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을 살리자!

[모모]

샛강을 살리자

(사)자연보호대구광역시협의회의 세 가지 실천목표
- 일회용품 쓰지 않기 운동
- 음식물 쓰레기 버리지 않기 운동
- 샛강 살리기 운동
을 가지고 실천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는 세 가지 실천목표 중 마지막 목표인 ‘샛강 살리기 운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50여 년 전 금호강물은 맑았다. 봄이면 강가의 버드나무 숲 아래에 어린이들이 소풍을 가거나 동네 청장년들이 희추(경북 일대에서 봄날에 마을 사람 전체가 강가에 나가 노는 일, 요즘의 야유회)를 하고 놀았다. 강마다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물기 머금은 모래밭에는 군데군데 조개들이 구멍을 내고 숨쉬고 있었다. 부드러운 흙이 퇴적된 깊은 곳에는 대합조개가 떼를 지어 살고 있었다.
물이 급히 휘도는 산허리의 바윗돌이 많은 강 어귀에는 새우와 우렁이가 살고 있었다. 잉어, 붕어, 메기, 뱀장어, 모래무지, 피라미 등 온갖 어족들이 어울려 살고 있었다. 여름이면 초망이나 낚시 혹은 뱀장어 잡는 채를 들고 고기를 잡으며 멱을 감았다.
60년대에 갑자기 늘어난 방적공장 폐수로 인해 오랜 가뭄 뒤에 비가 오면 어김없이 물고기들이 힘이 없거나 죽어서 물에 떴다. 뱀장어들은 비교적 강해서 죽지는 않고 강가로 밀려 나왔는데 우리들은 중지 손가락으로 뱀장어 목 부분을 휘어잡을 수 있었다.
70년대, 80년대에는 강의 오염은 더욱 극심하여 대구를 통과한 금호강은 깊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더 이상 물고기들이 살 수 없는 강이 돼 버렸다. 그 많던 60년대에 성서의 강창 매운탕집들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해서 낙동강변에 있는 강정이나 성주로 옮겨 갔다. 봄날 화원유원지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금호강 표면은 짙은 부유물로 덮이고 따뜻한 봄 날씨를 맞아 가스가 차서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있었다.
하천 둑 공사로 백사장은 거의 없어졌고 강바닥은 헐벗게 되고 검게 물들어 갔다. 90년대에 들어와서 금호강 살리기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낙동강 식수원에 관심이 많아질 때 1991년 페놀사건이 일어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구미에 있는 한 공장의 페놀원액 저장 탱크에서 페놀수지 생산라인으로 통하는 파이프가 파열되어 발생한 이 사건은 30톤의 페놀원액이 옥계천을 거쳐 대구 상수원인 다사취수장으로 흘러듦으로써 수돗물을 오염시켰다.
다사취수장을 오염시킨 페놀은 계속 낙동강을 타고 흘러 부산, 마산을 포함한 영남 전 지역이 페놀 파동에 휩쓸리게 되었다. 한 달여 뒤 또다시 페놀원액이 낙동강에 유입되는 2차 사고가 일어남으로써 사태는 극도로 악화되었던 것이다.
이후 물의 소중함과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증대되어 환경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법의 제정, 공장 설립시의 환경 기준강화, 행정구역에 따른 시도별 수질관리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전국 4대 강을 수계별로 관리하도록 하는 유역별 환경관리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2004년 10월 5일에는 자연보호대구광역시협의회에서 깨끗한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지역주민들에게 일깨우는 일환으로 자연보호헌장 선포 26주년을 기념하여 대구 신천에 잉어와 오리를 방류하고, 자연보호 세 가지 실천목표를 주제로 어린이 글짓기 및 사생대회를 개최하였다.
신천에서 물고기가 살고, 오리가 노니는 도시의 하천은 우리의 삶과 함께 살아 숨쉬는 자연의 본 모습을 찾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좋은 시도였다. 또한 어린이 글짓기 및 사생대회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우리의 흔적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어린이들에게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이러한 행사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펼쳐 나감으로써 사회 구성원 모두가 환경 지킴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여야겠다.

주민의식 제고
자연을 보호하고 향유하는 주체는 당연히 사람이다. 주체가 변하지 않고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샛강을 살리기 위한 여러 방안 중 가장 손쉬운 방법은 주민의식의 제고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수질 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한다면 샛강들의 오염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주민의식의 제고는 가장 쉬우면서도 또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정부나 단체, 각종 매체를 통해서 주민의식 제고를 위한 많은 시도들이 있어 왔지만 그 성과들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결과는 주민들의 무관심 탓도 있겠지만 상당부분은 당국의 책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극히 타율적인, 즉 일방적인 정부방침에 따라 밀어붙이기 식으로 시도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주민들 스스로 주체가 되어서 샛강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밀어붙이기 식으로는 안 된다. 우선 당국의 올바른 정책이 제시되어야 하고 그 정책은 주민 공청회 등 주민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경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새만금, 부안 사태 등을 보면서 우리는 주체를 배제한 정부의 탁상행정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익히 알고 있다. 이제 샛강을 살리기 위해 주민이 주체가 되는 당국의 정책이 제시되어야 할 때이다.

다시 살아난 대포천!
주민이 주체가 되어서 환경을 복원한 좋은 예로 경남 김해의 대표적 도심하천인 대포천을 들 수 있다.
대포천은 지독한 냄새와 시커먼 색깔로 시민들에게는 도심의 흉물이었다. 어류가 전혀 생존할 수 없는 4~5등급의 대포천은 수질개선을 위한 기금조성, 유급 감시원 배치, 주민들의 세제 덜쓰기 운동 등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1년 6개월 만에 1등급 수질의 생태하천으로 회복되었다.
하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하여 식물에 의한 자연정화를 시도하고 각종 오염 원인을 방지하는 노력의 결과였다. 악취가 심하던 하천이 지금은 주민들의 산책 공간, 생태 공간으로 변한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겠다.

하천 수질보호의 시작은 가정에서부터…
과학이 발달되고 산업화, 도시화되어 가면서 이제는 삶의 질을 다른 방향으로 찾으려 한다. 잘 지어진 고층아파트, 매끄럽게 뚫린 검은 아스팔트 도로, 넓은 주차공간이 삶의 질이 아닌 것이다. 맑은 강물과 공기, 푸른 숲이 우리 삶의 질을 가늠하게 한다.
세계에서 인구밀도 1, 2위를 다투는 서울은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을 조성했고 청계천 복원도 추진했다. 샛강의 생태공원을 만든다는 것은 도심 속의 자연을 살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콘크리트 환경에서만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살아있는 자연학습장, 산 교육장으로의 의미가 매우 크다.
강을 썩게 만드는 오·폐수 중 생활하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강의 경우 그 비중이 98%나 차지한다고 한다. 하천의 수질보호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맑은 물의 책임은 가정주부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자연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최선의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4년 10월 5일 신천 둔치에서 열린 제1회 어린이 자연보호 글짓기 및 사생대회에서 글짓기 부문 금상을 수상한 대구 봉덕초등학교 5학년 이다은 양의 글을 소개한다.

우리 모두 샛강을 살려요
글 / 이다은

우리는 흔히 샛강이라고 하면 그 뜻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샛강이란 큰 강이 갈라져 다시 모이게 된 작은 강이란 말이다. 샛강은 아주 중요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죽어가는 샛강을 우리의 힘으로 살려야 한다.
사람들은 작은 강에서부터 강이 오염되고 환경이 오염되는지 잘 모르고 있다. 큰 강은 홍수나 자연재해를 막아 주기도 하고, 가뭄 때는 물도 공급해 준다. 하지만 샛강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다. 눈에 많이 띄지는 않지만 샛강이 주는 것은 우리, 이 세계에 사는 많은 생명체에게 큰 도움이 되어 준다.
목 말라가는 식물, 동물에게 물 한 모금을 나누어 주고, 나중엔 커다란 강이 되어 더욱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샛강에서 사는 작은 생물 - 소금쟁이, 올챙이, 개구리 등 작은 생물- 이 살 수 있는 작은 터전이 되기도 한다. 그런 생명들 하나 하나가 우리 환경에 밑거름이 된다. 샛강에서 사는 곤충 하나 하나를 살려 쾌적한 환경이 되듯, 샛강 하나하나를 살려 더욱 맑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야겠다.
첫째, 물에 큰 피해를 주는 합성세제 등은 조금만 사용하고 되도록이면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합성세제를 사용해 큰 강이 오염이 되면서 아래에 있는 샛강 또한 큰 오염이 될 것이다. 그러면 물고기도 죽어갈 것이며 오염된 물을 먹은 동물들도 죽어갈 것이다.
둘째, 물을 절약하자!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 한국은 UN이 정한 물부족 국가이다. 미래의 어린이들을 위해서, 샛강을 지키기 위하여 물은 아껴 써야 한다. 물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한 번 썼던 물은 한 번 더 사용한다. 예를 들어 얼굴을 헹구었던 물로 걸레를 씻거나 화장실을 청소할 때 사용한다. 또 화장실 변기 물탱크에 벽돌이나 물이 든 병을 넣어둔다. 이렇게 하나하나 지킨다면 아주 많은 물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농약 사용을 금하자! 요즘 벌레가 늘어나 농약을 사용하는 농가가 많아졌는데, 그 농약 때문에 심각한 물 오염이 되면서 샛강도 오염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 몸에도 유기농 야채나 과일이 더 좋으니 농민들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넷째, 자신이 샛강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고 샛강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자! 우리가 샛강을 살리려고 노력한다면 샛강이 살아날 것이며, 우리의 환경도 살아날 것이다.
나는 이제 샛강이라는 단어의 뜻도 알았고, 샛강의 중요성, 샛강을 살리는 방법 등을 알게 되었으며, 환경의 아름다움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샛강 하나를 살리면서 우리나라의 환경도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샛강을 살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