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강부자, 조민수의 연기에 빛났던 작품
2달여간의 공연에 이어졌던 매진 행렬
수많은 관객의 손수건을 적셨던 연극
모녀가 함께 보아야 할 연극
2005년 청주에서 순수 연극인들의 연기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손수건을 꼭 준비하세요!!
005. 보도 내용
/ MBC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내가 사는 이유', KBS2 '거짓말'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방송작가 노희경. 그의 방송 데뷔작 '엄마의 치자꽃'이 연극으로 만들어진다. 같은 제목으로 9월1일부터 서울 동숭동 학전 그린소극장 무대에서 공연된다.
96년 MBC '베스트극장'을 통해 방영된 '엄마의 치자꽃‘은 암 선고를 받은 어머니와 딸의 갈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그렸다. TV드라마에서는 나문희와 양정아가 각각 어머니와 딸로, 이성재가 딸의 남자로 출연했다. 연극에서는 남성 출연자 없이 어머니와 두 딸이 등장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강부자 조민수 송희아등 TV에서 낯익은 연기자들.
강부자는 지난해 '오구' 이후 1년 만에 연극무대에 선다. 위암 판정을 받은 뒤 담담하게 남은 인생을 정리하는 어머니 윤자 역을 연기한다.
조민수는 남편과 별거하는 큰 딸 희수로, 송희아는 동성애자인 둘째 딸 지수로 등장한다. 조민수는 86년 KBS 'TV문학관-불'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뒤 15년 만에 처음 연극 무대에 선다.
각색과 연출을 담당한 김현탁은 "96년 펑펑 울면서 드라마를 본 뒤 오랫동안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면서 "시간과 공간에서 제약이 많은 연극이라는 점을 감안해 세 주인공의 섬세한 심리 묘사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원작자인 노희경과 강부자 조민수의 소감을 들었다.
▽노희경〓95년 '세리와 수지'가 방송사 공모에 당선됐지만 방영은 '엄마의 치자꽃'이 먼저였다. 개인적으로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탓에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드라마가 아닌 연극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해 다른 말은 하지 않겠다.
▽강부자〓노희경이란 작가의 이름과 작품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 극중 세 모녀의 사랑 방식이 다르다. 50대의 어머니 윤자는 남편이12년 전 가족을 버리고 떠났지만 매일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는 인물이다. TV에서는 그런 역할을 맡은 적이 없어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민수〓'딸이 엄마처럼 살지 말아야지'하면서도 엄마를 닮는다고 하지 않는가. 희수가 바로 그런 딸이다. 데뷔 후 첫 연극 무대여서 부담이 많다. 관객들이 세 여성의 삶을 지켜보면서 자신은 누구와 닮았는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동아일보 2001-08-28 18:26]
/ '한국 어머니의 얼굴'을 가진 탤런트 강부자는 한가위 연휴를 연극 무대에서 보낸다. 대학로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공연중인 '엄마의 치자꽃'(노희경 원작, 김현탁 각색-연출)의 엄마 역 강부자와 함께 조민수 송희아가 두 딸로 나온다.
강부자의 얼굴은 푸근하고 편안하지만 연극은 편안하지 않다. 내내 눈물을 흘리며 보는 가슴 시린 드라마다. 극중 세 모녀는 모두 남자로부터 버림받은 여성들. '엄마'는 남편이 외도 끝에 떠나자 혼자 두 딸을 키웠고, 두 딸 역시 이혼해서 친정에 돌아와 산다. 세상 기준으로 불행하달 수밖에 없는 세 여성의 희망과 절망, 서로간의 갈등과 화해, 여성의 삶에 대한 성찰이 연극에 있다. 힘겹게 살던 엄마는 암까지 걸려 극을 드라마틱하고 슬프게 몰고 간다.
강부자는 "3개월 전 처음 대본을 받아 들고 읽을 때부터 눈물이 나더니 지금까지도 공연할 때마다 울어요"라며 "비극적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엄마 윤자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또 아름다워서인가 봐요"라고 했다. .
연극속 '엄마'는 많이 못 배웠으나 때때로 가슴과 머리가 열려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딸이 남자에 대한 혐오 끝에 동성애에 빠지자 거세게 힐난하면서도 딸이 빠져든 '동성애'란 과연 무엇일까 알고 싶어 영화를 보고 책을 뒤진다. 그건 딸에 대한 사랑의 다른 모습처럼 보인다. 그런 엄마가 "나 죽거든 화장해다오. 땅에만 있으면 갑갑하잖니. 알잖니 너희들도. 엄마가 발바리처럼 돌아다니기 좋아한다는 거...라는 말 남기고 세상 뜰 때 객석은 손수건이 넘실댄다. 강부자는 "얼마 전엔 제가 죽는 장면에서 한 관객이 숫제 대성통곡을 하셔서 무대 위에 '죽어'있던 제가 신경이 쓰였을 정도"라고 전했다.
강부자는 "연극을 여러편 했지만 이번에 맡은 엄마 역이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엄마는 12년 전 집 나간 남편을 못 잊어 하루도 빠짐없이 문도 안 잠그고 불도 끄지 않고 남편 밥 해놓고 기다리지요. 현실에선 있기 힘들겠지만, 그런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름답다는 것을 관객들께서 한번쯤 느끼셨으면 해요."
( 조선일보 김명환기자 mhkim@chosun.com )
공연관람 후기
/ 스무살 이후 여태껏 수많은 영화와 연극을 보아왔지만 하품할 때를 제외하곤 별루 눈물을 흘려본 기억이 없다. 그만큼 이제 나도 어느 정도 세파에 찌들고 세상사에 무디어져 가고 있다는 뜻일 게다. 그런데 민망하게도 오늘 난 코까지 훌쩍거리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느라 진땀을 빼고 말았다. 그것도 내 어머니 또래 되시는 분들로 둘려 쌓인 자리에서 말이다. . [ 어머니...그 연민에 찬 이름...]
연극<엄마의 치자꽃>... <해리>
/ 어른들을 모시고 오는 여성분들. 팔짱을 끼고 오는 모녀 지간인 듯 다정한 모습. 머리칼이 희끗희끗한 여자 친구들끼리.그 모습들이 너무도 아름답다. 극은 시작되었고. 여기저기서 훌쩍 훌쩍거린다. 본인들의 이야기가 어디엔가 담겨져 있어서 일까? 우리네 일상이 비슷비슷해서 감동해서 그랬을까? <곰>
/ 관객의 절반 이상은 눈물샘을 자극하는 묘한 꽃가루 때문에 휴지와 손수건을 모조리 동원해야 했다. 때문에 엄마는 늘 장독대에서 부엌에서 두 눈이 퉁퉁 부어 눈동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었지만 행복했는지도 모르겠다. <시티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