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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신라면은 간편식을 넘어 '한국의 맛'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농심 제공
한국 라면이 전 세계 식탁을 빠르게 파고들면서 라면 시장 전체를 확대하고 있다. 전 세계 라면 소비량은 지난해 1230억6700만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2.4% 늘어난 수치다. 한국 라면의 해외 판매도 가파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국내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8% 증가한 15억2100만달러로 집계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운맛을 앞세운 한국식 라면이 간편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되면서, 글로벌 라면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존재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1986년 출시 이후 40년 동안 한국 라면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농심 신라면은 이제 한국의 식문화를 상징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간판 토크쇼에서도 매콤한 한국식 야식으로 신라면을 내보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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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일본 '삿포로 눈 축제'에서 관광객들이 농심 신라면을 즐기고 있다. /농심 제공
◇ ‘품질 경영’이 쌓아 올린 40년의 기록
신라면의 장기 흥행 기반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고(故) 신춘호 회장의 경영 철학에서 출발했다. 해외 소비자 입맛에 맞춘 변형이나 현지화에 의존하기보다, ‘한국식 매운맛’이라는 정체성을 지켜온 정공법 전략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1980년대부터 이어진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였다. 당시 업계가 면발 개선에 집중할 때, 농심은 ‘스프 기술력’이 라면의 완성도를 좌우한다고 보고 안성 스프 전문 공장에 연 매출의 10% 이상을 투입했다. 연구진은 전국 고추 품종을 전수 조사하고, 한국식 다진 양념(다대기) 조리법을 현대화해 얼큰한 소고기 장국 맛을 구현했다. 이 같은 기술적 토대 위에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1991년 국내 시장 1위에 오른 뒤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정상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신라면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분명히 드러난다. 2015년 단일 브랜드 최초로 누적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1년을 기점으로 해외 매출 비율이 국내를 추월했다. 2024년 기준 신라면 전체 매출 1조3400억원 가운데 해외 비율은 약 61%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은 약 425억개로, 면 길이를 모두 이으면 지구(둘레 약 4만 km)를 약 4만2500번 감쌀 수 있고, 지구와 태양 사이를 6회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농심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 전체 매출 7조3000억원, 해외 매출 비율 61% 달성을 목표로 한 ‘비전 2030’을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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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은 지난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사진 위)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사진 아래) 등에서 대형 옥외 광고를 선보이며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농심 제공
◇ 미 주류 매체 등장… 현지 침투력 확대
최근에는 서구권 주류 매체에서도 신라면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월 26일 방영된 미국 ABC 방송의 간판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Jimmy Kimmel Live)’에 신라면이 등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간접 광고(PPL)를 넘어 콩트의 핵심 소재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남성 출연자가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한 모습으로 등장했다가, 갓 끓여 낸 신라면을 먹고 “매콤한 행복(spicy happiness)을 느낀다”고 외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 직후 지미 키멜 라이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는 “평소 즐겨 먹던 신라면이 쇼에 나와 반갑다” “늦은 밤 신라면을 보니 당장 먹고 싶어진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농심은 글로벌 소비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랜드마크를 무대로 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신라면 출시를 기념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대형 옥외 광고와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어 12월에는 영국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아이돌 그룹 에스파가 출연한 신라면 광고를 대형 스크린으로 송출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겨울에는 ‘세계 3대 겨울 축제’로 꼽히는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 일본 삿포로 눈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제 현장에서 시식 존과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관광객과의 접점을 넓혔다. 캐나다 퀘벡에서는 6m 규모의 신라면 컵 얼음 조형물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고, 하얼빈에서는 8m 높이의 얼음 구조물이 현지 SNS를 통해 확산되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농심 관계자는 “글로벌 슬로건 ‘Spicy Happiness In Noodles’를 바탕으로 신라면의 매운맛과 브랜드 경험이 전 세계인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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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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