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경윤·예랑 부부의 미국 여행기 - 김경윤, 차예랑 성도
안녕하세요. 온생명교회 성도님들.
경윤예랑 부부입니다. 무더위에 안녕하신가요?
저희는 얼마 전 미국으로 조금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왜 미국을 다녀왔냐면요, 저(예랑)의 20년지기 미국인 펜팔 친구의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15시간 시차가 있는 먼 나라에도 오래 함께한 추억이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뭉클하고 따뜻해집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요! 습하지 않고 맑은 날씨라 6월의 봄을 누릴 수 있었네요.
저희는 먼저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장장 15시간에 다다르는 이동부터 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간 후, 그곳에서 거의 반 박에 가까운 1박을 하고 새벽 비행기로 콜로라도 주의 덴버라는 곳으로 새벽 비행기를 타고 갔어요. 그리고는 렌터카를 빌려 300킬로미터 가까이 운전해서 록키 산맥을 지나 스팀보트 스프링스 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스팀보트 스프링스 가는 길, 이런 황무지같은 길이 100 km 이상 이어집니다. 한국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었던 풍경이라 매 순간이 너무 신기했네요.
이 곳에 도착한 우리는 쉴 새도 없이 결혼식 전 날의 파티에 참석합니다. 미국의 결혼 문화는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와는 많이 다릅니다. 저희가 가장 먼 곳에서 참석한 하객이긴 했지만, 주(state) 간 이동도 거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인지 보통 이틀에 걸쳐 결혼 파티를 합니다. 부모님의 지인이 많이 참석하시는 우리나라의 결혼식과는 달리, 이곳은 신랑신부 하객들이 중심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객이 기본 100~200명은 되고 정말 많은 곳은 1,000명 이상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곳은 하객이 한 20-30 명 정도였습니다.
결혼식 전날과 결혼식 이후, 신랑 신부가 예약해 둔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며, 하객들끼리 작은 대화들을 끊임없이 나눴습니다. 스몰토크의 나라 미국답게, 결혼 파티 내내 처음 만난 하객들과 오래 스몰토크를 나눴습니다.
결혼식 당일 저희는 신랑신부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묵은 숙소에서 신부는 셀프 메이크업을 했고, 헤어 스타일링은 저와 신부의 친구들이 도와주었어요. 결혼식 당일 샵에 가서 헤어 메이크업 하느라 바쁜 우리와는 달리 매우 여유로웠어요. 숙소에서 아침 식사까지 느긋하게 함께 했답니다.
신부 셀프 메이크업을 다 같이 붙어 돕고 있는 모습. 웨딩 드레스도 숙소에 미리 걸어 놓았어요.
결혼식은 경치가 아름다운 정원에서, 20분 정도로 짧게 이루어졌어요. 결혼 반지를 주고 받거나 혼인 서약을 하거나, 결혼식 후 다같이 촬영을 하는 점은 우리나라와 비슷했어요. 정말 신랑신부와 오래 함께해 온, 신랑신부를 무척 아끼는 지인, 친척들과 함께하는 파티 같은 느낌이었답니다. 친구의 결혼식은 기독교 예식은 아니었지만, 기독교 문화가 강한 미국이어서인지 결혼에 증인으로 함께한다는 느낌이었어요.
결혼식 이후에 저희는 록키 산맥 국립공원으로 갔습니다. 또한 저희가 숙소로 머물렀던 Estes Park에서는 사계절 내내 눈이 녹지 않는 로키 산맥을 볼 수 있었어요. 리조트에 사흘간 머물며 천천히 감상했는데요. 하나님께서 지으신 아름다운 산맥들의 웅장함에 압도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저희가 산맥을 바라보는 고도가 이미 3,600 m 언저리였기에, 고산병으로 조금 어지러웠던 우리는 어지러워서 금방 내려오긴 했지만, 평생에 한 번 볼까말까 한 멋진 풍경은 마음 속에 소중히 간직될 것 같아요.
이곳에는 엘크, 무스, 매멋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가까이서 볼 순 없었지만 차 앞으로 노루 같은 동물이 지나가는 것을 한 번 보았네요. 이곳의 모토 중 하나가 ”Keep wildlife wild.“ 야생동물을 야생으로 두라는 말인데 참 와닿는 말이었어요. 하나님께서 지으신 천연의 세계를 사는 우리가 이 곳을 잘 다스리고 보호하는 책무를 가졌음을 또 한 번 실감하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이번의 미국 여행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문화를 체험하며, 하나님께서 지으신 천연의 풍경들을 보면서 쉼을 잘 누릴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