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뒷담화의 주제는 "호두 두알이다."
산 입구 도착이 마침 늦은 점심시간 때라 천관산 입구 식당에서 라면을 먹고 가기로 했다. 라면 한 그릇씩 그리고 막걸리 한잔씩 걸치고 나오며 계산을 하려는데, 식사 전 용팔님이 식당 앞 좌판에 깔린 호두 7쌍를 집어들어 각자에게 나눠 줬는데^ 이 계산.. 주인장이 "호두값이 35만원".. 농담인가, 에이 정말.. 옆의 주인마나님은 "아이 여보 좀 깍아줘요" 라고 하신다. 이거야 원^ 진짜란 말인가, 난 그래도 아직은 농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주인장을 관찰하는데 점점 더 가관.. 검은 뿔테안경에 마치 작가님같은 고상한 모습의^ 어쩐지 좀 촌사람같아 보이지는 않는 주인장, 계속된 정색과 더불어 이 호두는 장흥에서만 생산되는 명품귀족호두이고.. 알아들을 수 없는 호두선전, 듣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난 워낙 풍기는 뭔가에 좀 눌린 듯하다.. 그래서 나도 엄숙하고 조용히, 그러며 단호하게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 모르고, 이렇게 비싼 물건인 줄 모르고 집은거 같습니다, 안 사겠습니다." 내가 왜 죄송해야 하는지 모를 일이였다. 좌판에 가격표를 붙여 놓던지 할 것이지.. 아무튼 앞서 나간 사람들로부터 호두를 회수하고 화장실 간 백사님까지 기다려 반납시키고 나온다. 관광객 많이 찾는 명품 유원지에서 이런일이 있으면 이곳을 찾은 사람 입장에선 황당과 어이없음일 것이다. 정말이지 가격표를 붙여서 손님도 당당하게 보고 선택하게 하던지, 이게 뭔가^^ 다른 상가들 입장에서도 찾아온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 주지 못하는 이 주인장의 행태가 지역망신, 먹칠이지 않나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식당안의 유명 정치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눈에 띄는 사면장(이름이 여자이름인게 주인아줌마인듯), 그 사면장에 적힌 성씨가 위씨.. 이 곳이 위씨 마을이던데, 아마도 이곳이 고향인듯 했다. 고향사람인데..
아무튼, 보편적행태의 경험이 아닌 좀 독특한 경험이 오늘 산행내내 그리고 술 좌석의 이야기 소재로 오랜시간 이어갔다.
첫댓글 네이버를 검색해 보니 이런 기사가 연합뉴스에 나왔었네요
- 전남 장흥에서만 생산되는 손 지압용 호두로 한 쌍에 수십만 원에서 1억 원을 호가하는 '명품 귀족호두' 로 상표등록
- 손에 쥐고 굴리자 맑으면서 무거운 소리가 들리고 일반 호두와 달리 테두리가 도드라지고, 골과 주름이 깊고 많은 것이 특징
- 알맹이가 없고 망치나 돌로 내려쳐도 잘 깨지지 않아 노리개나 지압용으로 사용되는데, 조선시대 임금님 진상품
<김재원 / 장흥 귀족호도박물관장> "조선시대 임금님께서 '장흥에 있는 먹지도 못한 그 나무 열매가 귀하다.', 열매의 귀족이라 해서 귀족 호두입니다." 22년 전 장흥 자생품종인 호두 나무를 보존하고 보급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 3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귀족호두 나무가 10년 전 태풍에 쓰러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가지를 꿋꿋하게 뻗고있다
'귀족호도'는 한 해 4천개 정도가 생산되지만 명품으로 인증받을 수 있는 건 3~4%에 불과.
두 갈래로 갈라지는 양각이 기본 형태로 드물게 삼각 또는 사각, 많게는 육각 모양이 나오기도 하며 크기나 형태에 따라 한쌍 가격이 수십만 원에서 최고 1억 원에 달합니다.
'귀족호도'는 손에서 굴릴수록 단단해지고 색이 짙어집니다.
<김재원 / 장흥 귀족호도박물관장> "내 손에서 굴린다기보다는 내 손에서 키운다고 보면 되겠지요. 가격이 비싸고 명품이 좋은 호두가 아니라 나하고 연륜을 함께한 호두가 가장 좋은 호두입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