹주가 이혼을 하자
이 기념비를 뽑아 내동댕이 처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 대마도와 부산간
직항 선박이 취항되면서 부터
한국 관광객이 모여들자
다시 이곳에 비를 세운것이라고 합니다.
속히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옹주의 결혼을 봉축함이 아니라
우리나라 관광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우리나라 관광객들의 한(恨)의 감성을 돋우는,
덕혜옹주에 관한 스토리텔링(storytelling)도
사실 이 비(碑)가 여기 없다면 가능이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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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 나가사끼현립 대마도역사민속자료관
한반도에서 가까운 섬 쓰시마(對馬)는
바다를 통해서 많은 문물이 왕래를 해왔는데
일본은 경전, 불상, 청자 등을 조선으로 부터
무역을 통해서 가져왔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해외 도항이 금지되었던 애도시대(1603~1867)에도
막부의 공인하에 부산 왜관을 거점으로
조선과 외교와 무역을 행했다고 하고,
애도시대, 조선통신사가 일본을 열두번 다녀 갔는데
조선통신사의 영접을 맡았던 것도 쓰시마번이라고...
복제본도 여럿 있던데
모든 자료는 촬영금지라고
강조 또 강조하는 바람에 눈으로 만
보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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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16:00 발 오션플라워호를 타기 위해,
저기 길 건너 면세점 앞으로 15:10까지 모이기로 하고
지금 시각 14:10 부터 자유관광 시간...
더러는 수퍼마켓에 들러 라면에
복숭아 맛 맥주도 사고
또 약국으로 빵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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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안내소, 면세점이 있는 사거리,
이곳이 이즈하라 번화가인가 본데
차들이 별로 없어서인지 쾌적한 느낌이 듭니다.
여기도 어김없이 신사가 있습니다.
정류장엔 교통지도가 잘 정비되어 있고...
15:00
면세점 앞에 모여 이즈하라항으로,
승선권과 여권만으로 출국심사가 이루어 집니다.
여기도 외국인지라 여권(?)은 대단,
안챙겼다가는 출국금지니까요
16:00 출발 오션플라워호 2층 선실,
대마도를 왼쪽으로 두고 흐릅니다.
얼마나 왔을까?
함참 졸다가 봐도 흐릿한 수평선만...
부산까지는 또 얼마나 더 가야할까?
다시 눈을 감아봅니다.
17:45
또 한참만에 눈을 떴습니다.
"어? 저기가 어디지?"
"부산 오륙도가 우릴 마중 나온기가?"
빠알간 등대 불빛이 참 따스하게 다가 옵니다.
흐릿한 창밖으로 항공기를 탑재한 군함의 위용이 흐르고...
18:00
배는 북항대교 밑을 지나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우릴 내려 놓습니다.
당일치기 대마도 여행이었는데
아주 먼 나라에서 몇달간 머물다 온 듯하고,
차장밖으로 본 오륙도가 그리도 사무치게 반가움은
이 갈바람 혼자만일까요?
그래요,
가슴으로 보고 온 대마도였으니까요...
감사합니다.
2016. 10. 21
갈바람이 올립니다.
Loneliness / Fariborz Lachini
첫댓글 가만히 앉아서
대마도 구경 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거움 가득한 하루 여시기 바랍니다.
와우!!!! 김선배님!
전 한편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1일여행 나름으로 참 뜻있에 구경하고 오셨네요. 감상 잘 했습니다.
바쁘게 다녀온 대마도, 일본 입국 절차가 까다러워서요
거운 하루 되시고요
늘 수고 많으시는데 건강도 챙기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