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을 해갈하는 단비가 내린 후,
쌀쌀하기도 따뜻하기도, 청명하기도 뿌옇기도, 바람 쌩쌩하기도 잠잠하기도 한... 묘한 4월의 금요일. 세찬 비바람에 꽃잎들을 다 놓쳐버린 벚나무는 개화의 열기를 채 식히지 못한 채 안타깝게 달아올랐습니다. 더운 김을 모락모락 뿜어내고 있는 것 같아 짠하네요. 어쩐지 올해는 버찌가 듬성듬성하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북한산의 여인 장ㅇㅇ샘은 오늘은 북한산으로. 집에서 오늘 미션을 미리 그려 보내오시고 봄 북한산을 실시간 중개하는 사진들을 전송하시면서 마음만, 백ㅇㅇ 샘, 이ㅇㅇ 샘, 저 세 명은 몸까지 함께했습니다. 저마다 한 주의 피로로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끌고 모여서 이야기 보따리와 진행 중인 그림들을 풀고서 다독이고 아이디어를 나누느라 Szabo샘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대나무 숲을 어떻게 그려내야 할지 오래오래 아이디어를 나눴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서 나이프가 주인공이고 나무를 계속해서 그렸습니다.
1.나이프로 바위섬의 솔 숲 표현하기.
2. 나이프로 자작나무 그리기
여전히 나이프 사용에 익숙치 않아서 자작나무가 대나무가 되어 버렸습니다. 가지도 잎도 풀도 나이프로 그리면서 처음엔 당황하다가 점차 종이 위에 나이프가 삭- 삭- 스치는 소리도 촉감도 좋아지고 나이프에 물감을 묻히는 법도 익숙해지고... 그래서 이왕 시작한 거 연습 삼아 좀 오래 나무를 가지고 놀다가... 체력이 딸려 네 가지 연습을 다 못하고 두 가지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쉽지 않으니 애란 샘께서 카드를 잘라 그리게 하셨구나. 카드로 그리기가 역시 쉽구나, 그래도 이렇게 나이프를 연습할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조촐한 그림들로 크리틱하면서 서로 칭찬하고... 무엇보다 자태처럼 어여쁘고 청초한 자작을 그려내신 성예 샘 그림에 반해서 나이프로 그릴 때의 특유의 맛이 뭔지 느껴보았습니다.
명희샘 은 진도에 맞추어 4가지 기법을 모두 그려 보내셨습니다. 아크릴 붓대로 긁어내는 표현과 붓으로 지워내는 표현 두 가지 까지... 거기에 드라이 브러쉬로 표현한 풀들은 또 얼마나 멋진지요. 희자 샘은 대나무 숲을 그려오셨는데 대 숲의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시지요? 대 숲을 저렇게 그릴 수 있겠구나 멋진 힌트를 주셨습니다.
다음 시간엔 오래 나무 그리는 다양한 기법을 익혔으니 서오릉의 숲으로 야외 그리기를 가면 어떨까 계획해 보았습니다.
유난히 기가 떨어진 오늘, 생선집도 낙지집도 모두 문을 닫아 된장국과 비빔밥으로 아쉬운 점심을 함께하고 헤어졌습니다.
다음 주는 모두 체중도 체력도 가득 충전해서 모이자구요.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