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와 미끼
1)찌
●겉모양보다 성능을 생각한 찌가 필요
잘 만들어진 붕어찌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있으면 그 단정한 아름다움에 잠시 취하곤 한다. 살
짝 힘만 줘도 부러질 것 같은 가녀린 몸매, 도톰한 몸통의 양끝으로 길게 뻗어나간 톱과 다리,
가볍고 하늘거리는 몸체가 붕어의 입질을 받았을 때 마디마디 떠오르는 환상에 빠져본다.
찌가 없다면 붕어낚시는 아무 의미가 없다. 힘 좋은 향어나 잉어를 제치고 붕어가 가장 큰사랑
을 받는 이유는 바로 붕어특유의 찌올림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찌에 쏟는 붕어 낚시인들의
관심과 애정는 지대하다. 좋은 찌가 있다면 불원천리 달려가 천금을 주고서라도 사겠다는 낚시
인이 숱하다. 수수깡에 장닭 깃털을 꽃아 촛농에 담갔다 쓰던 옛날부터 장인의 손끝에 의해 섬
세하게 가공된 수제찌가 생산되는 오늘날까지 '이상적인 찌'를 향한 낚시인의 꿈은 끝없이 전개
돼 왔다. 어쩌면 찌가 붕어를 낚는 도구가 아니라 붕어가 찌를 올려주는 수단이 아닌가 하는 착
각이 드는 것고 사실이다.
그러나 찌에만 몰두하다 보면 자칫 붕어의 입장을 무시하기 쉽다. 모든 붕어들이 찌를 멋지게
올려주는 것은 아니다. 4m가 넘는 심연에서 두 자찌를 다 밀어올리는 붕어도 있지만 얕은 수초
밭에서 조심스레 찌를 올리는 붕어도 있다. 그때마다 적합한 찌를 바꿔줘야 하는데도 요즘 찌
는 획일화된 느낌을 준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지나친 고부력화다. 충주호에서 등장해 양어장낚시터로 진
행되면서 어느덧 붕어낚시의 주류로 자리잡은 3.5칸 위주의 긴 대와 그에 걸맞는 무거운 봉돌,
고부력의 찌가 새로운 유행이 됐다. 부력을 높이기 위해 갈대도 삼합, 육합이 나오고 공작도 5
합,7합에 12합까지 생산되고 있다. 긴 대에 큰 찌를 달아 바람소리를 내면서 휘둘러대는 낚시가
과연 붕어낚시의 참 맛인지 돌이켜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이 글에서는 찌의 소재나 몸통의 외형보다 더 중요한 부분, 즉 찌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몸통의
부력과 찌톱의 무게, 그리고 또 하나의 찌, 즉 찌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는 찌맞춤과 원줄의 문
제, 찌의 수직입수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
흔히 관심 두게 되는 찌의 방수성, 몸통 재질의 품질, 찌톱의 견고함과 뛰어난 가시성 등은 그
다음에 생각해야 할 하드웨어에 불과하다. 이런 것들은 찌의 상품성을 결정하는 요인일 뿐 아름
다운 찌올림을 즐기고 붕어를 효과적으로 낚는 데는 그다지 중요한 요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찌의 톱과 몸통 그리고 다리가 각각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찌의 부력과 찌올림은 어떤 관계
를 맺고 있으며 찌의 예민성과 둔중함을 결정하는 요인은 어디에 있는지 붕어찌에 대해 광범위
하게 살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붕어마음 읽어야 名作’
당신이생각하는 좋은 찌올림은 어떤 것인가? '나는 쑥쑥 많이 솟는 찌가 좋다' '느리고 점잖게
솟는 찌가 최고다' '적게 솟더라도 챔질 타이밍을 잡기 쉬운 찌라야 한다'는 등 이상적인 찌의
동작에 대한 견해부터 벌써 다를 것이다.
오늘날 '좋은 찌올림'에 대한 낚시인들의 입장은 크게 양분돼 있다. 하나는 '붕어가 살짝만 건드
려도 시원스럽게 솟아올라주는 찌가 좋다'는 부류다. 이들은 붕어가 잘든 크든 입질이 약하든
왕성하든 시원스런 찌올림으로 연결시켜주는 찌라야 좋은 찌로 본다. '한두 마디 올림에는 챔질
도 되지 않는다'는 찌가 여기에 속한다. 다른 하나는 '붕어가 5cm 올리면 5cm, 2cm올리면
2cm 솟아주는 정직한 찌를 원하며 입질이상으로 솟아오르는 찌는 싫다'고 하는 부류다. 이들
은 정확한 입질표현으로 챔질 성공율을 높여주는 찌를 선호한다. 대체로 경상도와 전라남도의
낚시인들이 정직한 찌를 선호하며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의 낚시인들이 시원스
런 찌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중부지방 꾼들은 찌올림의 미적인 면에 탐하는 반면 남부지방
꾼들은 정확한 챔질신호기능을 중시하는 지방색이 뚜렷하다.
●찌올림은 가공된 어신이다.
충남 천안시 동면의 덕성낚시터 주인 엄완섭씨는 '붕어낚시를 오래하다 보면 '붕어를 낚는 것보
다 찌올림을 즐기는데 관심이 가지요. 그래서 더 긴 찌로 환상적인 찌 올림을 즐기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경남 산청군 산청읍에 거주하는 박태규씨는 "찌
는 어신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붕어는 대부분 입질이 시원하지만 아주 간사할 때
도 많습니다. 그때는 작고 예민한 찌가 아니면 입질을 알아채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반 마디나
한 마디 찌올림을 잡아서 낚아내는 묘미도 일품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 도대체 각각의 찌가 어떤 차이가 있길래 같은 어신을 받았어도 다른 찌올림이 나타나는 것
일까? 시원스런 찌는 대체로 부력이 크고 50∼60cm 정도로 길다. 이 경우 찌의 상승력이 강하
기 때문에 씩씩한 찌올림이 나타난다. 정직한 찌는 부력이 작고 35∼40cm로 짧다. 상승력이 약
해서 높은 찌올림은 나타나지 않지만 미세한 어신까지 표현해 주므로 붕어의 입질상태를 파악
하기 좋다.
찌의 부력이 찌올림을 좌우하는 근본원리는 붕어의 취이방식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림1>은 수
족관에서 살펴본 붕어의 취이동작이다. 바닥에서 3∼10cm 정도 떠서 유영하던 붕어는 먹이를
발견하면 몸을 30∼60도로 곧추세워 먹이를 겨냥한다. 그리고 일정거리를 두고 강한 흡입력으
로 빨아들인다.(뜯어먹는 것이 아니다). 이 흡입과정에서 봉돌이 떠오르고 봉돌이 뜨면 억제돼
있던 찌의 부력이 복원돼 찌가 상승한다. 이것이 1차 찌솟음으로서 아직 미끼가 입에 들어가지
않은 예신상태다. 이때 찌는 붕어가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찌의 자체부력으로 솟는 것임을 알
아차려야 한다. 그래서 부력이 셀수록 빠르고 높이 솟는다. 이윽고 미끼를 삼킨 붕어는 뒷걸음
치면서 몸을 일으키는데 이때 찌는 서너마디 이상 떠오른다. 2차 찌솟음이다. 그리고 붕어가 완
전히 몸을 일으키면 붕어의 동작은 끝난다. 그러나 찌는 붕어가 멈추고 나서도 계속해서 솟는
다. 계속 솟던 찌의 상승력이 관성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때 부력이 클수록 찌솟음이 오래
지속된다. 그래서 붕어는 10cm들어올려도 찌는 30cm이상 솟아 오르는 것이다. 이처럼 찌올림
은 '붕어가 들러올리는 높이+찌부력의 관성에 의한 상승폭'이 합쳐져서 나타나므로 같은 붕어
가 입질하더라도 찌부력에 따라 상승폭이 다르다. 즉 찌올림은 붕어의 입질이라는 원료에 부력
이라는 첨가물을 넣어 다양하게 변형시킨 '가공된 어신'이라고 봐야한다. 이렇게 볼때 부력 작
은찌는 첨가물이 적게 들어가 맛은 떨어지지만 정직하고, 부력 큰 찌는 많은 첨가물이 들어감으
로써 찌맛은 좋아질지 모르지만 원래의 어신을 어쨌던 왜곡해서 표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예신
상태의 1차 찌솟음에서 부력 큰 찌는 벌써 두세마니다 솟아올라 미끼가 입에 닿기도전에 헛챔질
을 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시원스런 찌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항변한다. "많이 솟는 찌
는 성급히 챔질하면 실패하지만 그 찌올림에 숙달되면 챔질타이밍을 느긋하게 노려서 적중시키
는 재미가 있다." 맞는 말이다. 사실 그래서 많은 낚시인이 시원스러운 찌를 선호한다. 그러나
부력 큰 찌의 더 큰 문제점은 챔질타이밍이 아닌 다른데 있다.
●입질 약할 땐 가벼운 봉돌 써야
붕어의 입질이 비정상적으로 아주 약한 경우를 가정해 보자. 부력이 센 찌는 봉돌이 무거우므
로 붕어가 입질할 때 초기 저항을 많이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뛰어난 상승폭을 미쳐 자랑하
기도 전에 붕어가 이물감을 느끼고 미끼를 뱉어버릴 수 있다. 센 부력을 선호하는 낚시인들
은 "찌맞춤만 정확하면 수중의 봉돌무게는 제로상태가 되기 때문에 하등 상관없다"고 주장한
다. 그러나 아무리 부력과 봉돌무게를 똑같이 맞추어도 봉돌의 무게감은 존재한다. 설사 봉돌
의 수중무게가 없다해도 상하좌우로 움질일 때의 물속저항은 작용하기 때문에 큰 봉돌을 붕어
가 들어올리려면 많은 기동에너지가 필요하다. 단적인 예로 나무기둥만한 찌에 큰 쇳덩어리를
달아 찌맞춤을 했다고 치자. 이론대로라면 붕어가 그 쇳덩어리를 아무 부담없이 빨아올릴 수 있
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렇 수 있을까?
부력만 놓고 본다면 부력이 센 찌가 더 민감하고 시원스럽게 솟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실제로
는 이처럼 봉돌의 무게가 입질의 초기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입질이 약할 때는 부력이 약한
찌가 더 많이 솟아오르는 반전이 생긴다. 바로 이 점이 부력이 큰 찌의 심각한 핸디캡이다. "붕
어의 흡입력이 약할 때는 가능한 가벼운 봉돌을 쓸수록 선명한 어신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심
수제찌로 유명한 부산 성심낚시 대표 송인철씨의 말이다. 그는 코르크를 몸통 소재로 사용한 5
∼7푼 부력의 찌를 주로 만드는데 극도로 가벼운 2푼 찌와 3푼찌도 즐겨쓴다. 이 2푼찌는 토종
붕어에 비해 입질이 약한 떡붕어나 희나리(낙동강계에 서식하는 강붕어의 일종)낚시에 특효를
발휘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부산은 예로부터 전국에서 가장 부력이 약한 찌를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그 원인은 경남지방의
독특한 낚시환경에서 비롯됐다. 부산경남 낚시인들은 김해수로나 낙동강,남강등 수로나 샛강낚
시부터 출발했다. 수로나 샛강은 수심 1∼1.5m로 저수지보다 얕아서 짧은찌가 유리했고 희나리
라고 하는 대단히 입질 까다로운 강붕어를 낚기 위해 예민한 찌가 필요했다. 또 짧고 부력이 약
한 일본의 떡붕어용 찌가 쉽게 수입 보급된 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 특히 30년의 전통을 자랑하
는 부산낚시연합회의 민물낚싯대회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어가 아닌 중량으로 우승을 가린
다. 따라서 빨리 입질을 간파해 한두 마디 올림에 재빠르게 낚아챌 수 있는 속전속결용 찌가 필
요하다. 이런 여러 상황이 약한 부력의 찌를 양산시켰을 것이다.
한편 서울에서 이 성심찌를 사용해본 이창희씨(명동 중앙전화국)는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
다. "좋다는 찌는 다 써봤는데 이 찌처럼 마음에 드는 찌는 없더군요. 입질반응이 빠르고 다른
찌보다 두 마디 이상 더 솟습니다. 특히 나는 1칸대나 칸반대등의 짧은대를 즐겨쓰는데 내스타
일에 딱 맞는 찌를 발견한 셈이죠" 그러나 대다수 낚시인들은 이토록 부력이 약한찌는 깊은 수
심에서 부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이씨처럼 짧은대를 쓰는 사람에게나 적합한 찌가
아닌가 의심할 것이다. 그러나 송인철씨는 "2푼찌를 썼을때도 2m 수심까지는 아주 시원한 찌올
림을 얻을 수 있고 진영군 평지못에선 3칸대를 써서 3m수심에서도 남다른 조과를 거둔적이 있
습니다. 다만 바람이 불거나 물이 흐르면 찌가 밀리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약한 입질을 잡는데
는 단연 발군입니다." 그의 2푼찌는 코르크나 공작깃 2합 몸통에 0.5mm 초슬림 카본톱을 쓴다.
찌의 길이는 40cm다. 이찌는 부력이 너무 약해 케미컬라이트를 꽃아 쓸 수 없다. 밤낚시용 찌
는 최하 4푼이상의 부력으로 만들거나 다리를 길게 뽑아 직립성을 도와준다.
●예민한 찌는 많이 솟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사실에 대해 지금까지 혼동해왔음을 눈치챌 수 있다. 즉 "예민한
찌"와 "많이 솟는 찌"는 다른 의미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런데 아
직도 많은 이들이 이둘을 동의어로 보고 있다.
예민한 찌란 약한 입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찌다. 약한 입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찌다. 약한
입질에는 반응하지 못하다가 시원한 입질이 왔을때 많이 솟는 찌가 예민하다고 할 수는 없다.
부력이 약한 찌는 1의 어신이 1로 나타나면서 0.3이나 0.5의 어신도 나타내는 반면 부력이 센찌
는 1의 어신이 2로 나타나지만 0.5이하의 어신은 표현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어신이 1보다
약할때는 전자가, 1보다 셀때는 후자가 더 예민한 찌로 보일것이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본다면
예민성에서는 역시 부력이 약한찌가 우선한다.
이 두가지 찌의 차이를 기자는 최근의 출조에서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충남 천안군 덕성낚시
터의 좌대에서 기자는 3칸대 두대를 펴고 앞서 말한 6푼부력의 성심찌(40cm)와 14푼 부력의 대
마찌(65cm)를 각각 사용해봤다. 수심은 2.5m로 깊었다. 이 곳의 붕어는 찌올림이 시원했는데
성심찌는 15cm 가량 솟은 반면 대마찌는 35cm에 달하는 찌톱이 다 올라올 정도로 환상적인 찌
올림을 보여줬다. 붕어는 똑같이 낚였지만 찌맛은 확실히 대마찌가 앞섰다. 그로부터 사흘 뒤
경기도 제일의 토종붕어터인 화성군 발안면의 버들못을 찾았다. 제방 왼쪽 중상류의 1.5m 수심
에 않았다. 버들못은 입질이 약하기로 알려진 곳이다. 수심도 덕성낚시터보다 앝아서 높은 찌솟
음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결과는 성심찌로 5마디, 대마찌로 2마리를 낚았다. 씨알도 성심찌쪽
이 굵었다. 굵은 붕어일수록 입질이 약했던 것이다. 살짝 한마디 올라올 때 채면 20cm 붕어가
낚였는데 대마찌는 약한 어신이 나타나지 않다가 불쑥 두세마디 솟는 찌올림만 나타났다. 그렇
게 찌를 높이 올리는 놈들은 모두 15cm짜리였다.
이처럼 낚시터마다 효과적인 찌는 확실히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부력이 약한 찌로는 낚을 수
있어도 센찌로는 낚을 수 없는 상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대마찌가 둔하다고 오해할지 모르나
부력의 차이일 뿐이다. 부력이 작은 대마찌는 아주 예민하다)
●찌 고를 땐 부력부터 결정해야
지금까지 부력에 따른 찌올림에 대해 살펴봤으니 객관식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찌올림의 폭
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일차적변수는 무엇일까요?" 1.찌 몸통형태 2.찌몸통 재질 3.찌톱의 굵기 4.
찌의 부력 5.찌의 길이. 정답은 4번이다. 물론 다른 것도 다 영향을 미치지만 부력이 우선 요인
이다. 찌올림은 곧 부력의 표출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찌는 붕어가 밀어올리는 것이 아
니라 붕어가 봉돌을 띄워주면 스스로의 부력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이 것을 알지 못하면 찌에
대한 이해는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다른 답을 선택했던 낚시인이 여전히 찌몸통의 형태나 재질
이 찌올림을 일차적으로 좌우한다고 보고 있다. "공작찌가 최고야" "찌는 갈대찌가 예민하
지" "역시 오뚜기찌보다는 막대찌가 예민해" 이런 판단은 모두 몸통이 찌올림을 좌우한다고 생
각하는 것이다.
찌올림폭은 부력이 결정하며 부력이 센 찌일수록 많이 솟는다. 마치 스프링과 같은 것이다. 강
하게 당겨진 스프링일수록 강하게 튕기듯이 강하게 억제된 고부력의 찌가 많이 솟는다<그림
4>. 찌를 고를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몸통의 재질도, 톱의 재질도, 찌의 길이도 아닌찌의 부
력이다. 3m 안밖의 깊은 수심에서 쓰거나 밤낚시에 쓸 찌는 다소 부력이 커야 하지만 그 밖의
상황에선 부력작은 찌를 써보기 바란다. 특히 1.5m이하의 앝은 수심에서는 부력작은 찌의 우수
성이 두드러진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가장 합리적인 붕어낚시, 더욱 완벽한 찌의 상태, 미려하고 적당한 찌올
림, 아주 미약한 어신까지의 캐취다. 그래서 다양한 부력의 찌를 갖추고 상황에 따라 바꿔 쓰는
것이다. 그리고 부력 작은 찌의 재조명, 우리는 너무나 큰 찌를 쓰고 있다. 충주호의 환영에서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찌는 유행이다. 부력 약한 찌의 수요가 늘지 않는 한 우
리는 수제찌를 통해서나 저부력 찌를 만날까, 겉모양만 화려할 뿐 둔하기 이를 데 없는 대형 공
장제 찌의 홍수속에서 당분간 헤어나기 힘들 것이다.
‘짧은 톱과 튜브톱이 더 예민하다’
지금까지 찌의 부력에 의한 찌올림의 차이를 살펴봤다. 그러면 부력이 작은 찌만 쓰면 예민하
고 부력이 큰 찌는 모조리 둔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여기에서 또하나의 큰 변
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변수를 찾기 전에 한가지 문제를 풀어보자. "찌는 찌톱과 몸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예
민하고 유려한 찌올림을 연출하는데 있어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아마 대다수의 독자들이 몸
통이라고 답할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까지 많은 낚시인들이 그렇게 생각해왔고 그래서 몸통을
어떤 재료, 어떤 형태로 만드는가에 부심해왔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름난 수제찌 장인들은 "찌
톱이 더 크게 찌올림을 좌우한다"라고 한결같이 단언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와 재질에 복잡한
가공을 거치는 찌몸통에 비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찌톱이 찌올림을 좌우한다니 무슨 말인가?
"톱은 입질을 보기 위해 없어선 안되지만 사실은 찌올림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죠. 그래
서 최대한 가늘게 만들어야 예민한 찌올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찌톱이 둔하면 몸통이 아무리
좋아도 무용지물입니다." 수제 공작찌 황월찌의 장인 김희백씨의 말이다. "찌톱이 가늘면 가늘
수록 찌올림이 예민하고 시원스럽습니다. 몸통에 10의 신경을 쏟는 것 보다 톱에 3의 신경을 쓰
는 것이 더 훌륭한 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오동찌 장인 김창수씨의 말이다.
즉 찌톱은 몸통의 상승을 보여주는 표지인 동시에 그 몸통의 상승을 억누르는 저항이라는 양면
성을 가지고 있다. 부력이 작은 찌의 톱이 두꺼우면 가뜩이나 작은 부력이 더 위축돼 오히려 큰
부력에 톱이 두꺼운 찌보다 더 둔해지는 결과가 돼버린다. 찌톱의 저항을 최소화해야만 몸통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아까 말한 또하나의 변수란 바로 찌톱이다.
●숨겨져온 찌톱의 비밀은 무게
찌 전문가들이 말하는 좋은 찌톱은 '가는 톱'이다. 현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찌톱은 일
반형이 0.8∼1.2mm. 초박형이 0.7mm다. 장인들은 더 가늘게 만들기 위해 0.5mm찌톱까지 사
용하고 있다. 이런 슬림형 찌톱은 잘 부러지므로 대중성이 없다. 초보자들은 두껍고 튼튼한 찌
톱을 찾게 마련이라 대량생산하는 공장제 찌톱들은 대부분 굵다. 이런 찌로는 예민한 어신을 기
대하기 어렵다.
그럼 왜 찌톱이 가늘면 찌올림이 시원스러워지는 것일까? 바로 여기에 오랫동안 감춰져왔던 찌
톱의 비밀이 있다. 많은 낚시인들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왜 두꺼운 찌톱보다 가는 톱이 예민하
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간 조사한 바로는 무려 90%의 응답자들이 당연하다는듯이 '두꺼운 찌톱
은 상승시에 물속에서의 마찰저항이 크기 때문이 아니냐'고 답했다. 아마 이 글의 독자들도 대
부분 그렇게 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틀렸다. 정답은 '두꺼운 찌톱은 무게가 더 무겁기 때문이
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통해 금방 알 수 있다. 찌를 수평찌맞춤한 다음 찌톱상단을 3cm가
량 잘라보자. 어떻게 될까? 찌톱은 약 4∼6cm가량(찌의 부력과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수면 위
로 솟아오른다. 즉 찌톱 3cm길이가 4∼6cm상승분의 부력을 억제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상태로 낚시를 해보면 찌톱을 자르기 전보다 훨씬 빠르고 예민한 찌올림을 얻을 수 있다. 즉 두
께는 변하지 않아 마찰저항은 똑같은데도 길이만 잘라내니 부력이 증가하고 더 민감한 찌올림
이 나타난 것이다. 길이가 짧아진 것이 어떤 변화를 줬을까? 찌톱의 무게가 줄어든 것 뿐이다.
찌톱의 무게가 찌올림에 미치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찌의 '무게중심'이란 것을 알아보
자. 찌의 무게중심이란 찌를 손가락위에 올려놓았을 때 평형을 이루는 한점을 말한다. 이 무게
중심이 찌의 아랫쪽에 위치하면 찌솟음이 빠르지만 흔들리고 경박해지며, 윗쪽에 있으면 점잖
지만 둔한 찌올림이 나타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온 붕어낚시의 상식이다. 그래서 찌 제
작자들은 예민하면서도 안정된 이상적인 무게중심점을 찾아서 찌를 만드는데 그 일반적인 위치
는 찌 전체에서 아래로부터 1/3지점이라고 한다.
이 무게중심을 조절하는 수단이 바로 찌톱의 길이다. 찌톱을 길게 하면 무게중심점이 자연히 윗
쪽으로 옮겨져 둔중한 찌올림이 나타나고 짧게 하면(또는 찌다리를 길게하면) 아랫쪽으로 옮겨
져 빠르고 예민한 찌올림이 나타난다. 찌톱이 곧 무게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 길이가 무게중심
을 조절하는 수단이 됨을 장인들은 알고 있는 것이다.
한편 수제찌 장인들은 슬림형 찌톱에만 만족하지 않고 그 톱을 사포로 갈아서 끝부분은 0.3mm
에 달할만큼 갈수록 뾰족하게 만든다. 이처럼 끝부분으로 갈수록 가늘게 하는 이유는 같은 무게
라도 찌톱의 끝에 위치할수록 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찌톱무게 가중의 원리'다.
●찌톱을 짧게 자르면 더 많이 솟는다
찌톱을 잘랐을 때 찌톱이 상승하는 폭은 찌의 부력이 작을수록, 오뚜기형보다 막대형이 더 크
다. 거꾸로 말해 부력이 작은 찌일수록, 막대형 찌일수록 더 가벼운 찌톱을 써야 함을 알 수 있
다. 부들찌를 자작해서 쓰는 인천낚시인 강동식씨의 경험담은 톱무게의 미세한 차이가 찌올림
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단적으로 말해준다. '톱에 칠을 할때 한 번 칠하는 것과 여러번
칠하는 것간에는 찌올림의 차이가 있더군요. 한 번 칠한 톱이 가시성에선 떨어지지만 예민성에
선 단연 앞섰습니다. 칠의 무게가 찌올림을 좌우하는것이 분명합니다.'찌톱의 민감성은 이렇듯
미량의 칠에 의해서도 좌우될 정도이다.
찌톱은 가벼울수록 예민한 찌올림을 유발하고 찌톱 길이를 약간만 줄이면 더 예민한 찌올림을
얻을 수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대다수의 낚시인들이 찌토비 길게 빠진 찌를 원하고 있다. 아마
찌톱이 짧으면 예민하다는것을 알면서도 긴 톱을 고집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찌톱이 길면 둔해진다는 사실을 모르고 긴 톱이 많이 솟으리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긴 찌톱이 예민성에선 떨어지지만 점잖고 부드럽게 올
라오기 때문이다. 긴 찌톱은 그 육중한 무게로 몸통의 부력을 억제함으로 점잖게 솟는 찌올림
을 연출한다. 점잖게 솟는 찌는 보기ㅔ 아름답고 어신이 경박스러운 잔챙이가 물어도 챔질타이
밍을 잡기 좋다. 즉 적당히 둔한 것이 점잖은 찌올림을 낳은 것이다. 이를 두고 어떤 낚시인들
은 '이 찌는 찌올림이 점잖고 참 예민해'라고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기도 한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찌는 대부분 찌톱이 부력에 비해 약간씩 길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밤낚
시를 하기위해 케미컬라이트를 꽃으면 더 길고 무거워진다. 이 때는 찌톱을 2∼5cm가량 잘라내
고 그 자리에 역광 케미컬라이트꽂이를 접착제로 붙이면 훨씬 예민해진다. 그러나 너무 잘라내
면 찌올림이 경박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튜브톱이야말로 고감도 톱이다
예민한 찌톱의 첫째 조건이 '가벼움'이라는 점에서 되살펴봐야 할 것이 셀룰로이드나 PVC 대롱
으로 만든 일명 튜브톱이다. 튜브톱은 솔리드톱에 비해 가벼울 뿐만 아니라 자체부력을 가지고
있어 물속에 들어가면 수중무게가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톱이 가벼울수록 예민하
다면 튜브톱이 솔리드톱보다 훨씬 예민한 찌올림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튜브톱을 사용해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튜브톱은 솔리드톱보다 둔하다'고 말한다. 왜 일까? 튜브톱은 원래 솔리드
톱이 나오기 전의 1세대 톱이었다. 일본 떡붕어낚시용 찌는 튜브톱을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도 튜브톱부터 전래됐다. 그러나 두껍고 둔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솔리드톱에 자리를 내주고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그런데 원로낚시인들 중에선 아직도 튜브찌톱에 대해 향수를 품고
있는 이들이 많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튜브톱이 더 예민했던 것같아요. 요즘 솔리드톱은 웬
지 무겁고 찌솟음이 단절되는 느낌을 주는데 튜브톱은 부드럽게 솟았죠. 당시 사용되던 튜브찌
톱은 요즘 거랑 달랐어요. 대부분 일본 수입품이었는데 손으로 휘어도 잘 부러지지 않았죠.' 올
해 71세의 수원낚시인 임응빈씨(전 서울낚시 대표)의 말이다. 당시 일제 튜브톱은 셀롤로이드
재질이었다. 탁구공과 같은 재질로서 대단히 가볍고(요즘 튜브톱에 비해) 불로 태우면 고약한
냄새가 나면서 순식간에 타들어갔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그보다 낮은 재질의 PVC튜브톱이 만들어졌는데 재질이 딱딱하고 잘 부러져서 일본
제품처럼 가늘게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두꺼운 톱이 만들어졌고 자연히 톱에 들어가는 부력
이 증대했다. 튜브톱이 둔하다는 인식은 이 저급 튜브톱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두꺼운 튜브톱의 문제점은 자체 부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몸통에 7∼8의 부력이 있다
면 톱에 2∼3의 부력이 들어간다. 그래서 찌톱이 물에 잠기있을 때는 10의 온전한 부력을 가지
지만 찌톱이 올라오면 7∼8의 부력만 남게 돼 결과적으로 부력감소를 가져오고 그래서 일정 높
이까지 찌가 올라오면 더 솟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면 두께가 가늘어서 부력이 극히
작은 튜브톱의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에는 몸통에 대부분의 부력이 들어가고 톱에 남은 부력
이 극소량이므로 찌 상승으로 인한 부력감소가 적을 것이다. 그렇다면 물 밖에서의 무게와 물속
에서의 비중이 가볍기 때문에 솔리드톱보다 더 예민하게 솟지 않을까. 기자는 이러한 기대 속에
서 여러 낚시인과 함께 튜브톱을 시험해봤다. 그 결과 솔리드톱보다 더 예민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까지 강화된 찌올림을 얻을 수 있었다. 이때 사용한 찌톱은 수입품으로 1∼2mm의 아주 가
는 것이었다.
튜브찌톱의 예민성을 좌우하는 것은 두께였다. 튜브톱이 굵으면 무게가 아니라 부력이 찌톱에
많이 남는다는 것이 문제점이 됐던 것이다. 굵은 튜브톱은 솔리드톱보다 둔하지만 가는 튜브톱
은 놀라운 예민성을 발휘한다.'튜브톱으로 돌아가자'는 복고풍은 최근 나이 많은 원로 낚시인들
간에 확산되고 있다. 서울의 유명 도매점 새서울 낚시 대표 오장규씨는 '옛날의 튜브톱을 잊지
못해 일본에서수입한 튜브톱을 꽂아 쓰고 있어요. 찌올림이 훨씬 부드럽고 시원스러울 뿐만 아
니라 눈에도 잘보여서 조행이 즐거워졌습니다.'라고 말한다. 국내에도 좋은 튜브톱이 생산되고
있지만 거의 일본에 수출하며 내수물량은 거의 없다. 30년 전부터 일본에 떡붕어낚시용 찌를 수
출하며 튜브톱을 사용해온 조희작의 김용욱씨는 '튜브톱을 우리찌에 사용하면 의외로 부드러
운 찌올림이 나옵니다. 다만 소비자들이 튜브톱의 진가를 모르기 때문에 솔리드톱만을 달아서
팔고 있지만 나 스스로는 튜브톱을 더 즐겨 씁니다.'
이 처럼 무게라는 관점에서 찌톱을 보면 더 넓은 소재 활용이 가능하다. 현재 유행하는 유리섬
유를 압착시킨 솔리드톱이 나온 뒤 반짝 유행했다가 파손율이 높아 이내 사장된 카본톱도 아주
훌륭한 찌톱 소재다. 카본톱은 솔리드톱보다 가벼워 더 시원스런 찌올림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불투명해서 역광에 잘 보이지 않고 작은 충격에도 잘 부러지므로 0.7mm이하로 가늘게 만들었
을 때는 조심해서 써야한다.
종합해서 말하자면 예민한 찌는 '부력에 비해 찌톱의 길이가 짧은(정확히 말하면 찌톱이 가벼
운) 찌이며 찌올림이 부드러운 찌는 부력에 비해 찌톱이 긴(무거운)찌다' 이미 마들어진 찌를
더 예민하게 만들려면 찌톱을 약간만 잘라주면 된다. 거꾸로 더 부드러운 찌올림을 얻으려면 찌
톱의 길이를 늘릴 수 없으므로 대신 찌다리부분에 편납을 감아서 찌의 부력을 약간 줄여주면 된
다. 특히 밤낚시용 찌는 케미컬라이트를 달아야 하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위로 쏠리게 되는데 그
를 방지하기 위해 찌다리를 길게 더 뽑아줘야 밤낚시 전용찌로 적합하다.
‘찌맞춤 깨는 변수 원줄을 가늘게 써야’
지금까지 붕어낚시 찌를 몸통의 부력과 찌톱의 무게라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서 감도가 뛰어난
이상적 모델을 살펴봤다. 이제 찌를 들고 붕어를 낚으러 가야 할 때다. 그러나 그전에 반드시 거
쳐야 할 작업이 있다. 바로 '찌맞춤'이다. 찌맞춤이란 봉돌을 깍아서 '찌의 부력=봉돌의 무게'상
태를 만드는 것이다. 이때 수중에서의 봉돌무게는 찌의 부력으로 상쇄돼 조금만 건드려도 움직
일 정도로 가벼워져 붕어의 예민한 입질에 즉각 반응한다. 만일 찌의 부력보다 봉돌이 무거우
면 약한 입질이 전달되지 않고, 부력에 비해 봉돌이 가벼우면 약한 입질에도 방정맞게 움직여
챔질타이밍을 잡기 곤란하다. 찌맞춤이 제대로 안되면 아무리 좋은찌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
하므로 찌맞춤은 곧 찌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찌맞춤의 올바른
방법론에 대해 낚시인간의 이견이 분분하다. 어떤 방법이 가장 예민한 찌맞춤인가 하는 문제는
30년 가까이 논의돼 온 붕어낚시의 묵은 쟁점이다.
●물의 비중 차이가 찌맞춤 오차 만든다
그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대표적인 방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1.수면 맞추기-찌밑에 봉돌
만 달고 수조에 넣었을 때 일단 가라앉았다가 서서히 올라와 수면에 일치하는 상태다. 현재 가
장 많이 쓰는 방법으로 바늘채비를 달면 가장 이상적인 무게를 이루며 찌올림이 안정되고 묵직
하다고 주장한다. 2.바늘만 바닥닿기-찌가 서서히 가라앉아 바늘만 바닥에 닿고 봉돌은 수중에
뜨게 한다. 바늘만 건드리면 찌가 솟기 때문에 아주 예민하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견해다. 3.한마
디 올려 맞추기-가라 앉았던 찌가 수면위로 도로 올라와 1∼3cm정도 찌톱이 올라오게 맞춘다.
낚시터에서 찌톱을 한마디 내놓고 낚시하므로 찌맞춤도 한마디를 올려놓고 맞춰야 부력손실이
없다는 것이다. 다들 설득력 있는 방법이다. 셋을 비교하면 2가 가장 무겁고 1이 그 다음이며 3
이 가장 가벼운 방법이 되겠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 세 가지 찌맞춤의도는 모두 실현가
능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수조나 찌통에서 맞춘 찌맞춤 상태로 낚시터현장에 가져가
면 전혀 다른 찌맞춤으로 둔갑해 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의 찌맞춤 상태가 된 찌와 채비
를 가지고 낚시터에 가보자. 찌톱을 한마디 올려놓으면 가라앉겠지만 수며네 맞추면 떠야 할 것
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찌톱이 수면 아래로 잠겨버린다. 왜 그런 것일까?
첫째 이유는 물의 비중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은 차고 맑을수록 무겁고, 탁하고 따뜻할수록
가볍다. 무거운 물에 봉돌을 넣으면 봉돌은 상대적으로 가벼워지고 가벼운 물에 담그면 무거워
진다. 그래서 맑은 수조에서 맞춘 찌가 탁한 낚시터에서는 가라앉는 것이다. 물의 비중은 저수
지마다 달라 그때마다 봉돌의 실제 무게가 다르게 나타난다. 물이 탁하다는 것은 이물질이 많다
는 것으로서 그 이물질이 물의 밀도를 낮춰 가벼워진다고 한다. 탁도에 따른 물의 비중을 알 수
있는 손쉬운 실험 한가지. 수조에 찌를 넣고 일단 수면 맞추기를 한다. 찌톱은 수면에 아슬아슬
하게 붙어 있다. 이 수조에 진흙을 한웅큼 넣고 흑탕물로 만든 다음 다시 찌를 넣어 보라. 꼬르
륵 잠기는 놀라운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이유는 원줄의 무게다. 3.6∼5.4m에 이르는 원줄의 무게가 찌를 누르기 때문에 찌의 부력
이 약해지는 것이다. 원줄무게는 두꺼울수록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나일론사보다 비중이 큰 불
소카본사의 경우 그 영향이 더 커진다. 이처럼 물의 비중과 원줄의 굵기에 따라 봉돌의 실제무
게가 천차만별로 나타나므로 수조에서 아무리 공을 들여 깍고 맞추어도 다 헛수고가 된다. 만
일 2처럼 바늘만 닿고 봉돌은 뜨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2의 찌맞춤으로는 도저히 실
현할 수 없다.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낚시터에서 새로이 찌를 맞추는 이른
바 '현장 찌맞춤'이다.
●현장 찌맞춤만이 정확하다
현장 찌맞춤이란 낚싯대에 원줄을 달고 완전한 낚시채비를 갖춘 다음(바늘은 빼고) 물에 던져
서 가라앉는 속도를 보면서 봉돌을 깍아내는 방법을 말한다. 이때 현장에서의 시간 소모를 줄이
기 위해 수조에서 수면 맞추기를 한 다음 현장에서 조금씩 깍아내면 된다. 봉돌을 깍을수록 찌
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다가 어느 단계에 이르면 살짝 가라앉았다 도로 올
라와 수면에 일치한다. 이때가 현장 찌맞춤이 완성된 상태로서 봉돌이 바닥에서 떠있다. 여기
에 바늘채비를 연결하면 천천히 가라앉아서 가장 예민한 찌맞춤이 된다. 처음부터 바늘채비를
연결하고 찌맞춤해도 된다. 찌톱을 한마디 정도 내놓으면 봉돌이 가라앉게 되므로 조금 더 예민
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장찌맞춤을 해보고 다시 처음에 했던 수조찌맞춤을 되돌아보
면 의도와는 전혀 엉뚱하게 찌가 맞춰졌음을 알 수 있다. 1의 방법은 실제로는 봉돌이 약간 무거
운 방법이 되고 2는 더 무거운 방법이 되며 3은 결과적으로 현장 찌맞춤에 가장 근접해 가장 예
민한 상태가 된다.
2와 같은 효과도 현장찌맞춤을 통해서라면 어렵쟎게 실현할 수 있다. 현장 찌맞춤된 상태에서
수면 아래로 찌톱을 3∼4cm 가라앉게 찌고무를 내린다. 그 다음 봉돌을 조금씩 깍아내 찌톱이
수면에 살짝 떠오르면 봉돌은 솟고 바늘은 바닥에 닿아있는 상태가 된다.
이것을 '뜬 봉돌 낚시'라고 하는데 입질이 아주 약한 경우에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낚시방법이
기도 하다. 또 밤낚시를 할 때는 케미컬라이트만 가지고도 뜬 봉돌을 만들 수 있다. 케미는 미세
하나마 자체 부력을 가지고 있어 케미 끝을 물에 잠기게 하면 살짝 수면에 뜨게 된다. 이것은 찌
맞춤이 예민하게 됐을 경우에 이루어지며 뜨지 않으면 봉돌이 약간 무거운 상태다. 뜬 봉돌은
가라앉은 봉돌보다 약한 입질에 쉽게 반응한다. 그래서 입질이 아주 지저분하게 나타나는 곳에
서는 봉돌을 띄워볼 필요가 있다. 이때는 한 마디 정도 살짝 솟거나 끌려드는 찌놀림이 나타날
때 재빨리 챔질하는데 빨려드는 입질에 챔질성공율이 의외로 높다. 그러나 붕어의 입질이 정상
적일 때는 뜬 봉돌이 오히려 불리하다. 뜬 봉돌낚시를 자주 한다는 대구의 이관식씨는 '입질은
예민하게 전달되지만 많이 솟는 찌올림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거 아래로 빨려드는 어신이 많
이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붕어의 입질이 아주 간사해 챔질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때나 쓸까 평
소에는 찌놀림이 방정맞고 조잡해서 잘 쓰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말은 뜬 봉돌의 특징
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찌올림은 봉돌이 떠오르면서 나타나는 것인데 미리 봉돌이 떠있으니
그 상승폭이 작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개중에는 '뜬 봉돌을 써서 아주 시원스럽게 치솟는 찌올림을 많이 경험했다'고 주장하
는 이들이 많다. 왜 그들은 색다른 경험을 한 것일까? 아마 그들 중 대부분은 2의 수조 찌맞춤
을 사용했을 것이다. 즉 실제로는 봉돌이 바닥에 닿아 있었기 때문에 시원스런 찌올림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인데 봉돌이 떠서 시원스런 찌올림이 나타난 것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찌 예민성 좌우하는 현장변수-원줄
현장 찌맞춤만이 정확한 찌맞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낚시인들은 자꾸만 수조에서 간편하
게 찌를 맞추고 싶어한다. 그래서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럼 수조의 수온을 낚시터 수
온과 비슷하게 맞추고 이물질을 많이 섞어 맞추면 되지 않을까?' '낚시터에서와 똑같은 길이의
낚시줄을 둘둘 말아 같이 넣고 맞추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어떤 방법도 완전히 현장성을 회복할 순 없다. 수조찌맞춤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방해요
소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찌맞춤의 정확성을 깨뜨리는 최대변수, 그것은 바로 원줄이다. 채
비를 투척해서 봉돌이 완전히 가라앉고 난 뒤 수면위의 찌톱을 자세히 지켜보면 시간이 지날수
록 조금씩 가라앉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미 봉돌이 바닥에 가라앉았는데 왜 찌가 더 잠기는
것일까? 그 이유는 찌∼낚싯대간의 원줄이 가라앉으면서 찌톱을 누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낚
시인들은 봉돌에서 찌까지의 원줄이 찌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알았지 찌∼낚싯대간의 원줄은 간
과해왔다. 그러나 봉돌에서 찌까지의 원줄은 오히려 찌부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찌∼낚
싯대간의 원줄이 주요 장애원인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경험을 통해 증명된다. 똑같은 찌를
쓰는데도 짧은 대의 찌는 경쾌하게 솟는데 긴대의 찌는 무겁게 솟는 경험을 한적이 있을 것이
다. 긴 대는 늘어진 원줄이 길고 그에 따른 무게감이 커져서 더 둔한 찌올림이 나타난 것이다.
이때 3호 이상으로 줄이 두껍거나 많이 가라앉는 불소카본줄을 쓰면 더 둔한 찌올림을 낳는다.
이렇게 원줄이 찌올림을 방해하는 정도는 무려 찌톱 두세 마디에 해당한다. 앞서 말한 물의 비
중 차이는 겨우 찌톱 반마디나 한마디 정도에 불과한데 비해 상당히 큰 변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찌맞춤을 예민하게 하는 것보다 원줄을 가늘게 쓰는 것이 더 시원스런 찌올림을 얻을 수
있는 비결입니다.' 진주 낚시세계 대표 정진근씨의 말이다. 그는 1.7∼2호 원줄을 사용하며 바다
낚시용 목줄로 흔히 사용되는 카본줄대신 나일론줄로 만들어 물에 뜨는 일제 떡붕어 전용줄을
사용하는데 훨씬 선명한 어신을 보인다고 한다. 나일론줄은 바람에 떠밀려서 좋지 않다고 하지
만 수면에 완전히 뜨는 것이 아니라 살짝 가라앉는 상태가 되므로 문제가 없다
'1.7호 줄이면 대어를 걸었을 때 터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바다에선 이줄로
50cm가 넘는 감성돔도 끌어낸다. 수초가 없는 상황에서는 1.5호 줄로도 월척을 끌어 낼 수 있
다. 가는 원줄을 쓰는 것은 최고급 찌를 사용한 것과 똑같은 찌맛 상승효과를 가져다 준다.
찌는 과학이다!
낚시를 할 때 앉은 자리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것이 찌의 움직임이다. '대낚시를 한다는
것'은 곧 수면에 있는 찌를 응시하며 찌놀림을 기다리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면에 한 점 찌.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물 속 붕어가 어떻게 입질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
다. 뿐만 아니라 들어가 보지 않은 물의 깊이나 흐름을 가늠하게도 한다. 낚시 입문자들이 처음
붕어를 낚아본 후, 그날 밤새 꿈 속에서 찌가 오르락 내리락거리더라는 우스개 소리 역시 낚시
의 전 과정이 찌로 표현되기 때문일 것이다.
물 속 붕어가 미끼(바늘)를 흡입하는 순간부터 꾼의 눈에 찌올림이 포착되어 챔질하기까지 모
든 과정에는 찌가 관여되어 있다. 이렇게 붕어의 입질을 알아내는 안테나 역할을 충실히 해내
는 찌는 그것이 물 속에서, 혹은 수면에서 반응할 때, 우리가 미처 예견하지 못한 여러 작용들
이 일어난다. 그저 단순히 '찌가 올라오네!'가 아니라 과학적인 현상에 의해 생겨나는 찌의 본질
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찌와 더욱 친근해질 수 있게 된다.
[부력·저항 그리고 무게] - 부력은 상황에 따라 달라져
상식적인 얘기를 해보자. '∼푼' 혹은 '∼부'로 나뉘는 찌의 구분 단위는 부력을 중량으로 표현
한 것이다. 일종의 찌가 가지고 있는 부력의 크기인 셈이다. 그런데 부력은 물 속에서 뜨는 힘
을 말하는 것이므로 '∼부'라는 단위는 찌가 물 속에 있을 때를 기준으로 생겨난 용어이다.
여기 5부찌가 있다. 이 찌는 부력이 5이므로 물 속에서 5부가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찌의 어떤
부위가 몇 부씩이나 나갈까? <그림1>의 a처럼 찌톱이 튜블러로 된 찌는 몸통이 3, 찌톱이 2의
부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찌가 솟아 올라 찌톱이 수면 위로 나오면 부력의 크기는 남은 몸통 부
력 3에 불과하고, 거기에다 물위로 나와 있는 찌톱의 무게(-1)까지 계산하면 실제는 2의 부력밖
에 남지 않게 된다.
반면 찌톱이 솔리드로 되어 있어 부력이 거의 없는 다른 찌(b·c·d·e)들은 찌톱이 거의 수면 위
로 올라와도 부력 감소가 없다. 원래 찌톱의 무게(-1)과 수면 위에서 추가로 생겨난 -0.1 부력
을 감안하더라도 3.9의 부력이 작용한다. 이처럼 같은 5부의 찌라도 찌톱이나 부력 부위의 위
치, 몸통의 형태에 따라 실제 나타나는 부력은 달라진다.
<그림1>의 여러 찌중 가장 부드럽게 올라오는 찌는 어떤 걸까? e의 표주박형 찌이다. 물론 c·d·
e는 모두 찌가 올라올 때 부력 감소는 없지만 몸통의 형태에 따른 유체 저항을 달리 받게 된다.
c의 막대형 찌는 몸통이 물의 저항을 덜 받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상승하는 반면, e의
표주박형 찌나 0형 찌(d)는 유체 저항을 많이 받아 서서히 올라온다. 그러나 저항을 덜 받는 막
대형 찌라도 찌톱을 길고 무겁게 달면 매우 천천히 올라오게 된다. 이런 식으로 '찌놀림'은 실
제 물 속에서 발휘되는 부력의 크기나 무게, 거기에 유체 저항이 곁들여져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그림2>처럼 찌가 수면으로 올라오는 과정 중 '찌솟음 폭'은 부력의 크기
와 감소 정도에 따라, '입수와 찌올림의 속도'는 몸통의 형태에 따른 유체저항 정도와 찌톱의 무
게에 의해서 생겨난다. 또 찌의 예민성은 '부력-찌톱의 무게'에 몸통의 유체 저항 정도가 약할수
록 더해진다. 이는 꾼들이 만나는 여러 가지 찌올림이 찌의 재질이나 부력 등에 의해 단적으로
생기는 게 아니라, 찌의 각 부위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찌맞춤이 변하는 이유] - -찌와 봉돌은 그대로
이번에는 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 즉, 찌맞춤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얘기해보자. 수
조에서 찌맞춤을 해본 꾼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의문이 있다. 왜 수조 찌맞춤이 실제 현장에
서는 달라지는 걸까? 물론 수조와 현장 사이에 가감되는 것(원줄·바늘·미끼)이 있다면 쉽게 이해
가 가지만 그렇지 않을 때 더욱 난감해진다.
수압 때문에. 온갖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 실제 낚시하는 현장의 수심은 각기 다르며 그에 따
라 수압이 다를 건 당연하므로 찌맞춤이 변한다는 것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수심이 깊을수록 수
압이 높기 때문에 봉돌의 무게가 더욱 무거워져 결국 찌맞춤이 무겁게 변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론이 맞다면 1m에서 찌맞춤한 찌를 5m 수심에서 쓸 때, 수압 때문에 무거워져야 할 봉
돌이 자꾸 흘러버리는 건 어찌된 일인가! 좁쌀봉돌을 덧달아 쓸 정도로 변해버린 원인을 수압으
로 해결하려면 물리계의 법칙을 역행할 수밖에 없다. 즉, 어떤 물체든 '질량불변의 법칙'에 의
해 가감이 될 수 없으며, 1∼3m의 차이로 수압 변화가 그리 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찌는 언제나 수면 근처에서 똑같은 수압을 받고, 또 봉돌은 깊이가 약간
씩 다른 물 속에서 비슷한 수압을 받고 있을 뿐이다. 봉돌이 흐르는 이유는 오히려 원줄에 있
다. 깊어진 수심으로 인해 길어진 원줄이 얕은 곳보다 물의 흐름에 따른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