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를 지키기 위해 누각을 짓다. ‘예천 감로루’
내가 ‘감로루’를 소개하고자 이곳을 찾은 때는 늦은 봄이었다.
감로루를 찾아가는 길목 길목에는 전원주택과 각종 펜션과 휴양시설이 줄줄이 들어 서 있는 것을 보아 이곳이 명당임을 알 수 있었다.
늘 관리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고 찾아갔는데 안주인이 계시고 관리를 하시던 바깥주인께서는 세상을 떠나셨단다.
그리고 감로루가 지방 문화재에서 국가 문화재로 승격이 되어 대대적인 공사를 한다고 이사를 준비하고 계셨다.
깨끗하게 잘 정리되어 관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재사를 지으면 가정집처럼 지어서 관리하고 제를 모시는 것이 관례인데 누각을 지었다는 것이 특이하고 또한 이층으로 된 거처에는 온돌방이 만들어져 있어 누각 위에서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특이하다.
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특이하게 통나무로 만들어져 누를 지을 당시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사에서 남쪽으로 50여 미터를 가면 ‘정랑공 박종린의 무덤’이 있는데 양지바르고 앞이 훤히 트여 있어 명당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후손들이 성금을 모아 묘를 대대적으로 정비를 한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예천에 살면서도 이곳을 한 번도 방문해 본 적이 없거나 아예 이름 있는 누각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다.
예천 양수발전소가 생기고부터 발전소를 방문하는 외지 사람들이 발전소를 오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는 관계로 더욱 잘 알고 있는 실정이다.
몇 년 전 내가 이곳을 찾았을 때 관리를 하시던 어른께서 이 누각은 우리나라 100대 누각 중 하나이며 중요한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자랑스러워하셨는데 다행히 국가 문화재로 지정을 받아 제대로 관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누각에서 임도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예천 양수발전소로 갈 수 있고 발전소 상부댐인 ‘어림호’에 닿는다. 시원하게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산 정상에는 ‘하늘자락공원 전망대’가 세워져 있는데 높이가 23.5m로 전망대에 서면 소백산맥에 위치한 대부분의 산과 도시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는 기록물로 나와 있는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 100대 루에 꼽히는 ‘감로루’는 경북 예천군 용문면 원류리 105(허리골길 156-12)에 있는, 함양 박씨 정랑공 박종린의 무덤을 수호하기 위하여 지은 재실의 부속건물이다. 1995년 12월 1일 경상북도의 유형문화재 제292호로 지정되었다.
함양 박씨 정랑공 박종린의 무덤을 수호하기 위하여 지은 재실의 부속건물이다. 1600년대에 세워졌으며, 감로루 이외에도 희이당, 문간채, 외양간 등의 건물이 트인 ㅁ자로 배치되어 있어, 영남지방 재실 건축의 전형적인 배치법을 보이고 있다.
감로루는 2층 건물로 아래층은 마굿간으로 사용하였으며, 윗층은 가운데를 큰 대청으로 하고 양쪽에는 온돌을 설치하였다. 사방으로는 화려한 형태의 난간을 둘렀으며, 대청의 벽에는 청풍자 정윤목이 쓴 현판이 걸려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사유는 ‘건축배치에 있어서 전면에 누(樓)가 자리하고 뒤편에 ‘ㄷ’자형 희이당이 배치되어 ‘ㅁ’자 배치를 이루는 점은 안동지역의 재사들과 지역적 동질성을 보이고 있고 재사의 중심건물인 감로루는 당시의 건축수법을 잘 보존하고 있으며, 특히 고상식 온돌방이 설치된 점 등 독특한 가치가 있어 재사건축의 변천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시제 때는 제수(祭需)를 점검하는 감품(監品), 무후제(無後祭)인 의민단(義愍壇) 제사, 묘를 살피는 요성삼주(繞省三周) 등 조상의례와 관련된 독특한 무형문화가 전승되고 있는 등 국가민속문화재로 보존할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감로루 안내판에는 이렇게 소개가 되어 있다.
이 건물은 함양박씨 예천 입향조인 정랑공 박종린의 묘지 수호를 위하여 1600년대에 세운 재실의 부속건물이다.
속칭 허리골의 산 중허리에 위치하는 일곽의 경역은 누각, 희이당, 문간채, 외양간 등 4동이 '튼ㅁ'자로 배치되어 영남 북부지방 재실 건축의 전형적인 배치법을 하고 있다.
특히 누각채의 아래층은 부속공간인 마구간으로, 위층은 중앙 3칸을 통칸의 대청으로 꾸몄고, 양 퇴칸은 온돌을 설치하고 사방으로 돌렸다.
대청 벽면에는 당대의 명필인 청풍자 정윤목의 글씨라 전하는 현판이 편액되어 있다.