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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을 위해서는 차별화되어야한다
현재 컴퓨터 관련 제품 시장은 시장의 침체와, 이로인한 공급과잉으로 인하여 매우 치열한 경쟁체제에 들어가있다. 그 중에서도 ATA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시장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용량당 단가로 인하여 각 업체의 마진은 커녕 채산성을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까지 몰려있다.
더군다나, 데스크탑용 ATA 제품군은 워낙 많은 회사들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그 가격대 자체가 노트북용 제품 및 서버용 SCSI 제품군에 비해서 낮다. 또한,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만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매출이 보장되는 OEM 시장보다는, 불확실하고 가격경쟁이 치열하며 시시각각 가격이 변하는 리테일 시장의 비율이 높은편이다. 그 결과, 5,400RPM 급 제품을 생산하면서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곳은 현재로써는 시게이트 정도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이며, 후지쯔가 ATA HDD 제품 시장에서 철수하고, IBM 및 웨스턴디지털이 5,400RPM 급 HDD 생산을 중단한 것은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아직까지 5,400RPM 급 제품군을 생산하는 회사가 있기야 하지만, 이들 제품은 수익을 남긴기보다는 전체 매출액 규모 향상과 시장점유율 확보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5,400RPM 급에만 그치지 않는다. 7,200RPM 급에서도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채산성악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특화된 부분을 가져야만 한다.
IBM은 항상 새로운 기술을 가장먼저 도입해왔다. 이번에 소개하는 IBM의 Deskstar 180GXP에 처음으로 탑재된 'tag and seek' 기술은 이전에 SAN 등의 대형 스토리지 기기에서 데이터베이스 어플리케이션 등에서의 성능향상을 꾀하고자 만들어진 기술이다. Tag and seek은 기존의 Command Queuing 기능을 보다 확장한 tagged command queuing 기능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로써 (업체의 발표에 따르면) 10% 이상의 성능향상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매년 100%에 달하는 급속한 용량증가를 보이고 있는 HDD 분야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성능향상의 돌파구를 찾고자 한 첫번째 사례라 할 수 있으며, Deskstar 180GXP는 이 기술이 적용된 최초의 HDD이다.
제품정보
모델명 |
Deskstar 180GX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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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넘버 |
IC35L180AVV20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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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 |
ATA/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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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 |
180GB(플래터당 60G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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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터/헤드 수 |
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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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퍼 용량 |
8M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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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내부전송률 |
699Mbi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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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외부전송률 |
100M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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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지속전송률 |
29MB/s~56M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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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검색시간 |
읽기동작시 8.5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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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지연시간 |
4.17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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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터 회전속도 |
7,200R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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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도 |
복구불능에러율 : 1/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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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전력 |
+12V - 2A(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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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용환경 |
온도 |
동작시 5~55℃ |
습도 |
동작시 8~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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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
동작시 55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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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소음 |
아이들시 30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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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H x W x D) |
25.4mm x 101.6mm x 146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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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 |
640 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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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기간 |
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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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40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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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 |
(주) 광명씨앤씨 |
우선, 위의 사양은 180GB 모델을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다른 용량의 제품군에 대한 정보는 이곳에서 참조하면 된다.
이 제품 역시 앞서 리뷰되었던 시게이트의 바라쿠다 ATA V와 마찬가지로 플래터당 60GB의 용량을 가진다. 다만, IBM은 최대 3장까지의 플래터를 사용하기에, 이 모델군에서의 최대용량은 180GB가 된다. IBM의 HDD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성능이다.
이 제품 역시 최대내부전송률과 최대지속전송률, 평균 검색시간 등에서 경쟁모델들을 압도하는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컨트롤러에 탑재되어 있는 Tag and Seek 기술까지 가해진다면 성능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소음 면에서는 상당히 시끄러운 편이다. 플래터 1장 짜리 제품에서는 26dB(물론 아무동작도 하지 않을경우이다.)의 소음으로 바라쿠다 ATA V와 유사하지만 플래터 3장짜리에서는 30dB로 상당히 높은 소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확한 것은 테스트를 해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스펙상으로도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또한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물론 수치상으로 한정된 이야기이지만, 가용환경의 폭이 경쟁모델들에 비해서 약간 좁다. 큰 차이는 아니어서 소비자가 느낄만한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지만, 여하튼 신경이 쓰이는 부분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제품보증기간은 2년이다. 최근의 추세는 HDD라도 제품보증기간이 1년으로 한정되는 것이지만, 180GB 제품의 경우 플래그십(flagship) 모델이며, 또한 그만한 부가가치가 포함된, 비교적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고 있기에 보다 긴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점 중 하나는 IBM 스토리지 사업부의 향방이다. 지난 6월 4일, IBM은 자사의 스토리지 사업부 전체가 히타치로 넘어간다는(보다 정확히는 히타치가 주도하는 히타치와 IBM의 조인트벤처가 설립되어 그쪽으로 인수되는) 것을 밝혔다.(관련기사 : IBM 보도자료, 케이벤치 관련뉴스, 매각완료 관련뉴스) 이와 관련해서 IBM 제품군의 사용자들은 IBM의 AS라던가 앞으로의 IBM의 제품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정리할 것이다.
Hitachi Global Storage Technologies
지난 2002년 6월, IBM은 자사의 HDD 사업부를 히타치에 매각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12월 31일자로 매각작업은 완료되어서 IBM은 더이상 HDD 사업부에 대한 경영권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IBM HDD 사업부의 히타치 인수는 지난 4월의 양사간 스토리지 사업부문 협력계획의 일부로써 제안되었던 것이다.
이로써 히타치는 IBM HDD 사업부가 가지고 있던 모든 지적재산권 및 자산 등을 20억 5천만달러에 인수하게 되는데, 인수 초기에는 설립된 새로운 회사의 지분 중 70%는 히타치가, 나머지는 IBM이 소유하게 되며, 향후 3년간 서서히 히타치로 이전되어 3년 후에는 완전한 히타치의 소유가 된다.
IBM이 자사의 HDD 사업부를 히타치에 매각한 것은 자신들은 스토리지 사업에서 보다 큰 규모의 대용량 스토리지 시스템에 보다 집중하고, HDD는 고성능 HDD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히타치에 넘겨서 전체적인 효율성 향상을 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히타치는 사실상 국내에서는 그다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는 HDD 제조사이다. 그러나 상당히 오랫동안 HDD를 제조해왔고 특히 고성능 HDD 및 플래터 등에 있어서는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혼동하는 것은 이것이 마치 'IBM HDD가 사라진다'고 알려지고 있는 것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IBM은 HDD 사업부의 자산 및 지적재산권 등의 모든 것을 히타치에 넘겨준다. 즉, IBM 산하에 있던 HDD 관련부서가 통째로 히타치로 이관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보다 정확히는 히타치 산하의 HDD 관련 사업부(Hitachi America, Ltd. Computer Division)와 IBM의 HDD 사업부가 합쳐져서 히타치 글로벌 스토리지 테크놀러지(Hitachi Global Storage Technologies)라는 새로운 회사가 생겨나는 것이며, 그간의 모든 IBM HDD 관련 업무는 새로운 회사로 이관된다.
현재, IBM의 스토리지 제품군 홈페이지(http://www.ibm.com/storage)는 폐쇄되고, 이 부분은 모두 Hitachi Global Storage Technologies로 이관되어 새로운 홈페이지(http://www.hgst.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Hitachi Global Storage Technologies
(이 로고는 히타치의 로고이며, Hitachi Global Storage Technologies의 로고는 다를 수 있음)
Hitachi Global Storage Technologies(이하 HGST)는 24,000명의 직원을 가지는 회사로 태어나는데, 이 중 75%는 IBM HDD 사업부의 직원이며, 25%는 히타치 쪽의 직원으로 구성된다. 생산공장은 전세계에 11곳을 가지게 되며, 2003 회계연도의 매출액을 50억 달러(한화 약 6조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06년까지 매출액 규모를 70억달러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그간 각기 자사의 HDD를 사용해왔던 IBM과 히타치는 이제 HGST로부터 HDD를 공급받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IBM HDD 사업과 관련된 모든 것이 새로운 회사로 이관된다'라는 것이다. 즉, 직원들을 비롯하여 자산, 제품, 설비, 그리고 그간 IBM이 쌓아온 HDD관련 지적재산권 역시 모조리 히타치로 인수된다. 물론, 기존에 판매된 제품을 비롯한 모든 IBM HDD의 AS 역시 새로운 회사에서 계속 이어진다.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IBM이 사업부를 히타치에 매각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의 수입원들은 IBM이 아닌, 해당 사업부와의 거래를 하고 있던 것이므로 이 거래선 역시 그대로 따라가서, 사실상 국내에서는 IBM이라는 표기가 히타치로 바뀌는 것 외에는 그다지 변화가 없게 된다.
사용자들이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IBM의 HDD 사업 철수는 후지쯔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후지쯔의 경우 보다 큰 수익을 남기는 SCSI 제품군 및 노트북용 HDD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서 경쟁이 심하고 채산성이 떨어지는 데스크탑용 ATA HDD 부문에서의 철수를 선언한 것이어서 제품군이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으나, IBM의 경우는 HDD 관련 사업을 모두 히타치에 넘기고, NAS, SAN 등에 집중하면서, 기존의 HDD 사업은 히타치에서 계속 이어진다. 즉, 개발되던 제품군 역시 지속적으로 개발되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생산하는 회사의 이름만 바뀔 뿐 생산하는 공장이나 제품등은 모두 동일하다.
다만, 시장에서 히타치의 브랜드를 달고 제품이 판매되는 것은 하반기 쯤에 가서야 이루어질 듯 하다. 현재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재고량 뿐만 아니라 공장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존의 재고들의 생산분을 고려한다면 1~2 분기 정도는 기존의 컴포넌트를 사용한 제품생산 및 판매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사명변경 이외의 변동사항은 사실상 없어
즉, 현행의 IBM 제품군의 개발 및 앞으로의 판매계획은 변동이 없다. AS 역시 향후 히타치가 인수하게 되어서 현재 판매되는 제품군에 대한 AS 역시 아무런 지장없이 이루어짐은 물론이다.(AS가 되면서 HDD가 교체되면 브랜드는 히타치 브랜드로 바뀌겠지만)
앞으로의 제품개발에 대한 몇가지 부분을 살펴보자. 우선, SATA는 현 제품군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어차피 SATA는 도입 극초기인지라 시장이 넓지 않고, 만약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저조하다면 업체로써는 불필요한 재고부담을 안아야한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다음 제품군, 즉 플래터당 80GB의 제품군이 등장하면(모델명은 240GXP가 되지 않을까?) 그때부터 SATA를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현재 삼성, 후지쯔, 시게이트 등이 채택하고 있는 HDD 보호용 쉘(본래 시게이트가 SeaShell이라는 명칭으로 먼저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후지쯔와 삼성이 따랐다)은 하반기 쯤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후에도 언급하겠지만, IBM은 현재 ATA HDD의 시장을 일반 소비자로만 한정하지 않고 'EnterpriseATA'라는 새로운 시장을 바라보고 있으며 그러한 방향으로의 제품개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은 HGST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Command Queuing
커맨드 큐잉은 본래 SCSI에서는 SCSI-2에서부터 포함되었던 기능이다. 그러나, ATA 드라이브가 계속 발전하면서, SCSI에만 그치지 않고, ATA에도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사실상, 이전의 간단한 PC 환경에서는 커맨드 큐잉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커맨드 큐잉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명령어를 수행하는 동안 다른 명령어를 대기열에 쌓아놓고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커맨드 큐잉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에는, 하나의 명령어를 수행하는 동안 다른 명령어는 HDD에 전달되지 못한다. 그래서 명령어의 수행이 끝나서 결과를 통보한 후, 새로운 명령어를 받게 되며, 여기에서 지연시간이 발생한다. 그러나, 커맨드 큐잉이 적용된 경우라면 명령어를 수행하는 중에도 명령어 대기열에 새로운 명령어가 저장되며, 앞서의 명령어가 모두 수행되면 그 즉시 새로운 명령을 받아서 수행하게 된다. 아래 일러스트는 커맨드 큐잉이 어떻게 동작하는가를 보여준다.
커맨드 큐잉이 적용된 경우 |
커맨드 큐잉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 |
커맨드 큐잉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HDD는 한번에 하나의 명령어만을 처리한다. 그래서 명령의 처리가 끝나고 데이터를 돌려준 후 다시 명령어를 요청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그러나 커맨드 큐잉이 적용되면, 데이터를 돌려준 이후에 즉시 버퍼에 있는 새로운 명령어를 받아서 일을 시작한다.
그래서 커맨드 큐잉은 멀티태스킹 환경에서 매우 높은 효율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수의 작업이 공존하지 않는 DOS 환경에서는 커맨드 큐잉으로 인한 성능향상은 사실상 볼 수 없었고, 이것이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ATA에서는 커맨드 큐잉을 탑재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용 PC에서도 멀티태스킹의 필요성은 점점 커져갔고, 윈도우 환경으로 정착하게 되면서, 커맨드 큐잉이 ATA 드라이브에도 탑재된 것이다. 커맨드 큐잉이 적용되어 있는 HDD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는 다음의 테스트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이 그래프는 ISPT의 Read Queuing Optimization 테스트 그래프인데, 양측의 그래흐는 완전히 다른 형상을 하고 있다. x 축은 해당 작업이 몇개의 하위작업(child process)로 구성되어 있는가를 의미하며, y 축은 그 작업을 수행하는데에 소요되는 시간을, 그리고 z 축은 해당 위치에서의 확률을 보여준다.
먼저, 커맨드 큐잉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를 보면, 하위작업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데에 필요한 시간은 그에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커맨드 큐잉이 적용된 경우는 하위작업의 수가 많더라도 그것이 매우 짧은 서비스 타임 안에 수행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즉, HDD가 동시에 수행해야 할 작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커맨드 큐잉의 잇점은 더욱 커진다.
서버에는 SCSI 제품군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서버는 동시에 다양한 사용자들로부터 여러가지 요구를 받으며, 이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수행해야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커맨드 큐잉을 지원하지 않는 ATA 방식 드라이브는 작업의 수행에 필요한 시간이 상당히 많이 필요해진다.
Tagged Command Queuing
그러면, 이제 Deskstar 180GXP에 탑재되어 있는 Tagged Command Queuing(TCQ)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볼 차례이다. 이 기술은 본래 NAS 장비 등에서 높은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사용된 것으로써, 읽기 동작에서의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데에 그 목적이 있다.
앞서, 커맨드 큐잉이라는 것이 명령어 버퍼에 명령어들을 차례차례 저장하고, 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TCQ는 이를 더욱 확장하여, 이렇게 저장되는 명령어에 우선순위(priority)를 지정하는 태그(tag)가 붙어있는 것이다. 그래서 각 명령어들은 버퍼에 저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우선순위에 따른 내부적인 재정렬을 거친다. 이러한 의미만이라면, CPU의 동적 실행(Dynamic Execution)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
이 때에, 우선순위는 HDD 헤드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해진다. 찾고자 하는 데이터가 HDD 내의 어느위치에 있는가에 따라 헤드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모든 데이터를 찾아낼 수 있는 순서로 데이터가 정렬되기 때문에 HDD의 움직임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데이터의 읽기에 소요되는 지연시간을 최소화한 효율적인 움직임이 가능해진다. 물론, 데이터의 정렬과정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HDD 컨트롤러에 더욱 많은 부하가 가해지며, 그래서 HDD 컨트롤러에 더욱 강력한 프로세서가 필요해진다.
TCQ는 읽기/쓰기 어떠한 동작에서도 지연시간 최소화의 잇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특성상, 그 중에서도 분산되어 있는 소형 데이터에 대한 임의접근에 대해서 가장 큰 성능향상을 가진다. 이상적인 경우 약 100%의 성능향상이 있을 수 있다. 즉, 데이터베이스 어플리케이션들에서 큰 폭의 성능향상을 제공할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의 형성
TCQ가 모든 면에서의 잇점을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가장 큰 성능향상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데이터베이스 어플리케이션 등이라는 것, 그리고 이러한 방법이 이전에 서버 및 SAN, NAS 등에 적용되었다는 것은 데스크스타 180GXP가 노리고 있는 시장이 기존의 ATA 드라이브가 팔리고 있던 시장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각종 ATA 제품군은 이전에 서버용으로 사용되던 서버용 7,200RPM 제품군에 비해서 그다지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더 뛰어나기도 하다. 또한 ATA 제품에도 커맨드 큐잉이 적용되어 있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들 제품은 서버 및 웍스테이션용으로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ATA 드라이브를 사용한 RAID 시스템 등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다수의 ATA 제품을 사용하여 고용량/고성능의 RAID 셋을 구성하고, 기존의 SCSI 시스템들에 뒤지지 않는 I/O 대역폭 및 신뢰성을 실현하면서도 낮은 가격으로 중소규모 서버 시장에 서서히 침투해 들어가고 있다.
IBM은 이러한 시장을 'EntertriseATA'라고 규정하고, 여기에 투입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냈다. Deskstar 180GXP에 탑재되어 있는 Tagged Command Queuing은 그러한 목적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분명, 기업용 제품군에 투입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수요를 이끌어내면서도 높은 마진을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치열한 경쟁으로 채산성이 악화되어가는 ATA 제품군에서, 기업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주는 방법인 것이다.
외형
형태는 전형적인 IBM의 HDD이다. 어차피 플래터당 데이터 용량과 버퍼의 크기만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변화인지라, 외형적으로는 기존의 제품들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레이블에는 여러가지 정보가 적혀있는데, 용량이 180GB라는 것과 RPM이 7,200이라는 것 정도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현재 데스크스타 제품군 중에서 180GB 용량/7200RPM이라는 스펙을 갖는 것은 이 제품 뿐이므로 별다른 혼란은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점퍼설정을 설명하는 부분인데, 32GB 용량제한 및 자동 스핀업 비활성화 등에 관계된 내용이므로, 보통 사용자라면 왼쪽 상단에 있는 Master/Slave만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기판
다른 HDD 제품군에 비해서 IBM 제품군이 두드러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기판의 크기이다. 여타의 제품군들에서의 기판 크기는 HDD 크기의 절반정도인 것이 보통이다. (SCSI 제품군들은 아직도 HDD 밑면을 거의 다 차지하는 기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제품에서는 거의 1/3을 밑도는 매우 작은 기판만을 사용한다. 이렇게 기판이 작아진데에는 기판의 양쪽면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본래 HDD에서 플래터가 차지하는 부분은 두꺼워질 수밖에 없지만, 그 외의 부분은 그다지 많은 부품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플래터 부분의 두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다른 부분은 기판을 위한 공간을 많이 할당하고 좁은 대신 양면의 기판을 사용한 것이다.
메인 컨트롤러와 펌웨어 컨트롤러 등은 IBM 고유의 칩이 사용되고 있다.
메인 컨트롤러 |
펌웨어 컨트롤러 |
메인 컨트롤러에 사용되고 있는 칩은 120GXP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만들어진(보다 정확히는 한국에서 패키징된) 칩이다. 이들 칩이 TCQ(Tagged Command Queuing)을 가능하게 하는 명령어를 내장하고 있다.
버퍼에는 삼성전자의 64Mbit, 133MHz SDRAM이 사용된다. 버스폭은 16bit로써, 266MBs의 전송 대역폭을 가진다. 앞서의 기판 사진에서는 버퍼가 보이지 않았는데, 기판 뒤쪽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위치가 매우 흥미롭다. 버퍼 메모리가 메인 컨트롤러의 바로 뒷면에 위치한다. 이는 버퍼와 컨트롤러간의 거리를 최소화시켜서 회로구성이 최적화되고 (큰 차이는 없겠지만, 좌우간..) 신호전달시간의 감소로 버퍼 특성에서 잇점을 가져올 수 있다.
외형적인 면이나 기판 컴포넌트 등은 120GXP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컴포넌트의 세부적인 구성은 달라졌으나 배치나 형태 등 외적인 부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다.
성능평가
성능평가에 사용된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테스트 하드웨어 |
|
CPU |
Intel Pentium4 2.4GHz |
Memory |
Hynix DDR400 SDRAM 512MB |
Motherboard |
AOpen AX4PE MAX (Intel 845PE) |
VGA |
Winfast A170 Pro (GeForce4 MX460) |
Power |
Seasonic 250W |
ATA 컨트롤러 |
Promise PDC20375 (메인보드 내장) |
온도센서 |
Digidoc 5 |
OS |
영문 Windows XP SP1 |
Driver |
Intel Chipset Software Installation Utility
4.10.1012 |
평가 항목과 각 항목별로 사용된 벤치마크 S/W는 다음과 같다.
평가항목 |
벤치마크 소프트웨어/테스트 방법 |
CPU 점유율 |
ISPT 중 Read CPU Utilization |
데이터 전송률 |
Winbench99의 Disk Transfer Rate |
접근시간 |
HDtach 2.61 |
내부전송률/오버헤드 |
ISPT 중 Read Buffer Transfer Rate |
전체적 성능 |
Sandra 2003 중 File System Benchmark |
온도측정은 실온 25℃ 하에서 이루어졌으며, 온도측정은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이 가장 쉽게 온도를 느끼게 되는 플래터 바로 위의 1점과, 대다수의 HDD 제조사에서 온도측정의 표준위치로 사용하는 HDD 뒷면의 1점을 사용하였다. 정확한 위치는 다음과 같다.
1. CPU 점유율
가로축은 초당 I/O의 수, 세로축은 1/100 %(그래프의 0.01이 1%)
CPU 점유율은 두 제품 모두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었다. 1000 IO/s에서 약 1.5~1.7% 정도로써 일반적인 ATA 제품군의 표준적인 CPU 점유율이다.
2. 데이터 전송률
HDtach 2.61 Disk Transfer Rate
매우 충격적인 결과다. 바라쿠다 ATA V 역시 동일하게 플래터당 60GB의 용량을 가지는 제품이건만, 데이터 전송률에 있어서 거의 20%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라는 것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세대간 전송률 차이에 가깝다.
동일 세대군에서, 동일한 플래터당 용량이며, RPM 마저 동일한데도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최대 55MB/s에 육박하며, 가장 낮을 때라도 30MB/s에 가까운 전송률을 보이는 것은 거의 10,000RPM 급 HDD에 가까운 매우 높은 데이터 전송률이다.
이것은 플래터 기록밀도의 형식 차이로 추정된다. 바라쿠다 ATA가 트랙밀도(track density)를 높인 것이라면, 데스크스타의 경우 데이터의 선밀도(linear density)를 높였다는 것이다. 선밀도가 높아지면, 동일한 RPM에서도 보다 높은 데이터 전송속도를 달성할 수 있다. 단, 이러한 높은 전송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보다 정교한 헤드 제어 기술이 필요해지며, 플래터에 도포하는 자성물질의 특성도 상당히 예민해져야 한다. 그만큼 뛰어난 기술력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IBM은 예전부터 최신의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시켜 온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에도 그러한 추세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3. 접근시간
HDtach 2.61 Access Time
Read Service Time |
Write Service Time |
접근시간에 있어서도 Deskstar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HDtach에서 측정된 결과에서나, ISPT의 Service Time 분포에서나 약 10% 가량 더 적은 서비스타임만을 갖는다. 보다 짧은 서비스타임은 랜덤억세스시의 소요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Read/Write Seek Profile은 헤드의 위치로부터 데이터가 위치한 곳까지의 거리에 따른 억세스시간의 분포를 보여준다. 접근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그래프는 전체적으로 원점으로 모이는 형태를 취하게 되는데, 헤드에서 멀리 떨어진(X축, seek distance가 큰) 데이터의 경우 소요시간이 더 오래걸리게 된다. 전체적으로 Deskstar가 Y축 상에서 보다 적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앞서의 결과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그래프에서는 그러한 단순한 수치로만은 볼 수 없는 새로운 특징을 찾을 수 있는데, 바로 쓰기 접근 테스트(Write Seek Profile) 그래프가 그것이다. 여기서 Deskstar의 그래프는 전체적으로 원점에 약간 더 근접해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안정적인 분포를 보여주고 있다. 바라쿠다가 약간 산만한 분포를 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헤드의 쓰기동작시 접근 특성이 매우 우수함을 의미한다. 읽기동작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4. 버퍼 특성
Read Buffer Transfer Rate |
Write Buffer Transfer Rate |
이 그래프는 버퍼의 반응시간(오버헤드)과 버퍼의 데이터 전송률을 의미한다. 전송하고자 하는 데이터 크기가 0일 때의 소요시간이 곧 버퍼의 오버헤드가 되며, 직선 부분의 기울기가 버퍼의 내부 전송률이 된다. 기울기가 적을수록(수평에 가까울수록) 높은 전송률을 의미하며, 오버헤드는 작을수록 좋다. 읽기/쓰기시 공히 거의 동등한 결과가 나왔으나, 상대적으로 Deskstar 쪽이 약간 더 높은 데이터 전송률 및 빠른 반응시간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Read/Write Response Surface는 버퍼의 반응시간 및 버퍼 용량에 따른 특성을 보여준다. Z축이 소요시간을 의미하며, 밝은 노란색을 띌수록 버퍼가 보다 빠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두 그래프 모두 Deskstar의 반응시간이 빠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X-Y 축 원점을 중심으로 밝은 부분이 퍼져 있는 영역 역시 Deskstar 쪽이 보다 넓다. 이것은 고용량의 버퍼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라쿠다 ATA V 8MB buffer 제품이 기존의 바라쿠다 ATA V에서도 상당부분 개선된 버퍼특성을 보여주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Deskstar 180GXP의 성능은 대단히 뛰어난 것임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5. 전체적 성능
앞서의 결과들을 뭉뚱그려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송률에서의 거의 20%에 가까운 차이와 함께, 버퍼 및 헤드의 우수한 특성들이 골고루 반영되어서 전체적으로도 20% 이상의 대단히 높은 성능차이를 보여준다.
6. 온도/소음
온도는 앞서 언급한 2개의 위치에서 측정했으며, 전체적으로는 어느정도 유사하지만 Deskstar 쪽이 약간 낮았다. 그러나 2~3℃ 정도의 차이이므로 크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며, 바라쿠다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소음이다. 앞서의 제품사양에서도 나와있지만, 동작시의 소음이 최대 30dB 정도이다. 바라쿠다의 최대동작음이 25dB정도인 것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수치적으로만 생각해도 거의 3배의 소음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로 동작을 시켜 보면 그러한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특히 바라쿠다 제품군이 사람의 귀가 느끼기 힘들 정도의 동작음만을 가졌던 것을 고려한다면, Deskstar의 동작음은 귀에 매우 거슬릴 정도다. 물론, 180GXP 제품군 중에서도, 낮은 용량 대에서는 소음이 이보다는 적다. 그렇다고 해도 편히 들어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러나, 이것을 단점이라고 매도할 수 있는가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 이 제품이 지향하는 시장은 단지 일반 소비자용 HDD 시장뿐만이 아니다. 이보다는 보다 고성능/고용량을 원하는 'EnterpriseATA'라는 새로운 시장을 노리고 있다. EnterpriseATA는 고성능의 ATA를 사용하여 고성능/고용량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업 레벨의 ATA RAID 셋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소음을 줄이는 것보다는 성능을 강화하고 신뢰도를 늘리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하여 어느정도의 소음은 감수하면서까지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낸 것이라면, 굳이 소음이 크다는 것을 단점으로 매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물론, 개인사용자 입장에서는 꽤나 거슬리는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상당히 수다스러운 HDD라고나 할까...(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사용자에게 '소리로' 통보하니, 수다스럽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압도적인 성능, ATA 이상의 ATA
개인사용자가 사용하기에는 소음이 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물론 가격도) 그러나 이 제품이 가지고 있는 압도적인 성능은 그러한 부담을 날려주기에 충분한 것이 아닐까 한다. 바라쿠다 ATA V가 개인사용자를 타겟으로 한 제품이기에 성능보다는 소음의 감소에 큰 무게를 두고 있는 제품이기는 하지만, 버퍼의 용량이나 플래터당 데이터 밀도, 플래터 회전수 등에서 동일한 스펙을 가지는, 동세대의 제품인데도 이를 20% 이상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것이다.
더군다나, 대조군으로 사용된 제품이 버퍼 특성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ST3120024A였음에도 이를 능가하는 버퍼의 성능 역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채산성이 떨어지고, 이윤이 줄어들고 있는 ATA 드라이브의 시장에서 ATA 제품이 '일반 사용자용'이라는 룰을 깨고, EnterpriseATA라는 개념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는 ATA 드라이브의 고성능화와 서버 제품군의 증가로 인해 가격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지는 현 시점에서 매우 적절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적절한 구성의 ATA RAID 모듈과 함께 구성된다면 훌륭한 가격대성능비를 지니는 RAID 셋의 구성이 가능할 것이며, 고성능을 추구하는 개인사용자들에게도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제품이다.
히타치로의 IBM 사업부 인수가 이제 모두 끝나서 홈페이지 역시 IBM이 아닌 히타치의 홈페이지로 접속해야 한다.(그러나 아직 HGST의 홈페이지는 완성단계는 아니어서 많은 부분에서 링크가 깨져있다. 정상적으로 모든 것이 가동되려면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조사의 변화는 신경쓸 일이 없는만큼, 'IBM의 HDD' 혹은 '히타치의 HDD'라기 보다는 "Deststar"라는 브랜드로 기억해 두는 것이 좋을 성 싶다. 좌우지간, ATA의 한계를 넘어서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시장으로의 길을 여는 Deskstar 180GXP, ATA를 넘어서는 ATA라는 평가를 내리기에 아깝지 않은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