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늘 아침 까지만 해도
이땅아래 내가 숨쉴곳이 있을까? 이거 떨어지면 뭐하지?
공무원공부 계속할까? 9급 아니면 순경이라도?
여친이 내게 붙어 있으려 할까?
부모님은 어떻게 보지?
등등 별의별 걱정을 하며 시간을 킬링 했더랬습니다.
재벌그룹도 아니고 아직 신검이 남아있지만 이렇듯 섯불리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제가 그랫듯 혹시나 제글을 읽고 단 분이라도 힘을 얻으시길 바래서 입니다.
1.시작
제 스펙은 정말 보잘것 없습니다.
서울 중위권, 토익 없음, 정보처리기사, 대형운전면허 3.3/4.5
스펙이라 부를 것도 없지요..서류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토익이 없는데다가 학점이 바닥을 까니까요. 요즘 분들 스펙 별거 없다고 해놓고 공개하신거 보면 다들 4.0대를 근접하시고 다들 800을 넘으시더라고요.
게다가 불리점을 열거해보면 나이 76, 결혼하고픈 여친있구요, 첫째 장남에다가
부모님 모두 몸이 안좋으십니다.
이보다 더 안좋을순 없는 조건이었지요..77이상만 받는곳도 꽤 됐었구요.내년엔 정말 나이제
한에 걸려 아예 지원할곳이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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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취업준비
공무원공부를 하다 취업하기로 여름에 맘을 먹었습니다. 당시는 자격증이 하나도 없던 상황
이었구요.토익을 한번 봤는데 500점이 안나오더군요..리스닝도 안되거니와 리딩파트는 시간부족으로 20문제를 찍어야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나름대로 영어에 자신이 있었으니 그
충격은 더했지요.
알고보니 영어실력도 실력이지만 요령이 상당히 필요하더군요.(전 지문읽어줄때 따라 읽었습니다.^^)일단 정보처리기사에 올인했구요(필기는 봄에 봤었음.문과라서 정말 실기 이해가 안되더군요..쉽게 따는 분은 몇시간 공부하고 땃다는 분도 많던데.학원끊고 동영상보고 쌩쇼를 했습니다.) 지방에 가서 대형면허 1주일만에 따왔습니다.
여기서 갈등했던게 토익학원을 다녀서 일단 토익점수를 올릴것이냐 아니면 실질적인 영어공부를 할것이냐 였습니다. 토익점수는 엉망이지만 영어욕심도 많고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하는게 꿈이었던터라 실질적인 영어를 배우고 싶었는데 토익은 그게 안되잖아요..
정상적인 판단에선 당연히 토익학원을 끊고 나서 빨리 700점이라도 넘겨놨어야 했을텐데 제 결정은 결국 필리핀어학연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8,9,10석달갔다왔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고 학원에서 넘버원도 차지하게 되었고
토익점수는 없지만 영어로 묻는걸 답변할수 있게 되었지요.11월 토익은 이미 마감이라 귀국해서 당연히 못보았구요..그렇게 자격증 2개와 영어실력을 조금 향상시킨 상태로 11월 취업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3.이력서작성
토익이 없으니 당연히 자격조건에 토익 몇점이상 이렇게 되어있는 회사에는 지원조차 못했습니다.정말 가슴이 아프더군요..눈높이를 낮출수밖에 없었습니다.그렇게 해서 3곳을 썻는데 일단
3곳다 면접보러 오라고 하더군요..정말 기분 좋았습니다. 최종면접 합격보다 더 좋더군요..여름에 원서5곳 썻을땐 모두 전패였는데.
토익을 꼭 원하진 않았지만 토익이 없는것은 분명 불리한 점입니다. 해서 저는 이력서 처음을
성장배경이나 자기 소개가 아닌 보유능력이라는 타이틀을 제일먼저 썻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것을 일단 보여주고 싶어서요.물론 세곳다 자체 양식이 있었는데 한곳은 전화로 사전 양해를 얻어서 제가 만든 양식을 보냈구요..두곳은 양식을 따르데 보유능력을 처음에 썼습니다. 즉 성장배경이 처음 제목으로 주어져 있더라도 보유능력을 우선 썻다는 말입니다.
이유는 원서 보는 분이 쭉 한번 훓어볼때 토익난이 비어 있으면 일단 제해놓으려고 할실거 아니겠어여? 자기소개서 부분이 천편일률적인 '어디서 태어나 좋은 부모밑에서 열심히 나름대로 살려고 노력했다' 이러면 도중에 다음사람으로 넘어갈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난 토익이 없지만 혹은 자격증은 없지만 이런 능력을 갖고 있다고 처음에 써놓으면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써놓고 읽혔는데도 떨어지면 어쩔수 없구요..하지만 어떤 증이없고 수치화된 점수가 작다고 정성들여 쓴 소개서를 읽힐 기회도 없이 서류에서 떨어진다면 정말 억울하지 않겠어요?
마지막으로 기본이지만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게 있어서 몇자 더 적을까 합니다.
자기딴에는 머리짜서 잘썻다고 소개서를 썼지만 전형적인 누구나 쓰는 문구를 쓴 경우가 정말 허다하고 문장도 틀린게 허다합니다. 그러니 꼭 재검 삼검 해서 쓰시구요..정안되겠음 주변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을 참고 읽어보라고 한후 조언이라도 얻으셔야 합니다. 절대 자기가 만족했다고 바로 자신있게 내시면 안됩니다.
4.눈높이 지원
위에서 눈높이 지원을 어쩔수 없이 했다고 했지만 삼송들어갈래 지금 합격한곳 갈래 그러면 전 삼송안갑니다.(들여보내주지도 않지만요^^) 이유는 제자신을 평가해볼때 삼성에서 일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이지요. 나름대로 고등학교때는 공부좀 했고 대학때도 장학금 받고 들어갔지만요.
누가 뭐래도 삼송이 현재는 제 1의 기업아닙니까. 그곳에는 정말 쟁쟁한 사람들 많지요..돈도 많이 주고 복지도 좋구요..하지만 그만큼 노력을 해야하는 곳입니다. 입사로 끝나는게 아니라 계속해서 그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다들 뛰어나고 열심이기 때문에 보통 해서는 티도 안납니다. 삼송이 자선사업가가 아니니 돈을 많이 주면 그만큼 삼송에 돈을 많이 벌어다 주어야 합니다. 그런 자기 동료들을 치고 올라가지 않으면 일찍 명퇴당할 수도 있구요..
한마디로 제가 삼송을 안간다는건 돈이 좀 적더라도 주눅안들고 내능력을 발휘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공무원을 택하는 심리와 같은거라고 보면 되겠네요..
제가 회사를 지원한 제 1의 조건은 성장가능성 이었습니다.
눈높이 지원을 해서 그나마 막차를 탈수 있었다고 봅니다.
5.나의 강점
저 76에 모아둔돈 없고 경력도 없고 토익도 없습니다. 제가 막차를 탈수 있었던 이유를 나름대로 정리하면
1)자신감을 잃지 않았습니다. 요행을 바라지 않았기에 닥치는 대로 원서를 넣지 않아서 상처도 적었습니다. 현 실업은 개인능력보다는 구조적인 사회적인 요인이므로 웅크러드는 제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 했습니다.사실 그게 맞는 말이구요..그러니 기죽으실거 없습니다. 취직한 분들이야 곁으로 나서니까 많아보이고 자기만 아직 자리를 못잡은거 같지만 통계가 말해주잖아요..비정규직까지 포함하면 청년실업 장난아닙니다.님 잘못 아닙니다. 님이 못나서가 아닙니다.
2)실질적인 실력 향상
어학연수를 갖다 온것을 후회는 안하지만 그3달동안 토익공부를 했어도 취직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900점이 수두룩한 세상에 700~800점 만들어본들 인사권자에게 튀었을까요? 어학연수를 갖다온 자신감에 영어할수 있냐는 질문에 자신있게 '예!!'하고 답변할수 있었는데 토익공부론 할수 없는 답변이었지요..당시엔 다들 극구 말리고 학원다녀서 빨리 점수 올리라고 했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던것 같습니다. 토익점수는 어차피 서류전형 통과하기위해 존재하는데 업무를 위해서도 실질적인 실력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취업이 끝이 아니니까요.
물론 가고싶은 회사가 일정한 토익점수를 필요로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요..제경우는
토익이 없거나 작은 분들만 참고하세요..꼭 영어아니더라도 실질적인 실력을 키우는게 중요할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3)든든한 후원자
사실 이게 가장 컸습니다.
많은 분들이 특히나 요즘, 기말고사 끝나고 나서 부모님 눈치보여 대학도서관으로 간다고들 하시는데 저의 경우는 2년이나 아무것도 안하고 놀았음에도 언제나 말없이 지켜봐 주셨습니다.
그냥 믿어 주셨습니다. 뭘하든 믿는다...기대도 많고 공도 많이 들인 첫째 아들임에도 그냥 기다려주셨습니다..그래서 차분히 생각을 가다듬고 제 자신을 정비할수 있었지요..60이 넘어서도 노가대판에서 일하시는 아버지와 20년째 식당주방에서 일하시는 어머니시지만, 늘 아프셔서 앓는 소리를 내시며 주무시지만 저에겐 언제나 미소를 보여주셨습니다..정말 첫월급타면 빨간 내복이라도 사드려야 겠습니다. 물론 힘들때 여친의 미소는 둘도없는 청량제였구요..
6.맺는말
저보다 더 안좋은 여건에서 구직활동하고 계신분들 많을줄로 압니다..하지만 분명, 꼭, 그것도 빠른 시간내에 좋은 소식 듣게 되실것을 믿습니다.
2004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년으로서 같은 생각을 공유하며 서로 의지했으면 합니다.
제가 조금 먼저 안착하게 되었는데 죄송한 마음 안가져도 되지요?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구요 연말, 연초 힘 이빠이 충전해서 꼭 좋은소식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