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공 화개 동구에서 일두 선생을 그리며 그의 시 운자를 써서 짓다

[범실_노시웅]

화개 동구에서 일두 선생을 그리며 그의 시 운자를 써서 짓다

청화절에 걸어가니 풀은 프르고 여린데

수옹이 다니신지 몇 해나 지났는가

석양에 말 세우고 퇴락한 집터 찾아보니

산 절로 둘러있고 물 절로 흘러가네

行迹淸和綠正柔 睡翁來往幾經秋 斜陽立馬尋頹址 山自盤廻江自流

행적청화록정유 수옹래왕기경추 사양립마심퇴지 산자반회강자류

[일두 선생 원시] 바람에 부들이 간들간들 가볍게 흔들리는데 사월의 화개에는 보리 벌써 익었구나 두류산 천만 봉을 다 보고 나서 외로운 배로 다시 큰 강을 따라 내려오네

風蒲泛泛弄輕柔 四月花開麥巳秋 看盡頭流千萬疊 孤舟又下大江流

※ 원주

수옹(睡翁: 일두 정선생의 자호의 하나로 일찍이 이곳에 복거(卜居)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일두(一蠹) : 정여창(鄭汝昌 1450-1504)의 호이며 자는 자욱, 본관은 하동이다.金宏弼과 김종직의 문인이며 조선시대 도학의 비조로 평가 받는다. 지리산에 들어가 오경과 성리학을 공부하였으며 역행실천을 주로 하였다. 무오사화로 종성에 유배되어 그곳에서 졸하였으며 갑자화가 일어나자 다시 부관참시 되었다.

중종 때에 우의정으로 추증되어 함양의 남계서원에 종향되었다. 시호는 문헌(文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