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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바람이 일고 비가 뿌렸지만 100% 벌룬투어 가능확률을 장담하던 가이드의 말은 맞았다. 새벽 4시반, 들뜬 마음으로 기상하여 두 대의 봉고에 나눠타고 현장으로 갔다. 몇 번의 열기구 사고가 보도됐었기에 망서리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 때문에 더욱 안전을 우선으로 하며 바람의 세기가 일정기준 이상이라든가 비가 오는 날은 취소가 되고 열기구를 조종하는 파일럿의 면허기준 또한 엄격해졌다고 하여.... 170유로.. 20만원이 넘는 탑승료가 좀 과한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지만 타고 난 후 모두들 하나같이 비싼게 아니라고...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신청을 하지않은 한 명을 빼고 20명이 정원 20명의 한 열기구에 탑승했다. 터키에 다시 갈 일이 없을 것이므로 이 열기구탑승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내게 남을 것이다. 한 시간 동안 유영하며 동 터 오는 하늘과 신비로운 자연경관 로즈밸리를 바라보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카파도키아는 막막하리만치 너른 벌판에 솟아오른 기기묘묘한 기암괴석들이 혼을 사로잡는 곳이다.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길고 긴 시간 동안 자연이 공들여 만든 작품이다. 수백만 년 전 에르시예스 산(Erciyes 3,916m)에서 격렬한 화산 폭발이 있은 후, 두꺼운 화산재가 쌓여 굳어갔다. 그 후 수십만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모래와 용암이 쌓인 지층이 몇 차례의 지각변동을 거치며 비와 바람에 쓸려 풍화되어 갔다. 그렇게 화산재가 굳어 만들어진 응회암은 인간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굴을 팔 수 있을 만큼 부드럽다. 날카로운 돌만으로도 절벽을 뚫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훌륭한 요충지가 되어주었다. 이 바위촌의 첫 입주민들은 로마에서 박해를 피해 건너온 기독교인들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 암벽과 바위 계곡 사이를 파고 깎고 다듬어 교회와 마구간이 딸린 집들과 납골소와 성채를 만들고, 지하도시까지 건설했다. 결국 카파도키아는 자연과 인간이 공들여 함께 만든 걸작품으로 남았다. 카파도키아 지역은 예부터 동양과 서양을 잇는 중요한 교역로였다. 하나의 제국이 일어설 때마다 카파도키아는 전쟁터로 변했다. 기원전 18세기에 히타이트인들이 정착한 이후, 페르시아, 로마, 비잔틴,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차례로 이곳을 점령했다. 로마와 비잔틴 시대에 기독교인들의 망명지가 되었던 이곳은 4세기부터 11세기까지 기독교가 번성했다. 지금 남아있는 대부분의 암굴교회와 수도원들은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아쉬운 하강시간이 왔고 넓은 평원위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트럭과 트레일러가 보인다. 그리고 위에서 내린 밧줄을 잡고 정확한 착륙위치로 끌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드디어 안전하게 착륙하고 준비해준 샴페인으로 무사히 비행을 마침을 축하하고 우리를 안전하고 즐겁게 한 시간 동안 이끌어준 멋진 파일럿과 기념사진도....
우치히사르 터키어로 '3개의 요새'라는 뜻을 지닌 곳으로,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옛날 이곳에 살던 수도사들이 비둘기를 길렀다고 하여 '비둘기 골짜기'라고도 부르며 지금도 비둘기들이 많이 살고 있다. 평범한 바위산에 들어선 집들이 예술품처럼 아름다우며 뛰어난 괴레메 골짜기의 전경이 내려다보인다.
괴레메계곡 파노라마
파샤바계곡의 바위들 사진으로만 보던 그 것들을 실제로 보며 트레킹을 했다. 뜨거운 태양아래 피어있는 강렬한 빛깔의 야생화들이 이 계곡의 신비를 더 해 준다.
그리고 서늘한 동굴식당에서 항아리케밥으로....
데린쿠유 깊이 85m까지 내려가는 지하 8층 규모의 거대한 지하도시이다. 터키에 많은 지하도시 중에서 가장 큰 곳으로, BC 8~7세기에 프리지아인(人)이 처음으로 세웠으며 당시에는 커다란 돌문으로 안쪽에서 막을 수 있었다. 이후 로마제국의 종교박해를 피해 온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이 숨어들었으며 7세기부터는 이슬람교인들로부터의 박해를 피하는 데 사용하는 등 주로 종교적인 이유로 은신하려는 사람들이 살았다. 이곳에서 발견되는 거주지 유적은 모두 AD 5~10세기의 중기 비잔틴시대에 속하는 것들이다. 각층은 독립적으로 구별되며 긴 터널을 통해 다른 지하도시들과 연결된다. 3층과 4층 사이에는 제일 아래층에 위치한 십자형 교회로 가는 수직 계단이 설치되었다. 55m 길이의 커다란 통로는 위쪽에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물을 올려 보내거나 사람들이 숨는 데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로 연결된 우물처럼 생긴 환기통로
지하에서 본 환기통...
환기통을 통해 들어온 빗물을 받아 모아서 목욕도 했다고 한다. 빗물을 한 곳으로 모으는 장치다. 가파도키아는 기독교인들이 끝없는 박해를 받으면서도 지켜온 신앙의 역사가 간직된 곳이다. 내가 오늘 너무도 자유스럽게 자랑스럽게 믿음생활을 할 수 있음은 죽음으로 지켜온 믿음의 선지자들이 있었음임을 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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